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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성도가 교회를 떠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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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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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나가지 않는 성도, 이른바 가나안 성도의 신앙의식 및 신앙생활을 분석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주요 원인은 교회라는 틀 자체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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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연구세미나 '가나안 성도 신앙생활 탐구'가 30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데일리굿뉴스 

 

"가나안 성도, 교회라는 틀 자체 거부해"

 

30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연구세미나 '가나안 성도 신앙생활 탐구'에서 정재영 교수(실천신대원대)는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지난 10월 4일부터 16일까지 13일 동안 공동으로 조사한 '가나안 성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년에 2회, 즉 6개월에 1회 이하 교회 출석자와 교회 불출석자 8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회를 떠난 지 5년을 넘지 않은 성도가 51.4%로 전체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수치를 보였다.

 

'교회를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1~2년이 25.8% △3~5년이 25.6% △6~10년이 28.3% △16~20년이 9.1% △21년 이상이 4.1%였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31.2%가 '교회출석 욕구 부재'라고 답했다. 반드시 교회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인적 이유'가 18.8%,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라는 응답이 13.9%로 그 뒤를 이었다.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라고 응답한 사람들 중 77%는 '틀에 박힌 신앙생활이 싫어서'라고 대답해 눈길을 끈다. 교회라는 틀 자체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교회를 떠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외 목회자들에 대한 불만, 교인들에 대한 불만, 지나친 헌금 강조는 5~6%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견은 90%로 나왔으나, 교회에 출석하고 싶다는 의견은 55%에 불과했다. 자신의 신앙은 개인적인 것이고 교회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조사대상자 중 66.9%는 '출석했던 교회에서 개인의 다양한 신앙관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62.1%는 '출석했던 교회는 전통에 얽매인 분위기'라고 응답해 앞선 결과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출석했던 교회에서는 신앙에 대해 어떤 질문이든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라는 응답은 42.5%로 뒤를 이었다.

 

정재영 교수는 "가나안 성도들은 교회가 불편하고 교회라는 틀에 얽매이고 싶어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며 "이들은 교회를 이탈하기 전 출석한 교회에 대해 '신앙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 질문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한국교회, 가나안 성도 돌아오게 하려면

 

교회라는 틀에 얽매이는 것을 거부하는 가나안 성도들을 위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개교회의 도덕적 성찰과 더불어 교회제도 개선을 위한 고민이 함께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들은 강요하는 신앙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인 태도를 불편해 한다. 따라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교회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과정이 먼저 선행될 때 자연스럽게 성도들의 신앙이 성숙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가나안 성도 증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인규 소장(한국교회탐구센터)은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의식 개선 △교회 내 활발한 교제 △고정화된 제도중심 대신 비정형적이고 유동적인 대안공동체 마련 등을 제안했다.

 

송 소장은 "교회 제도 개선 자체가 가나안 성도들을 도울 수 있는 최적의 방도는 아니더라도 한국 교회는 가나안 성도 문제를 앞에 놓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정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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