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미국 내 종교의 역할, 공화당 지지자 인식의 극적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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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6-1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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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성인 34%가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답해 1년 전 20%에서 크게 증가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 인식 변화는 공화당의 선거 승리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의 인식이 크게 변했으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오히려 종교의 영향력 증가를 더 많이 체감하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미국인 3명 중 1명, 종교 영향력 커졌다 응답 (AI 생성사진)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4%가 현재 미국인의 삶에 종교가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1년 전의 20%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여전히 과반수인 59%는 종교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 비율 역시 1년 전 75%에서 감소하며 인식의 변화를 보였다. 이러한 최근의 변화는 지난 15년간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흐름에서 벗어나는 양상이다.
갤럽은 과거에도 국가적 주요 사건 이후 종교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이 급증하는 현상을 관찰한 바 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9/11 테러 공격 직후인 2001년 12월로, 당시 71%의 미국인이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갤럽이 195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였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4월에도 비슷한 급등 현상이 나타났다.
인식 변화의 배경은 정치?
이번 인식 변화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인들의 개인적인 신앙심이 깊어진 결과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삶에서 종교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47%로 1년 전과 동일했다.
갤럽은 이러한 변화가 지난가을 연방 정부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 것에 대한 반응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거 1994년 공화당이 40년 만에 의회를 장악했을 때도 비슷한 인식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인 2009년과 2021년에는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응답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특정 상황에서 선거 결과가 종교와 정치의 연결고리를 두드러지게 만들어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목할 점은 모든 주요 그룹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집단은 공화당 지지자들로, 1년 전 11%에 불과했던 긍정 응답이 35%로 24%나 급증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32%에서 41%로 9% 증가에 그쳤다.
지지 정당에 따라 엇갈린 시각
이러한 변화로 인해 현재는 민주당 지지자(41%)가 공화당 지지자(35%)보다 종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더 많이 느끼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정치적 성향별로는 진보주의자(43%)와 젊은 성인층(40%)에서 영향력이 커졌다는 응답이 높았다.
개신교인(33%), 가톨릭 신자(35%), 특정 종교가 없는 사람들(36%) 등 주요 종교 그룹 간의 인식 차이는 크지 않았다. 또한, 예배 참석 빈도 역시 인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미국 내 신앙 인구 감소와 같은 장기적인 세속화 추세는 여전하지만, 사회적, 정치적 사건에 따라 종교의 영향력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단기적으로 크게 변동할 수 있음을 이번 조사는 보여준다. 현재의 변화가 지난 선거에서 종교적 유권자들의 역할을 인정한 결과인지, 혹은 공화당 정부 하에서 종교계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현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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