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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도피주의, 선교의 현장감을 위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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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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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선교지에 보급된 빠른 인터넷이 오히려 선교사들을 현실과 단절시키는 '디지털 도피주의'의 덫이 될 수 있다. 선교사는 인간적 한계를 인정하고, 예수님이 보여주셨던 것처럼 지금 내 앞의 관계에 집중하고 기도로 하나님과 교제하는 '전략적 쉼'을 통해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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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 참된 쉼으로 (AI 생성사진)

 

최근 '디자이어링 갓(desiringGod.org)'에 실린 한 선교사의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사역하는 조나단 모(Jonathan Moe) 선교사는 2018년, 경비행기를 타고 광활한 늪과 정글을 지나 사역지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고립감을 회상했다.

 

그의 첫 임기 동안은 인터넷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비싸고 느린 인터넷은 이메일이나 간단한 업무 용도로만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했다. 덕분에 생긴 많은 자유 시간은 동료 선교사들과 식사를 하고, 게임을 하며, 삶을 나누는 깊은 교제의 시간으로 채워졌다. 이 풍성한 공동체는 큰 감사의 제목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임기는 달랐다. 광케이블이 설치되면서 무제한 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넷플릭스를 보고, 소셜 미디어를 확인하며, 언제든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기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업그레이드'가 어떤 면에서는 '다운그레이드'였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선교사들은 밖에서 어울리는 대신 실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현지인들과 관계를 맺기보다 고국에 있는 이들과의 관계 유지에 힘썼다. 스크린을 마주하는 시간이 친구를 마주하는 시간보다 길어지면서, 선교지에서의 정신적, 감정적 집중력이 흐려지는 위험에 처하게 됐다.

 

디지털 세상의 유혹

 

오늘날 스크린으로 도피하고 싶은 유혹은 모든 크리스천에게 존재한다. 세상의 혼란과 부패, 개인적인 삶의 고난을 마주할 때면 잠시 모든 것을 잊고 싶어진다.

 

특히 선교사들에게 '디지털 도피주의'의 유혹은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선교사들은 종종 강도나 질병의 위협에 물리적으로 노출되며, 굶주리는 아이들과 가정 폭력 같은 현실을 직접 마주하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님께서도 사역 중에 잠시 물러나 쉬셨던 것처럼(눅 5:16),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때로는 모든 도피의 유혹을 정당화시켜 주기도 한다. 이제는 가장 외진 곳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도피는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이처럼 고국과의 지속적인 연결은 몇 가지 위험을 동반한다. 고국의 친구, 가족, 동료들의 일상을 계속 접하면서 선교사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은 더 깊어질 수 있다. 평범한 삶을 사는 이들을 부러워하게 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낙심할 수도 있다.

 

또한 후원 교회나 가족들의 잦은 소통 요구에 응하다 보면, 정작 눈앞의 사역과 현지인과의 관계 형성에 필요한 시간과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예수님처럼 쉬고, 예수님처럼 관계 맺기

 

조나단 모 선교사는 이러한 디지털 도피주의를 피하는 해답을 예수님의 사역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 예수님께서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전략적인 물러섬'을 실천하신 방식이다.

 

첫째, ‘가까운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성자 하나님은 인간이 되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으셨고, 주변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셨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세우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해 고국의 가족이나 교회와 소통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눈앞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소셜 미디어 사용을 줄이거나, 일주일에 하루쯤은 '디지털 안식일'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예수님처럼’ 쉬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피곤하실 때 산이나 외딴곳으로 가셨고(막 1:35), 가장 가까운 제자들과 함께 쉬셨으며(막 6:31), 무엇보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와 교제하셨다(눅 5:16).

 

건강한 쉼은 자연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거나,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처럼 기도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이 주는 거짓된 만족감이 아닌,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영혼의 참된 안식과 기쁨을 찾을 때(시 16:11), 우리는 비로소 디지털 도피의 유혹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우리 앞에 두신 사람들에게 기쁘게 나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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