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교수 "한국교회 우상은 개교회 중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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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ㆍ2012-04-30 00: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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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협의회 4월 발표회에서 지적
오늘날 우리 사회의 재난의 현장은 어디일까. 여러 재난현장 속에서 구호를 벌여야할 한국교회가 반대로 재난의 현장이 돼가고 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는 13일 오전 7시, 분당 한신교회(이윤재 목사)에서 4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재난의 현장에 가다: 한국교회와 재난의 현장”를 주제로 여러 사회의 '재난' 속 한국 교회의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열린 발표회에서 '재난'에 대한 정의와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 앞에 여러 재난의 위험이 도처해 있다는 사실에 이들은 모두 공감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재난'을 넘어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무관심도 곧 '재?'이라는 것.
특히 손봉호 교수는 "한국 교회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은 사랑을 베푸는 것과 복음을 전하는 일인데, 복음을 전하는 일은 열심히 해왔으나 사랑을 전하는 일에는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자교회별로 나름대로 많은 사회봉사활동을 해왔으나 이것이 단순히 보여주기 식에 그친 것은 않았냐는 지적이다.
이들은 또 오늘날 한국 교회의 재난의 현장으로 '세속화'와 '양극화'로 인한 재난이라는데 뜻을 같이 했다. 또 자교회 중심이 아닌 한국 교회의 연합을 통한 섬김과 봉사의 기독교 정신의 실천으로 한국 교회의 재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날 김삼환 목사(한복협중앙위원, 명성교회 담임)는 요한복음 13장 14절~17절을 본문으로 “발 씻어주는 기쁨”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세상은 높아지는 것이 성공인데 하나님 나라는 자기를 낮추는 일에 성공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나라는 높은 자가 낮은 자에게 발을 씻는다. 세상의 기준으로 교회를 목회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발을 씻기는 것을 넘어서 모든 삶이 낮아지고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종이 되는 것이 아닌, 교인들에게 발을 씻게 하고 교인들을 종으로 쓰는 일이 우리에게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주의 종된 마음으로 우리는 영원히 발을 씻기는 자로 살아야 한다. 헐벗고 굶주리는 이들의 발을 씻는 자들이 되자”고 덧붙였다.
또 “겸손과 섬김, 희생의 마음으로 남의 발을 씻는 것도 중요 하지만, 목회자인 우리 자신의 발도 씻어야 한다“며 ”목회자인 우리 발이 먼저 정결케 돼 영적으로 깨끗해지고 순결해지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한편, 이날 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 인요한 박사는 유진 벨 선교사의 4대손으로 구한말부터 4대에 걸쳐 우리나라의 교육, 복지 등 사회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지난 21일 법무부로부터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바 있다. 본래는 이중국적의 취득이 불가하나 이명박 정부 들어 이중국적의 제한적 허용으로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된 것.
이에 김삼환 목사와 김명혁 목사는 인 박사의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함께 축하하며 격려와 축복의 마음를 전하고 인 박사에게 각각 100만원씩 총 2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는 순서를 가졌다.
"한국의 재난은 한국사람 자체"
인요한 박사는 강의에 앞서 한국의 가장 큰 적은 '한국사람 자체'에 있다"며 내부적인 다툼과 양극화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그는 무너져가는 한국 교회의 세속화에 대한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또 인 박사는 한국의 재난이 한국 교회의 세속화, 큰 교회의 대형건물 건축 문제 등을 지적하고 이러한 한국 교회의 문제를 '한센스씨' 병에 비유했다. 희생이 없어진 한국 교회가 '한센스씨' 병에 걸린 것처럼 통증이 없고 아픔이 없어 자신의 신체가 떨어져나가도 무관심하다는 것. 그는 또 체험중심적인 신앙과 믿음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한국 교회의 모순을 지적했다.
