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우리가 오해한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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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7-02-08 12:03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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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교회사는 이날을 개신교의 탄생일로 기념하면서 한국교회 내에서도 다양한 기념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혹시 우리가 종교개혁과 관련돼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살펴봤다.
◇ 루터는 '오직 믿음'만 강조해 '선행'은 가볍게 여겼다?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에 반박하는 95개 조항의 문서를 독일 비텐베르크 성 교회 정문에 게시했던 마르틴 루터.
오랜 수도생활을 통해 루터는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은 인간의 노력이나 내재하는 의를 통해서가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는 '이신칭의 (以信稱義) ' 신학은 개신교의 주요 교리이다.
하지만, ‘오직 믿음으로’를 강조하다보니 루터가 '실천'이나 '선행'에 대해서는 가볍게 여긴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독연구소 느헤미야 배덕만 교수는 "루터가 구원의 전제조건으로 행위보다 은혜를 더 강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신자들의 삶에서는 믿음과 사랑으로 표현되는 선행이 반드시 균형 있게 나타나야 되는 것이고, 이는 루터도 한 번도 부정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선행이 구원의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구원 받은 이들에게서는 선행이 열매로 나타나야한다는 의미"라며, 한국교회가 루터의 '오직 믿음'을 오해해온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 '재세례파'도 종교개혁자들..부정적 인식 벗어야
종교개혁의 의미를 돌아볼 때, 개신교회 내에서 부정적 인식이 컸던 '재세례파'에 대한 오해도 풀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카톨릭교회의 유아세례를 비성서적이라고 판단해, 자신의 죄를 회개할 의지가 있는 이들에게 다시 세례를 베풀었던 이들 역시 종교개혁가들 이었다.
하지만 국가와 종교의 분리, 비폭력주의에 바탕을 둔 전쟁 참여 반대 등 당시 사회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을 펼쳐 비판을 받아야했다.
자칫 종교개혁가 전체로 부정적 인식이 번지는 것을 경계한 칼뱅은 이들과 선을 그으면서 개신교 내에는 '재세례파'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던 것. 따라서 그들의 정신은 다시 평가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재세례파'는 '관 주도형 종교개혁'을 이끌었다고 평가되는 루터와 칼뱅과 달리 국가와 종교가 분리된 순수한 세상을 꿈꿨던 이들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종교개혁으로 오히려 '개혁'된 가톨릭교회
한편, 종교개혁가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가톨릭교회가 종교개혁 이후 어떻게 됐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할 부분이 있다.
종교개혁자들과 그를 따르는 이들이 개신교로 떨어져나가면서 가톨릭교회가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교리와 성직자 윤리를 강화하는 등 오히려 내부개혁을 단행해 건강해졌다는 측면이다.
500년 전 가톨릭교회는 다양한 종류의 면죄부를 팔아 민중의 돈을 짜냈고, 수많은 미신이 교회 안에 들어가 있었다. 부패한 성직자들은 수많은 여자를 거느렸고 성직매매도 성행했다.
이런 가톨릭교회는 종교개혁자들의 비판에 반응해 윤리적 문제를 척결하는데 힘쓰고, 신학원을 세워 신학적 정비작업도 단행했다. 또, 예수회 등의 선교단체를 통해 적극적 선교활동도 펼쳐 교세 회복도 이뤘다.
조혜진기자 ⓒ CBS 크리스천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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