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 정책, 히스패닉 교회들에 재정적 압박이라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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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7-2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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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이 이민자 교회의 재정난을 넘어 미국 교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교회는 ‘피난처 운동’과 법적 소송으로 맞서는 한편, 이민자 문제를 둘러싼 신학적 견해차로 복음주의권 내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이민 정책으로 히스패닉 교회들이 재정적 압박을 당하고 있다 (AI 생성사진)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 캠페인을 가속하면서,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섬기는 교회들이 재정적 압박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RNS가 보도했다. 많은 교인들이 이민 단속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터에 나가지 못하면서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회 헌금은 줄어드는 반면, 교인들의 구제 요청은 급증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연초에 이미 교인 가정을 돕기 위한 구제 기금이 거의 소진된 교회가 있는가 하면, 직장 급습이나 단속에 대한 두려움이 성도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져 재정난을 겪는 교회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 전역의 이민자 교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의 한 교회는 연례 기금 모금 행사의 실적이 저조해 건물 보수 공사를 연기해야 했으며, 로스앤젤레스의 다른 교회는 교인들의 두려움을 고려해 지역 축제를 미루는 등 목회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안식처 교회’ 운동과 신앙의 저항
강경한 이민 정책은 단순히 개별 교회의 재정을 압박하는 것을 넘어, 미국 교회 전체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피난처 교회(Sanctuary Church)’ 운동의 확산이다. 과거 이민세관단속국(ICE)은 교회, 학교, 병원 등 ‘민감한 장소’에서의 단속을 암묵적으로 자제해왔으나, 현 행정부가 이 정책을 폐지할 움직임을 보이자 교회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 교회는 추방 위기에 놓인 이민자들에게 물리적 피난처를 제공하고, 법률 자문을 지원하며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일부 교회들은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 방문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알리는 ‘레드 카드’를 배포하며 성도들의 법적 권리를 교육하고 있다.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와 같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연대체들은 이민법 전문 변호사를 초빙해 설명회를 여는 등, 이전보다 훨씬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이민자 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교회가 단순한 위로의 공간을 넘어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 ‘방주’의 역할을 감당하려는 신앙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이민 정책으로 분열과 저항의 기로에 선 미국 교회 (AI 생성사진)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사회 내에서 깊은 신학적, 이념적 분열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복음주의권 내의 갈등이 심각하다. 한쪽에서는 ‘나그네를 환대하라’는 성경의 가르침과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야 한다는 신앙 양심에 따라 이민자 보호를 외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나라의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강경한 이민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예배 중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설교에 한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거나, “천국에도 이민 정책은 있다”며 현 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이 나오는 등 교회 내 갈등은 이미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국 이민 정책은 미국 교회가 ‘복음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히스패닉 교계를 중심으로 “주류 백인 복음주의 공동체로부터 버림받은 느낌”이라는 좌절감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두 개의 다른 복음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외침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회가 사회적, 정치적 입장 차이를 넘어 어떻게 하나의 복음 안에서 연대하고, 고통받는 이웃의 손을 잡아줄 것인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성찰과 기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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