인 박사는 한국 교회의 또 다른 재난이 될 수 있는 사례로 다문화 가정문제, 탈북자 문제, 조선족 문제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특히 그는 농촌의 30%이상이 다문화가정임을 지적하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준비가 곧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그는 "다문화가정이 늘어가는 가운데 많은 문화적, 사회적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문화 가정의 이러한 재난을 한국 교회에서 잘 포용함으로 북한 사람을 맞이하는 통일의 연습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민족을 향한, 뜨거운 애국심과 동시에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는 조선족에게 의료보험과 노동허가권을 제공할 것을 주장했다. 국경지대에 사는 조선 교포들의 남한의 삶을 통해 겪은 '시련'이 이북사람들에게 전해졌고, 그로인해 이북사람들은 통일을 바라기는커녕 남한 사람들을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인 박사는 "조선족을 도움으로 이북에 남한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챙긴다는 소문이 나면 이북인민들은 변할 것"이라며 통일과 직, 간접적으로 연결된 이들을 도움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역사와 정신의 유산 파괴도 '재난'"
전 월드비전 회장이자 글로벌 사회봉사 연구소장인 박종삼 목사는 재난의 문제를 자연재해뿐만 아닌 사회적, 정치적 문제까지도 재난의 영역으로 확대해 해석했다. 박 목사는 그 예로 재난의 원인제공을 만든 것은 아프리카를 개발하고자한 것이며 이것도 최대의 재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신적, 역사적 흐름에서 오는 유산의 파괴로 인한 재난도 계속되고 있다"며 "백인들이 흑인 노예를 해방시키자 이후에 흑인 노예들도 백인들의 모습을 따라 다른 부족을 그들과 똑같이 지배하려고 했던 사실"을 설명했다.
박 목사는 또 "큰 교회를 짓는다고 반대하지는 않으나 재난으로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는 교회가 각성하며 회개기도를 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는데 힘쓰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큰 재난을 맞게 될 것"이라는 염려를 전했다.
박 목사는 "재난의 현장에서 우리는 반드시 '누가 내 이웃인가?'라는 질문과 더불어 '우리는 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떤 이웃이 돼야 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또 반드시 이에 '응답'해야 할 것"이라며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촉구했다.
"구호활동이 전도와 선교의 문을 연다"
기아대책 정정섭 회장은 “재난의 현장에 가다”는 주제로 발표했다. 기아대책은 1989년 대한민국 최초 ‘해외원조 NGO’로 설립됐으며 받는 NGO에서 주는 NGO의 시대를 열었다. 정 회장은 기아대책의 긴급구호 연혁과 역사를 밝히고 긴급구호활동을 통해 받은 메시지를 전했다.
정 회장은 다양한 긴급구호활동을 통해 깨달았던 진정한 구호활동의 의미와 전도와 선교의 문을 여는 구호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첫째로 "예수님의 심장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긴 예수 그리스도의 자세로 구호활동을 하지 않으면 차라리 구호팀을 안 보내는 것이 낫겠다."는 '자세의 문제'와 둘째로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든지 당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재난당한 형제를 돕는 다는 것은 우리를 돕는 것이며 이는 곧 나를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째로 그는 "진정한 메시지는 환난 받은 다른 사람들에게 가서 물리적으로 도울 것이 없더라도 같이 울어주고 슬퍼하는 것이 더 위로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구호활동이 전도와 선교의 문을 연다"고 강조했다. 재난을 당한 이에게 빵을 주는 사랑의 섬김으로 이들이 마음을 열게 돼 복음의 문을 여는 실마리가 된다는 것.
정 회장은 기아대책이 "받는 NGO에서 주는 NGO의 시대를 열었다"며 기아대책의 최종 목표가 "도움을 받은 난민들이 더 어려운 난민들을 돕는 데까지 나가는 것이 우리 긴급구호활동의 최종적 목표"라며 "이러한 목적으로 아이티 센터에 비전센터를 건립해 학교, 유치원, 교회, 선교센터 등을 만들려 준비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헌금의 사회 환원으로 사회적 책임 실현해야"
해피나우 사무총장, 서울나들목교회 박원영 목사는 한국 교회가 사회적 책임, 복음적 책임, 정치적인 책임이 있다고 밝히며 교회의 헌금운용에 있어 사회로의 환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음을 전해 들은 이의 입장으로 먼저 받았으니 또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교회가 앞으로 사회적, 정치적 소외를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교회가 앞으로 십일조를 중심으로 헌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믿는 이들이 죽기 전, 사회에 재산을 내놓겠다고 선포한다면 한국 땅에 제2의 복음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목사는 "교회가 우리 지역사회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섬김과 봉사를 통해 찾아야 한다"며 기업에는 사회적 책임(CSR)이 있는 것처럼 심각한 위기적 상황에 처한 한국 교회가 지역사회와 단체들과 연합해 섬김의 운동을 확장 시킬 것"을 강조했다.
