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대박난 '신과함께2'…"무속신앙의 힘이 매섭다"
페이지 정보
한국ㆍ 2018-08-22관련링크
본문
그야말로 전국이 '신과 함께: 인과 연' 광풍으로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겨울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 함께: 죄와 벌'에 이어 국내 시리즈물 최초로 연속 1000만을 돌파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다. 이 사실에 주목해야 하는 건, 영화의 소재가 '불교와 융합한 한국 무속신앙'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달리 보면 영화의 흥행은 현대에도 무속신앙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韓 시리즈물 새 지평 연 '신과 함께2'
'신과 함께' 시리즈가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첫 국내 '쌍천만(두 편 연속 천만 관객몰이)' 시리즈물이 탄생하면서 영화계에서도 새로운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그간 시리즈물의 성공 사례가 거의 전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괄목할 만한 성과다.
특히 개봉 첫 주 극장가는 '신과 함께2' 흥행의 분수령이었다. 4~5일 양일간 27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단숨에 600만 관객 고지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명량>의 개봉주 누적 관객수(476만7,617명)보다 약 142만이 더 많은 수치다.
그렇다면 이처럼 영화가 흥행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완성도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신파 요소'를 대폭 삭감하고, '이야기 본연'의 재미를 살렸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전편에선 귀인 자홍의 사연을 49재를 빌려 스토리를 전개했다면, 속편은 자홍을 이끌던 저승 삼차사에 얽힌 인연의 매듭을 풀어가는 게 서사의 중심을 이룬다. 이 같이 삼차사의 전사가 밝혀지면서 드라마가 더 풍성해진 것이 주효했다.
영화 속 녹아든 '무속신앙'…"관객들 공감 낳았지만..."
그러나 면밀히 들여다 보면, 영화의 흥행 요소는 다른 데서 기인한다. '신과 함께2'는 전통적 소재들과 지금의 사회상을 극적으로 연결해 냈다. 예를 들어 ‘성주신’ ‘저승세계’ ‘염라대왕’ 등 오랫동안 뿌리내렸던 무속신앙 소재들과 ‘철거촌’ '펀드' 등 현재의 사회 모습을 적절히 섞어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나 새로 등장하는 '성주신(城主神)' 캐릭터는 눈 여겨봐야 하는 요소가 된다. 천년 전부터 얽힌 삼차사의 인연을 밝히는 게 이 캐릭터의 주요 역할이지만, 인간들의 삶 속에서 함께 살아가며 이들의 곁을 지키는 가택신으로서의 긍정적인 묘사가 두드러진다.
사천의 신들과 다르게 성주신은 적극적이다. 성주신은 철거촌에서 사는 허춘삼과 그의 손자 허현동을 돕기 위해 헌신한다. 결정적으로 홀로 남을 현동이 가여워 저승차사들이 춘삼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것을 막기까지 한다. 이 같은 인간적인 면모에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이 캐릭터에 애정을 안 쏟을 수가 없다.
알고 보면, 성주신은 한국에만 있는 우리 고유의 민간신앙이다. 집에 깃들어 집을 지키는 가신(집지킴이)신들 중의 하나며, 이를 섬기는 일을 '가신신앙'이라 부른다. 영화는 이러한 신을 인간 캐릭터로 형상화하고, 나아가 긍정적인 면까지 부여하며 '무속 신앙'을 거리낌 없이 수용하게 만든다.
무속신앙, 긍정적인 말로에만 초점…"무분별한 수용 경계해야"
영화의 주요 모티프인 '환생' 역시 그렇다. 한국적 종교성이 짙은 특수한 정서지만, 이를 보편화해 희망적 메시지로 귀결시킨다.
억울한 죽음을 맞은 김수홍 병장(김동욱 분) 역시 전편의 자홍처럼 저승의 심판과정을 거쳐 환생의 기회를 얻는다. 그 과정은 '현생의 악업이 있는 가'에 대한 여부를 가리는 일이다. 영화는 현생에서 악업을 쌓으면 다음 생에서 형벌에 처해진다는 것을 속편에서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무속신앙의 현세중심적 내세관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다. 이 역시 관객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없다. 되려 김수홍 병장이 억울한 죽음을 맞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환생을 응원하게 된다.
이처럼 영화는 '무속신앙'의 소재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연스레 관객들에게 뿌리내리게 한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기복적인 행태들도 이러한 토착화의 말로라고 볼 수 있다. 무속신앙은 아직도 깊게 뿌리내리며 사회는 물론 한국교회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이를 분별하고 동화되지 않도록 더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성수 박사(영화평론가, 문화선교연구원 객원 연구원)는 "기독교인들 가운데 49재의 관습을 따르는 사람들이 여전하고, 또한 제사를 드리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비록 문화적인 행위라고 본다 해도 종교적으로 각인된 문화이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겠다. 무엇보다 이것을 대체할 기독교문화 생산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최상경 ⓒ 데일리굿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