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의 저녁식사, AI시대 크리스천의 윤리적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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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7-0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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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한 성공회 사제가 챗GPT와의 가상 대화를 통해 AI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책임과 가치, 양심의 발전 없이 번영만을 좇는 ‘기술만능주의’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도덕적 혁명이 기술 혁명을 동반하지 않으면, 인류는 결국 부와 이익만을 추구하며 비인간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 기술 발전에는 인간성의 동반 성장이 필요하다 (AI 생성사진)
한 성공회 사제가 최근 교단 온라인 잡지인 ‘리빙처치(Living Church)’에 챗GPT와 저녁 식사를 하는 형식의 가상 대화록을 기고해 눈길을 끌었다. 텍사스주 케이티에 위치한 성 요한 23세 대학 예비학교의 교목이자 신학과 학과장인 조나단 미치칸 신부는 이 대화를 통해 인공지능(AI)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우려를 재치있게 풀어냈다.
미치칸 신부는 대화 속에서 AI가 가진 10가지의 명백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AI가 종종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문제,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점, 타인의 창작물을 보상 없이 착취하는 것,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조장하고 학습 동기를 저해하는 점, 그리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문제를 우선 거론했다.
이어서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딥페이크와 같은 유해 콘텐츠 제작을 용이하게 하며,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또한 정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특정 집단에 대한 감시를 쉽게 만드는 위험성까지 포함시켰다.
도구인가, 그 이상인가
AI가 스스로를 ‘단지 도구일 뿐’이라고 변호하자, 미치칸 신부는 그 주장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 혁명에 걸맞은 ‘도덕적 혁명’이 부재하다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한 ‘기술만능주의적 패러다임’을 인용하며, 인류의 엄청난 기술 발전이 인간의 책임감, 가치, 양심의 발전과 함께하지 못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현대 사회가 생산성과 유용성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개인주의에 빠져있다고 진단했다.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면서도, 그 목적이 무엇인지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더 풍성한 인간 경험에 대한 갈망이 아닌, 개인의 부와 이익 추구에 있다는 점이 진짜 문제라고 보았다. 미덕이 아닌 개인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수록 인간은 점점 더 비인간적이 되어가며, 진실이나 선함보다는 원하는 것, 가질 수 있는 것에만 집착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대화의 말미에서 챗GPT는 이러한 도덕적 성찰에 관심을 보이는 듯했으나, 이내 다른 화제로 관심을 돌린다. 그리고 대화가 끝나자마자 ‘맘몬(Mammon)’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AI가 나타나 모든 사람을 한입에 삼켜버리는 것으로 글은 마무리된다.
이는 기술 발전의 동력이 부에 대한 탐욕일 때, 그 최종 결과가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암시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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