"개교회 중심적 봉사가 아닌, 한국 교회 자체의 공공성 드러내야"
한국교회 희망봉사단 사무총장 김종생 목사는 한국 교회가 섬기고 봉사를 통해 하나 될 것과 개교회나 단체의 이름을 드러내려하기보다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 공익성, 공공성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내려놓음'을 통한 진정성 있는 사역으로 추락한 한국 개신교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자는 의견을 전했다.
김 목사는 "개신교가 현재 사회복지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문제는 우리 사회가 그런 부분에 있어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 되물어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 교회가 나름대로 복지활동을 하고 있으나 선한 구술을 어떻게 묶어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시점"임을 밝혔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서해안 기름유출 사건, 미얀마 수해와 중국 쓰촨성 지진구호, 북한동포 지원사업, 용산참사 중재와 지원 사역, 필리핀 태풍 구호와 인도네시아 지진구호, 구제역 피해 농민 돌봄 사역, 일본군 위안부 지원사역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김 목사는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느꼈던 '한계'가 있음을 밝히며 "한국 교회가 이름을 드러내려 하기보다 공교회를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교회의 '내려놓음'을 통해 섬김, 나눔, 돌봄을 통한 한국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이루자는 것.
김 목사의 말에 따르면, 지난 아이티 지진으로 한국 교회들은 2000여 교회가 함께 '한국교회아이티연합'을 구성해 한국 교회가 함께 아이티에 원조활동을 벌인 바가 있다. 그는 "중복투자, 누수를 막자는 차원에서 했는데 사실상 자료와 정보 공유가 용이하지 않았지만 한국교회가 모여 아이티 문제에 논의한 것은 그래도 진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 교회의 우상은 자교회 중심주의"
이에 대한 응답으로 손봉호 교수는 김종생 목사가 발언한 "한국 교회의 섬김이 개 교회의 이름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제하자.”는데 적극 동의했다. 손 교수는 "한국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보다 자기 교회가 더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교회 우상이다."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은 사랑을 베푸는 것과 복음을 전하는 일인데, 복음을 전하는 것은 열심히 했으나 사랑을 전하는 일에는 소홀히 했다는 것이 손 교수의 설명이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 복지예산이 전체예산의 삼분의 일이다."라며 "그리스도인들도 국가의 이름으로 사랑을 베푸는 것 안타깝다."는 의견과 현재 한국 교회가 예배당을 크게 짓는데 지나치게 현안이 돼있음에 대해 비판하고 "예배당을 짓는 것보다 복지기관을 먼저 세우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손 교수는 또 "우리 교회가 예배당 세우기에만 관심 가진다면 유럽의 작은 교회들이 지금 술집, 슈퍼마켓으로 변한 것처럼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일이 생길 수 있다"며 "투자의 우선순위를 망각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겼다. 지금이라도 예배당을 적게 짓고 사랑을 전하려 노력한다면 한국교회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교회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번 발표회는 “재난의 현장에 가다: 한국교회와 재난의 현장”을 주제로 박종삼 목사(전 월드비전 회장, 글로벌 사회봉사 연구소장), 정정섭 회장(기아대책), 박원영 목사(해피나우 사무총장, 서울나들목교회), 김종생 목사(한국교회희망봉사단 사무총장), 인요한 박사(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가 각각 발표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손봉호 교수(고신대석좌교수, 서울대 명예교수)가 의견을 밝혔다.
정하라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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