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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통해 재발견된 한글의 가치…"대중화에 결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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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8-10-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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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엔 전 세계가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인정하지만, 한글은 창제 후 400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1800년대 후반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에 의해 한글은 빛을 발하게 된다. 한글날을 맞아 한글 대중화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기독교와 선교사들의 활동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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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글 신약성서는 '예수셩교젼서'로 1887년 발간됐다. 

 

한글로 번역된 성경 66권…문맹률 감소·복음 전파 동시에

 

한글은 1443년 세종대왕이 창제할 당시 너무 쉽고 단순하다는 이유로 천대를 받았다. 400여 년이 흐른 뒤에도 사대주의 풍토 속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 1800년대 후반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에 의해 한글은 빛을 발하게 된다.

 

선교사들은 당시 조선에서 사용하는 언어였던 한자와 한글 중에서 민중의 언어이자 누구라도 읽고 배우기 쉬운 언어인 한글로 복음을 전하기로 했다.

 

1894년 갑오개혁 때 한글을 한자와 함께 조선의 공식문자와 국문으로 인정하는 칙령이 발표됐지만 여전히 한문이 선호되던 분위기였다. 그러다 한글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성경이 한글로 번역돼 기독교가 전파되면서부터였다. 국한문혼용체를 사용한 천주교와 달리 개신교는 처음부터 한글만을 사용했다.

 

성경 번역, 출판 작업은 1870년대 중반부터 외국인 선교사와 한국인들이 함께 시작했다. 조선에서 최초로 한글로 번역된 신약성서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장로교회 존 로스 선교사와 이수정 등이 번역한 ‘예수셩교젼서’로, 1887년 발간됐다. 이후 1911년 2월 ‘구약젼셔’와 ‘신약젼셔’, 그리고 신구약을 합친 단권 ‘성경젼셔’를 간행하면서 마침내 한글 성경이 번역 완간됐다.

 

한글 성경은 한문을 읽을 수 없었던 여성과 하층민들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총 66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성경을 한글로 번역한 일은 한글 보급 측면에서 비할 수 없이 막중한 역할이었다.

 

이 66권의 책에는 1800년대 쓰이던 거의 모든 한글 어휘가 총망라됐다. 초기 성경이 곧 우리말 어휘 사전집이었던 셈. 또 초기 번역본이 보급되면서 한글의 맞춤법과 띄어쓰기의 필요성이 생겨 오늘날 현대 한국어로 다듬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수의 민중에게 복음이 전해지길 원했던 선교사들의 의도대로 한글성경 번역 초기 단계부터 여성과 어린이 등이 한글을 접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문맹률 감소와 복음전파로 이어졌다. 이어 교회와 기독교 학교가 선교의 목적으로 한글 배우기 운동을 일으켰다. 성도들에게 보급된 한글 성경은 한글 사용을 대중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성경 번역하며 우리말 연구도 발전

 

종교가 언어나 문학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역사에 등장한 바 있다. 루터가 신약성경을 번역하고 출판한 일은 독일어의 보급에 영향을 미쳤고, 1611년 킹 제임스 버전의 성경이 출판되면서 영어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조선시대 천재적인 문인으로 손꼽히는 이광수는 ‘야소교의 조선에 준 은혜’라는 글을 통해 성경이 한글 보급에 미친 영향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이광수는 “아마 조선글과 조선말이 진정한 의미로 고상한 사상을 담는 그릇이 됨은 성경의 번역이 시초일 것”이라며 “만일 후일에 조선 문학이 건설된다 하면 그 문학사의 제1면에는 신구약의 번역이 기록될 것”이라고 썼다.

 

성경 번역 과정에서 한글의 쓰임새와 표현법이 다듬어지는 등 우리말 연구가 추진되기도 했다. 민현식 서울대 국어학 교수는 “관 주도로 이뤄진 유불교 경전의 번역과 달리 성경 번역은 선교사 등 지식층의 주도로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수행한 작업이었다”며 “번역 과정에서 한문 성경 뿐 아니라 히브리어와 헬라어, 영어 성경을 참조해 한글을 여러 언어들과 비교하며 접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만열 박사는 “성경의 한글 번역은 한자문화와 한문숭상의 전통에 짓눌려 그동안 천시되어 오던 한글의 가치를 재발견했다”며 “그로 인해 문맹률이 급격하게 줄어 민중들의 인간적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윤인경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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