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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경험이 말해주는… 한국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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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8-06-0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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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을 구상함에 있어 통일을 먼저 이룬 독일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터다. 독일 통일 전후로 교회는 동서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실천하면서 독일 사회의 통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을 몸소 체험했던 독일 크레첼 목사(H.C. Werner Kratschell)는 현 상황에 필요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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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1시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독일 베르너 크레첼 목사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독일통일에서 교회의 역할’에 관해 설명했다.ⓒ데일리굿뉴스 

 

독일통일 '교회역할'…"사회적 중재자였다"

 

“1989년 11월 11일에서 12일까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잊지 못할 밤이 찾아왔습니다. 그날 저녁 베를린 중심에 있는 한 교회에서 교회 지도자와 믿는 정치인과 함께 정치적 토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연단에 프랑스 기자가 다가와서 놀라운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28년간 목회활동을 해온 베르너 크레첼 목사는 당시 통일의 경험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1940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그는 베를린 장벽이 세워질 무렵 장벽 안에 갇힌 동독사람들에게도 복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후 자발적으로 동독으로 들어가 신학공부를 계속했고, 목회활동을 하다가 통일의 역사 가운데서 중추적인 역할을 도맡았다. 이 맥락에서 크레첼 목사는 한국교회가 특히나 관심을 가질만한 한 가지 질문, 즉 ‘통일 과정에서의 교회의 역할’에 관해 폭넓은 조언을 이어갔다.

 

그가 먼저 강조한 교회의 역할은 ‘어떠한 극적인 상황에서도 안정과 침착함을 유지하는 태도’였다. 크레첼 목사는 “장벽붕괴와 독일통일 사이의 짧은 기간 동안 교회에서는 중요한 역할이 주워졌다”면서 “그것은 바로 나라의 안정과 비폭력을 유지시키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1990년 두 독일 국가는 통일을 이뤘지만 이에 따른 역효과도 발생했다. 경제적으로 동독은 서독에 훨씬 뒤쳐져 있었고, 동·서독 간의 불균형은 장기간 해소되지 못한 과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 교회들은 모든 이들의 갈급함을 영적인 위로와 격려로 채워갔다.

 

이를 설명함에 있어 ‘나눔의 미덕’ 강조한 크레첼 목사는 “교회가 동독 사람들의 어려운 상태를 위로하고, 명예직을 수여하거나 영적 공급을 통해 새로운 삶의 가치를 찾도록 했다”면서 “전 독일 교회에게는 ‘나눔의 미덕’이 강조되고 통일 전에도 실천했듯이 동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서독의 부를 일부 나누어 주는 삶을 실행하도록 권면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통일 전후 과정에서 독일 교회는 중요한 ‘사회적 중재역할'을 수행했다고도 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뒤 5개월 가량은 과도기적 정부를 거쳤다. 공산주의자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과 정치 그룹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 세력들이 '대화의 장'으로 초대됐고, 정치적 공백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원탁회의’가 지속적으로 열렸다.

 

그는 “당시 ‘원탁 회의’를 교회가 주도했고 그 안에는 목회자들이 많이 속해 있었다”면서 “하나님의 지혜를 가진 이들이 중재 역할을 자임하며 민주화를 향한 첫 번째 단계에 참여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화의 장' 가운데 하나님의 명철과 지혜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한국교회가 주도적으로 그 장을 만들며 통일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결국 크레첼 목사는 현 상황에서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건 ‘교류의 장’ 마련임을 강조했다. 교회의 역할은 “영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는 본질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 일은 정치가들에게 맡기고 교회는 남북의 영혼 구원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남과 북의 수많은 영혼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힘써야 한다. 이 교류를 통해 결국 큰 역사의 길이 한반도에 열릴 것임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통일 과정 상 서독이 동독의 특별성을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본인들의 가치를 주입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이 같은 태도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낳았다”면서 “북한의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을 먼저 인정하려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이 서로를 인정하며 화해하면서 밝은 미래를 꿈꾸며 나아가야 할 때”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최상경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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