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추석 때 제사음식 먹으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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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9-09-12 05:5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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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8장에 언급
주일학교 교사인 정종현 씨(24)는 얼마 전 학생으로부터 ‘제사 음식을 먹으면 왜 안되냐’는 질문을 받았다. 추석 내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전혀 없다는 귀여운 투정이었다.
▲한국의 추석 차례상을 문화체험을 위해 모인 외국인이 차례 시연을 체험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정 씨는 십계명과 말씀 등을 예로 들어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학생을 보며 본인 설명에 답답함을 느꼈다.
한가위 추석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고향방문과 가족여행 생각에 모두가 들뜬 분위기다. 더구나 한가위에는 푸짐한 먹거리가 준비된다. 이때 기독교인이 제사 지낸 음식을 먹으면 죄가 될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한국의 ‘제사’의 의미를 짚어봐야 한다. 제사는 ‘조상숭배’의 의미를 담은 의식 행사다. 불천위(不遷位:나라에 공훈이 많아 사당에 모시는 조상)와 4대 조상에 한한다.
이 가운데 추석에 지내는 차례는 풍성한 가을 계절을 맞아 힘든 농사를 마치고 올리는 농공감사제(農功感謝祭)를 뜻한다. 아직 완전한 수확을 못한 가운데 햇곡식을 조상에게 바치는데 의의를 둔다. 그렇기 때문에 제사의 본래 의미는 조상을 신으로 섬긴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인 의미에서 살펴보면 명절은 가족공동체를 유지하는 큰 역할을 했다. 출가해 뿔뿔이 흩어진 자녀들이 부모의 기일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며 유대를 이어 나간다. 현대인들에게는 조상을 신으로 섬기기보단 세상을 떠난 부모를 기억하는 자리로 인식된다.
온 가족이 오랜만에 모이는 자리에서 먹고 마시는 음식이 죄가 된다면 비신자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얼핏보면 사랑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십계명에 ‘효’를 강조한 기독교가 세상에 반하고 불화를 조장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사도바울은 ‘고린도전서 8장’에서 우상의 제물에 대해 설명하며 본인 믿음에 거리낌이 없다면 먹어도 상관 없으나 누군가를 실족하게 만든다면 제사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하나님이 오직 주인 된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영적 지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안양일심교회 이성구 목사는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부모가 살아계실 때 정성을 다해 섬기는 것은 맞지만, 세상을 떠난 부모를 제사로 기리는 것은 영적인 부분이기에 절을 하거나 제사 음식을 먹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 때 신앙을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가족 분위기를 헤칠 때가 있지만 명절이나 제사라는 상황에 국한되면 안 된다”며 “평소에 사랑과 섬김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차진환 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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