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속 교회, 현장예배로 인도하는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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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22-04-22 04:29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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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메타버스 활용한 목회 늘어
"현실과의 괴리감, 현장예배 요구로 이어질 것"
▲메타버스 교회학교(사진출처=도림교회)
“그때 깨달았다. 현실은 무섭고 고통스러운 곳인 동시에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걸. 왜냐면 현실은 진짜니까.”
2018년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의 대사다. 영화 속 주인공 웨이드 왓츠(Wade watts)는 2045년의 황폐한 현실을 벗어나 '오아시스'라는 가상세계를 접하며 한 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차,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가상세계로 모여들었다. 덕분에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 시장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코로나19 이후 이용자가 1억 명 이상 폭증했다. 누적 가입자는 3억 명을 넘어섰다. 미국 스타트업 게더에서 개발한 '게더타운'도 서비스 개시1년 만에 4백만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했다.
한국교회에 분 가상세계 열풍
메타버스란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우리말로 가상세계로 이해하면 쉽다.
이 가상세계가 코로나19로 현장예배가 제한되자 교회의 새로운 목회 방식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청년 수련회를 ‘게더타운’에서 진행했다. 성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가상공간을 통해 교제했다. 아바타로 재현된 성도들은 가상공간 속 교회에서 마스크 없이 예배했다.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도 메타버스에서 큐티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청년과 청소년들은 각자 캐릭터를 만들어 교회에서 알려준 링크로 접속해 가상공간 속 우리들교회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들은 예배당에서 집회에 참석하고 예배 후엔 장소를 이동해 강의도 듣고 카페에서 조별 나눔도 했다. 집회 3일동안 2500명이 넘는 청년이 메타버스로 집회에 참석했다.
교회 한 청년은 “메타버스는 단순 화상회의 방식의 줌(ZOOM)보다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기에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며 “비대면 사역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메타버스를 상시 활용하는 교회도 있다.
도림교회(정명철 목사)는 주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게더타운을 목회에 활용한다. '도림타운'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의 한주당 접속자 수는 출석 교인의 삼분의 일을 넘는다.
교회의 메타버스 활용이 확대되면서 관련 교육도 개설됐다. 오는 25일 미래목회포럼 외 3개 단체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게더타운 활용 교육을 진행한다.
가상세계에 대한 신학적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구약학회는 지난 15일 ‘메타버스 시대의 구약읽기’를 주제로 ‘제119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참여한 한일장신대 이종록 교수는 구약의 에스겔을 디지털의 원조로 보고 가상세계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구약의 에스겔을 보면 그가 ‘가상공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며 “에스겔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재하지 않은 것을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2월 22일 고신포럼에서는 메타버스가 진리를 상실하게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신호섭 고려신학대학원 교수는 “실제와 가상의 세계가 결합된 다중 세계가 무엇이 진리인지를 구별할 수 없게 한다”며 메타버스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신 교수는 교회의 메타버스 활용을 죄나 악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개혁주의적 접근을 강조하며 “메타버스도 목적에 따라 선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며 ”교회는 메타버스가 지닌 위험성을 견지하면서 지혜롭게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상세계, 현실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섞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가상공간이 현실과 분절을 가져오기 보다 현실로 연결을 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 가상공간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국제미래학회 회장 안종배 교수는 “메타버스가 실재 교회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할 것”이라며 “가상공간은 성도들을 예배 현장으로 인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교회가) 새로운 기술에 열린 마음을 갖길 바란다"며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건도 수습기자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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