[기사요약] 1828년 창간돼 약 200년간 발행된 ‘영국 성공회 신문’이 재정 지원을 해오던 소유주의 별세로 인쇄판 발행을 중단했다. 복음주의적 관점을 유지하며 영국 성공회 소식을 다뤄온 신문은 당분간 온라인 뉴스레터로 명맥을 잇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 1828년 창간된 영국 성공회 신문이 발행을 중단했다. (AI 생성사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언론 중 하나인 ‘영국 성공회 신문’(Church of England Newspaper)이 200년에 가까운 역사를 뒤로하고 인쇄판 발행을 중단했다. 신문의 모회사의 소유주이자 핵심 재정 후원자가 지난 2월 23일 86세의 나이로 별세한 지 수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앤드루 캐리(Andrew Carey) 편집장은 지난 7월 22일 독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키스 영은 신문을 계속 지원하기 위한 추가 재정을 관대하게 제공한 유일한 후원자였다”며 그의 사망 이후 신문 운영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어 캐리 편집장은 "독자, 광고주, 모든 파트너들을 위해 질서 있는 전환을 모색하는 동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200년 역사의 마침표, 후원자의 별세

‘영국 성공회 신문’은 1828년, 젊은 복음주의 성직자들이 ‘더 레코드’(The Record)라는 이름으로 창간하며 그 역사를 시작했다. 이후 1949년 ‘성공회 가정 신문’(The Church of England Family Newspaper)과 통합하며 현재의 제호를 갖게 되었다.

수십 년간 신문은 독립적인 보도로 명성을 쌓았으며, 복음주의적 편집 기조를 유지하며 분석, 논평, 전 세계 교회 소식을 다뤄왔다.

신문의 초기 구독자 중에는 훗날 가톨릭으로 회심하여 추기경이 된 존 헨리 뉴먼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19세기 가톨릭 전통을 강조하던 ‘옥스퍼드 운동’(Tractarianism)에 반대하는 성공회 내 ‘레코다이트’(Recordite) 파벌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캐리 편집장은 전후 시기에 신문이 성공회 내 복음주의 기관들을 세우고, 사려 깊고 정통하며 풍성한 ‘열린 복음주의’를 지원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시대, 기독교 언론의 도전과 미래

영국 텔레그래프지 보도에 따르면, 기독교 미디어 ‘손 크리스천 미디어’(Son Christian Media)의 던컨 윌리엄스 국장은 이번 소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언론 전문지 ‘프레스 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기독교 부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상황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신문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국장은 “종교 출판계가 특히 어려운 분야이며, 광고나 구독을 통한 수익 확보가 생존에 필수적”이라면서 웹 기반 플랫폼이나 서브스택(Substack) 같은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영국 성공회 신문’ 측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인쇄판 발행은 없을 것이나, 당분간 주간 이메일 뉴스레터는 계속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계 언론이 세속화와 디지털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새로운 항로를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미국 신문들의 인쇄중단도 이어져

미국도 비슷하다. 2025년 2월부로 뉴저지 최대 일간지인 Star‑Ledger는 인쇄판을 완전히 중단하고 디지털 전용 발행체로 전환했다. 같은 계열의 The Times of Trenton, South Jersey Times, Hunterdon County Democrat 등도 인쇄를 끝내고 온라인에만 콘텐츠를 실으며, 생산 시설도 함께 폐쇄했다. 이는 인쇄 비용 증가, 구독자 감소, 인쇄판 수요 저하 등이 복합된 결과로, 온라인 저널리즘에 자원을 재배치하려는 전략이다.

전국적으로는 2023년에만 127개의 신문사가 폐간되었고, 한 주당 평균 2~2.5개씩 문을 닫았다. 2005년 8,891개에서 2024년 말 기준 5,600여 개로 줄어들며 전체의 약 1/3가 사라졌다. 또한 최근 들어 약 30개 인쇄 주간지가 인쇄판을 중지하고 디지털 전용으로 전환했으며, 디지털 뉴스 사이트도 도시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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