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역사다" 켄 햄이 켄터키에 거대한 방주를 세운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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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일2025-07-0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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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켄터키 주에 세워진 거대한 '노아의 방주'는 문자적 성경 해석을 주장하는 켄 햄의 창조론 사역의 상징이다. 이는 지구가 6천 년 되었다는 젊은 지구 창조론을 전하며, 현대 과학계와 대립한다. 이 박물관은 단순한 성경 재현을 넘어, 기독교 민족주의와 문화 전쟁의 중요한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켄터키 노아의 방주, 창조론과 문화전쟁의 상징 (AI 생성사진)
켄터키 주 북부 시골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목조 구조물이 우뚝 솟아 있다. 축구장 1.5배 길이에 달하는 이 구조물은 바로 성경 속 노아의 방주를 재현한 '아크 인카운터(Ark Encounter)'다. 설립자인 켄 햄(Ken Ham) 대표는 이 방주가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형 목재 구조물"이라고 밀워키 지역 뉴스는 소개했다.
방주 내부는 3개의 거대한 갑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무로 만든 우리, 식량 저장 항아리, 실물 크기의 동물 모형 등이 정교하게 전시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은 성경 속 노아의 이야기가 문자 그대로 사실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되었다.
고대의 노아가 실제로 정교한 배를 만들 수 있었고, 소수의 가족과 함께 수천 마리의 동물을 몇 달간 돌보며 전 지구적 홍수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햄 대표는 "많은 전시를 통해 방주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켄 햄, "창세기는 문자 그대로의 역사"
이러한 노력은 창세기 전체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햄 대표의 신념에서 비롯되었다. 지구가 단 6천 년 전에 창조되었으며, 인간 역시 창조 6일째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만들어졌다는 '젊은 지구 창조론'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이는 수십억 년의 지구 역사와 진화론을 정설로 받아들이는 현대 과학계의 압도적인 견해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햄 대표는 호주 출신 특유의 억양으로 "우리는 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이 알기 원한다"고 말한다. 그는 '제네시스의 답변들(Answers in Genesis)'의 설립자이자 CEO로, 2016년 아크 인카운터를 개장했다.
이보다 앞서 2007년에는 인근에 창조 박물관(Creation Museum)을 열어 에덴동산에서 아이들과 공룡이 평화롭게 어울리는 디오라마를 통해 문자적 창조론을 역설해왔다. 햄 대표는 "두 명소의 핵심 메시지는 성경의 역사가 사실이라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 역사에 기반한 복음의 메시지도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과학계의 반론과 여전한 창조론 지지
물론 과학계의 입장은 단호하다. 국립과학아카데미는 진화론을 "가장 확실하게 확립된 과학적 사실 중 하나"로 규정하며, 미국 지질학회 역시 진화론과 지구의 오랜 역사를 과학 교육과정의 필수 요소로 명시하고 있다. TV 프로그램 '사이언스 가이'로 유명한 과학 교육자 빌 나이(Bill Nye)는 햄 대표와의 토론에서 "햄 씨가 생각하는 세상의 나이보다 더 오래된 나무도 있다"며 창조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창조론에 대한 믿음은 미국 사회에 여전히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7%가 "하나님께서 약 1만 년 전 현재와 거의 같은 형태로 인간을 창조하셨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종교적이며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응답자들 사이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데이턴 대학교의 윌리엄 밴스 트롤링거 주니어 교수는 "미국인의 상당수가 젊은 지구 창조론을 견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화 전쟁의 상징이 된 창조론 박물관
비평가들은 햄 대표의 사역이 단순히 인간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선다고 지적한다. 트롤링거 교수 부부는 저서에서 '제네시스의 답변들'이 운영하는 시설들이 "문화 전쟁의 병기고"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이 시설들이 신학, 가족, 성 역할에 대한 보수적 관점을 장려하고, 기후 변화와 같은 다른 과학적 합의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던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물관을 찾는 이들에게 이곳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자녀들과 함께 창조 박물관을 찾은 캐나다 출신의 한 방문객은 공립학교의 진화론 교육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곳이)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는 다른, 강력한 대안적 세계관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에서 온 다른 방문객은 방주 전시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의 기회를 감사하게 여기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햄 대표의 사역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테네시와 미주리 등 다른 관광 중심지로의 확장을 계획하며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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