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예산 삭감, 한인 목사의 외침 “총회의 교회개척 강조가 빈말이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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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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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북미개혁교회(CRCNA) 총회가 교세 감소에 대응해 교회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원 기관의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현장의 목회자들, 특히 소수 민족 교회들은 복음 전파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며 실질적인 대책을 호소했다. 교단의 미래가 구체적인 행동에 달려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북미개혁교회(CRCNA) 2025년 총회에서는 교단의 건강과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교회개척’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교단 내 회원 수가 2036년 예상치보다 이미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한 목회자의 지적은 현장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총대들은 교회개척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요청에 깊이 공감했다고 CRCNA 공식매체가 알렸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교단의 교회개척을 지원하는 핵심 기관인 RGM(Resonate Global Mission)이 내년 예산에서 4백만 달러를 삭감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 이 결정은 기관의 모든 사역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개척교회에 직접 지원되던 보조금까지 중단되는 결과를 낳았다.
총회 현장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한 교회개척가는 “교회개척은 기관이 아닌 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과정”이라며 공동체 전체의 책임을 강조했다. 자신의 교회가 9개의 교회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RGM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힌 한 목회자는 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교회개척을 통해 CRCNA의 일원이 된 한 라틴계 목회자는 “우리 가족에게 큰 축복이었으며, 교단이 라틴계를 비롯한 여러 민족을 품는 것을 보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간증했다.
이러한 논의 속에서 한인 목회자의 발언은 많은 이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노스웨스트 노회 소속 피터 오 목사는 통역을 통해 자신의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오 목사는 “우리 교회 교인 대부분은 믿지 않는 배경을 가진 분들”이라며, “새 신자들에게 지원금이 끊겼다는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피터 오 목사는 재정 지원의 부재가 지역 사회를 향한 전도의 문을 닫을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며, 총회의 교회개척에 대한 강조가 ‘단지 빈말’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다른 총대의 희망에 공감했다.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총회에는 희망의 메시지 또한 울려 퍼졌다. 교회개척 우선순위 지정을 요청했던 스캇 밴더플록 목사는 “우리에게는 복음이 있고, 세속화된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견고한 신앙고백이 있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나 또한 상처 입은 사람이었지만, CRC 목사님들이 제 삶에 들어와 예수님의 소식을 전해주었다”는 개인적인 간증을 나누며, “교회는 죽어가는 세상의 희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재정난 속, 한인 교회의 절박한 외침
피터 오 목사의 호소는 단순히 한 교회의 재정 문제를 넘어, 북미 한인 교회가 처한 현실과 복음주의적 사명을 동시에 보여준다. 한인 이민 교회는 그 역사 속에서 언제나 영혼 구원과 교회개척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특히 믿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도는 교회의 존재 이유와도 같았다.
오 목사의 교회처럼 새 신자 대부분이 비신자 가정 출신이라는 점은, 개척교회가 복음 전파의 최전선에 서 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단 본부의 지원금 중단은 단순한 재정적 압박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복음 전파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영적인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많은 한인 교회들이 교단에 소속감을 느끼고 협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선교와 전도라는 공동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함이다. 하지만 교단의 재정적 결정이 현장의 가장 절박한 필요, 즉 ‘전도’를 위축시킨다면, 한인 교회들은 그들의 정체성과 사명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오 목사가 총회에 “빈말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한 것은, 교단의 정책이나 결의가 서류상의 언어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는 현장의 절박한 외침이다. 이는 비단 한인 교회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라틴계를 비롯한 모든 소수 민족 교회들, 그리고 복음의 열정을 가진 모든 교회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교세 감소라는 위기 앞에서 교단이 진정으로 부흥을 원한다면, 가장 역동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는 최전방의 개척교회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위기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의 씨앗
총회의 논의는 비록 당장의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분명히 했다. 위기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사명감의 회복에 있다는 점이다.
밴더플록 목사가 개인의 간증을 통해 “교회는 죽어가는 세상의 희망”이라고 고백했듯이, 교회개척은 단순한 교세 확장의 수단이 아니라 상처 입은 영혼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유일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재커리 킹 사무총장이 “이 시스템의 주인은 주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하며 ‘팀의 노력’을 강조한 것은 중요한 방향을 제시한다.
교단의 쇠퇴를 막고 새로운 부흥을 이끄는 것은 특정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아닌, 모든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주인 아래 하나 되어 움직일 때 가능하다. 재정적 어려움은 오히려 교회가 본질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교회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재정이 아니라, 변치 않는 복음과 그 복음을 살아내고 전하려는 성도들의 열정이다.
결국 CRCNA 총회의 고민은 북미의 모든 복음주의 교회와 한인 교회에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교회는 ‘죽어가는 세상의 희망’이라는 정체성을 굳게 붙들고 있는가? 영혼 구원과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개척에 우리의 자원과 열정을 얼마나 쏟고 있는가?
이번 총회의 논의가 ‘빈말’로 그치지 않고, 모든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재확인하고 복음 전파의 최전선에 다시 서는 부흥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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