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휩쓴 '킹 오브 킹스' 탄생까지…"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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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5-05-07 05:1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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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휩쓴 '킹 오브 킹스' 탄생까지…"돌아보면 모든 것이 은혜"
[장성호 모팩 스튜디오 대표 인터뷰]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를 연출·제작한 장성호 모팩스튜디오 대표.ⓒ데일리굿뉴스
"마치 군대를 세 번 간듯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돌아보면 모든 과정이 은혜였습니다."
북미 시장을 뜨겁게 달구며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 중인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를 연출한 장성호 감독은 10년 간의 제작 여정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모팩스튜디오에서 만난 장 감독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없이는 불가능했을 작품"이라며 담담히 고백했다.
제작 전 과정을 지휘한 장 감독은 한국 컴퓨터그래픽(CG)·시각효과(VFX) 분야의 선두 주자다. 영화 '해운대', '명량', 드라마 '태왕사신기', '별에서 온 그대' 등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해왔다.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안정된 길을 뒤로하고,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던 기독교 애니메이션이라는 험난한 도전에 뛰어들었다.
"애초부터 북미 시장을 겨냥했다"는 장 감독은 "미국 시장에서 기독교 콘텐츠가 실패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킹 오브 킹스'는 북미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꺾고 미국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영화에 등극했다. 현재까지 50개국 개봉이 확정됐고, 120개국과 개봉을 협의 중이다.
장 감독이 2015년부터 준비한 이 작품은 기획부터 완성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찰스 디킨스의 '예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 1934)'에서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만 3년동안 쓴 작품으로, 예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장 감독은 말썽꾸러기 막내아들에게 진정한 왕이 누구인지를 이야기해주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 형식으로 원작을 각색해, 보편적인 감동을 선사하는 데 방점을 뒀다.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에 집중한 것이다.
장 감독은 영화에 방점을 찍은 부분은 "(종교를) 강요하거나 설교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사랑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 속 한 장면.(모팩스튜디오 제공)
영화를 완성하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자금 확보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장 감독은 "종교 영화, 그것도 애니메이션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냉담한 시선이 많았다"며 "주변의 우려가 컸다. 국내 투자자들은 종교색 짙은 애니메이션에 회의적이었고, 내부 시선도 곱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사재를 털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제작을 이어갔다.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출석 중인 삼일교회의 송태근 목사와 총신대 교수진, 예일대 신학과 교수들로부터 신학적 자문을 구하는 등 여러 노력도 기울였다.
장 감독은 제작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힘겨웠던 시간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돌이켜보면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기에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죠. 그동안 하나님의 존재를 막연하게 생각했다면, 영화를 제작하면서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장 감독은 이 영화가 단순히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나아가 전도의 도구로 쓰이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향한 그 놀라우신 사랑을 영화를 통해 느끼길 소망합니다. 영화가 전도의 도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7월 말 국내 개봉을 앞둔 '킹 오브 킹스'는 이미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장 감독은 "종교를 떠나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예수님의 삶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길 바란다"며 "예수님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느끼며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최상경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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