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이슈로 쪼개진 UMC, 왜 다시 아프리카인가?
페이지 정보
기사 작성일2025-11-21관련링크
본문
[기사요약] 성소수자 권리 논쟁으로 미 연합감리교회(UMC)가 분열의 진통을 겪는 가운데, 짐바브웨를 비롯한 아프리카 교회가 교단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USA 투데이의 현지 심층 취재에 따르면, 이곳의 교회는 의료와 교육을 책임지는 사회적 생명줄이자 과거 식민 지배에 맞선 해방의 상징이다. 최근 비준된 '지역화' 계획은 아프리카 교회에 자율성을 부여하며 '탈식민화'라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
▲ 짐바브웨 올드 무타레 선교센터 병동에서 출산을 앞둔 임신부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기도를 나누고 있다 (AI사진)
짐바브웨 무타레의 붉은 흙먼지 속에 자리 잡은 '올드 무타레 선교센터'. 이곳의 산부인과 병동은 단순한 의료 시설이 아니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온 티나쉐 마원도와 10여 명의 임신부들에게 이곳은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으며 서로의 출산을 위해 기도해 주는, 생존을 위한 피난처이자 공동체다.
최근 미 유력 일간지 USA 투데이가 전한 이 생생한 현장은, 미국 연합감리교회(UMC)가 성소수자(LGBTQ+) 이슈로 격렬한 내홍을 겪는 와중에도 지구 반대편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역사가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천 개의 미국 교회가 교단을 이탈해 '글로벌 감리교회(GMC)'로 갈라서는 동안, 짐바브웨의 타데우스 음와디와 목사는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연합감리교회는 이곳에서 절대 죽지 않습니다."
병원, 학교, 그리고 해방… 신앙 그 이상의 유산
USA 투데이의 분석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UMC가 갖는 무게감은 서구 사회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올드 무타레 병원은 반경 100km 내에 있는 유일한 의료 시설이다. 한 달에 150명의 신생아가 이곳에서 태어나고, 광산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이 이곳으로 실려 온다. 교회는 곧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사회 안전망이다.
더 깊은 뿌리는 '저항의 역사'에 있다. 과거 이안 스미스의 백인 소수 통치 시절, 감리교회는 흑인 해방 운동의 거점이었다. 1970년, 흑인들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토지 보유법'에 맞서 저항을 결의한 곳도 바로 이 선교센터였다.
짐바브웨 최초의 흑인 감독 아벨 무조레와는 교회를 흑인 민족주의 운동의 산실로 만들었고, 이는 교회가 단순한 서구의 이식 종교가 아닌, 아프리카인들의 피와 땀이 섞인 해방의 도구임을 증명했다.
지역화(Regionalization), 진정한 '탈식민화'의 시작
최근 UMC 총회가 통과시킨 '지역화 계획'은 아프리카 교회에 있어 제2의 독립 선언과도 같다. 그동안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 아프리카의 전통을 버려야 했던" 선교사 중심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아프리카의 맥락 안에서 신앙을 정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 것이다.
아프리카대학교 총장인 가스파르 주앙 도밍고스 감독은 USA 투데이를 통해 "모든 것이 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떠오르고 있다"고 역설했다. 비록 보수적인 신앙관을 가진 일부 지도자들이 교단을 떠나기도 했지만, 남은 이들은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아프리카대학교 캠퍼스에서는 30개국에서 온 청년들이 국경을 넘어 기숙사를 공유하며 '범아프리카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다양성 속의 일치, 미래는 획일화되지 않는다
물론 도전은 남아있다. 교단 분열로 인한 미국의 지원 감소는 아프리카 교회에 재정적 자립이라는 숙제를 안겼다. 기프트 마칭가 감독은 비즈니스 개발 부서를 신설하며 "이는 단순한 경제 활동이 아니라 예언자적 믿음의 행위"라고 강조했다.
결국 USA 투데이가 조명한 아프리카 교회의 사례는 분열의 위기에 처한 UMC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억압에 맞서 신앙을 해방의 도구로 삼았던 그들의 역사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타레의 산모들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듯, 이제 세계 교회는 서로의 생존을 위해 연대해야 할 때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아멘넷(USAamen.net) - Since 2003 - 미주 한인이민교회를 미래를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