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취임, 복음주의권 지지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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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ㆍ 2017-01-2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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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우리 시간으로 21일 새벽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트럼프가 기독교계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투표 이끌어내
트럼프는 그간 선거에 소극적이던 복음주의자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2년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던 약 2천5백만 명의 복음주의자 유권자들이 2016년 대선에 참여했을 만큼 복음주의자들은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복음주의자들의 참여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적극적인 낙태 옹호와 동성애 권리 수호와도 무관하지 않다. 클린턴은 임신 기간 내내 낙태를 허용하고, 동성애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서 크리스천의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공화당 측은 생명의 신성함을 강조하며 낙태를 반대했고 결혼은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라는 성경적 질서를 고수하며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얻는데 주력했다. 트럼프 진영은 ‘신앙의 투표’와 같은 비영리기구를 동원해 보수주의적인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이런 노력으로 한 투표장 출구조사 결과, 트럼프는 지난 두 번의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자들과 비교해 복음주의자에게서 높은 지지를 얻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자신을 백인 복음주의자라 표명한 유권자 81%는 트럼프를 지지한 데 반해, 클린턴을 지지한 유권자는 16%에 그쳤다. 81%의 지지율은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와 2004년 조지 부시 지지율에 비해 3% 올랐으며, 2008년 존 멕케인 후보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7% 오른 수치다.
투표 후 한 여론조사기관은 “트럼프는 복음주의자들이 아닌 ‘일반 크리스천’에게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9가지 기준을 적용해 엄격히 복음주의 크리스천과 非복음주의 일반 크리스천을 구분한 ‘바나 그룹’은 “출구조사와는 다르게 전체 유권자의 7%를 차지하는 복음주의 유권자 79%만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며 “이는 밋 롬니가 기록한 지지율보다 낮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바나 그룹은 “이러한 복음주의자들의 저조한 지지에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반 크리스천’의 지지"라고 분석했다.
일반 크리스천은 1996년 이래 지속적으로 평균 지지율 58%를 보이며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일반 크리스천의 47%만이 클린턴을 지지했고 트럼프를 지지한 비율은 49%에 달했다.
이런 결과에 선거전문가들은 “종교집단 중 가장 큰 규모인 ‘일반 크리스천’의 지지율 변화는 선거의 판도를 바꿔 놓을 만했다”고 평가했다.
▲ 복음주의 지도자 빌리 그래험
트럼프, '가톨릭 교회의 입장을 옹호하겠다'
기독교계뿐 아니라 가톨릭계의 지지도 트럼프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트럼프 진영은 가톨릭 유권자를 겨냥해 ‘가톨릭 자문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가톨릭 유권자들에게 어필했다. 이 밖에도 현직 상·하원의원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가톨릭교회를 위해 힘쓰겠다”는 공식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가톨릭계가 주목하고 있는 현안인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가톨릭 교회가 가장 우려하는 사회ㆍ정치적 현안에 대해 트럼프 진영은 가톨릭 교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힐러리 클린턴 진영과 달리 가톨릭 교회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작년 2월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현재까지 공석으로 남아있는 대법관 자리에 어떤 성향의 대법관이 임명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사회ㆍ정치적 이슈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선거 유세 당시 클린턴은 공개적으로 낙태에 찬성하고, 의료보험에 피임약 포함 및 피임에 관한 교육의 의무화를 주장하는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클린턴과는 상반되는 트럼프의 움직임에 일부 가톨릭 목회자는 “트럼프 진영의 낙태 반대 입장과 가톨릭 자문위원회 설치를 지지한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톨릭 유권자들은 미국 내 가장 큰 단일 종교 유권자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냉대에 트럼프 진영은 ‘생명의 존귀함과 가족의 의미, 종교의 자유’에 초점을 맞추어 적극적으로 가톨릭 유권자들에게 구애작전을 펼쳤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는 52%의 지지율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밋 롬니와 존 멕케인 후보가 대선 당시 가톨릭계 과반수 지지에 실패한 것에 비하면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한편, 남미 지역의 크리스천들도 트럼프 당선에 큰 몫을 자치했다.
▲ 예배 중인 남미 크리스천
‘남미계 크리스천 대표자 연합’은 “남미계 크리스천은 종교적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선 낙태를 옹호하는 클린턴을 지지할 수 없다”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클린턴은 남미계 크리스천이 가장 중시하는 생명존중이라는 가치를 포기하게 한다”고 주장하며 “복음주의자와 가톨릭 신자 모두 정치적 편의를 위해 신앙을 저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미 크리스천은 그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미국 내 가톨릭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진보적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왔다. 하지만, 제3차 대통령후보토론에서 클린턴이 임신말기 낙태마저 옹호하자 남미 크리스천은 “민주당이 낙태를 옹호하며 미국 사회에서 남미계 시민을 소외시키고 있다”며 트럼프를 지지했다.
백유현 ⓒ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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