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성탄절 이색 풍경…'폭염'에 '성탄금지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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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ㆍ2018-12-26 06:4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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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최대 축제로 꼽히는 날인 성탄절이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각국의 성탄절 이색 풍경을 들여다봤다.
호주·핀란드·스웨덴, 이상 기후로 예년과 다른 성탄 맞이
뜨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은 나라가 있다. 바로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다. 호주는 폭염 속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호주 일부 지역은 기온이 40도씨를 훌쩍 넘어 건강경보까지 발령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기온은 지난해 당월 평균 기온보다 무려 12도 이상 높다.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주 킴벌리 소재 피츠로이크로싱 지역은 크리스마스 당일 최고 기온이 47도까지 올랐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내륙 지역 기온도 40도씨를 넘어섰다.
호주 기상국은 매년 이맘때 예상되는 장마가 나타나지 않았다. 더운 공기의 누적으로 무더위가 심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태즈메이니아주 지역 당국들은 경보조치를 발령했으며,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경우 크리스마스 기간 비상시에 대비 응급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얀 설원의 '산타클로스의 나라'로 불리는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은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보냈다.
핀란드에서는 눈이 늦게 내려 크리스마스에 호수 주변에서 하이킹과 낚시를 즐기는 행사가 성행하고 있다. 특히 핀란드 라플란드의 로바니에미는 해마다 3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만큼 잘 알려진 산타마을 중 하나다. 그러나 수년 간 급격히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하이킹 등 일부 관광객 코스를 수정하는 일이 있었다.
스웨덴 중부의 작은 마을 '모라'는 올해 눈이 내리지 않아 온화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스키장과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등에 인공 눈을 만드는 등 크리스마스 축제를 준비했다. 지난 봄에는 큰 홍수가 나고 여름에는 마을 인근 삼림지대가 대형 산불을 겪기도 했다.
미국·중국·인도, 우울한 성탄
전 세계 곳곳에서 대형 뉴스가 터지면서 예년과 달리 우울한 성탄을 보낸 나라들도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돌입한 지 25일(현지시간)자로 나흘 째를 맞았다. 특히 수도 워싱턴D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이 사태가 불거지면서 성탄 분위기를 망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약 80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이 쉬게 되거나 국립공원에 있는 시설들과 수 천 개의 연방정부 건물들이 문을 닫았다.
특히 성탄절의 상징으로 불리며 백악관 근처를 빛낸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는 점등장치 고장으로 조명이 꺼지기도 했다. 장난감 기차도 등장하지 않았고 근처 화장실마저 폐쇄돼 휴일에 나온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정부 마비의 상징물이 돼버렸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 금지령'까지 내려졌다. 최근 중국 허베이성의 한 도시에서는 '트리장식', '캐럴 부르기', '카드 보내기' 등의 크리스마스 기념 행위가 저지돼 논란을 빚었다. 크리스마스 공연이나 기독교 관련 활동, 산타클로스 인형 판매도 단속 대상이 됐다.
이처럼 크리스마스를 금지하는 중국 내 분위기는 최근 심화된 미중 갈등 때문으로 중국 사회 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란 평가다.
지난 10월 열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전대)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 문명의 위대한 부활"을 주창하며 종교·사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중국 일각에서는 '크리스마스 금지령'에 대한 외신보도에 대해 "일부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규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의 성탄절은 침울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순다해협에서 발생한 쓰나미 때문에 사망자가 400명 가까이 늘었고 부상자만도 1,000명이 넘고 있다.
인근 카리타 마을에 위치한 라케트 오순절교회는 성탄을 축하하는 성가를 부르는 것을 자제하고 조용히 기도했다. 당국 기독교 지도자들 역시 쓰나미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혜정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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