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좋은데 교회는 글쎄?"… 25년 데이터가 말하는 '신앙의 빈 껍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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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12-10 11:3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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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바나그룹의 최신 보고서는 미국 기독교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경고한다. 지난 25년간 '신앙의 중요성'은 20% 포인트 하락했고, 실천적 교인의 비율은 반토막 났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예수에 대한 호기심과 성경 탐독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관찰되지만, 이것이 실제적인 삶의 변화와 헌신으로 이어지지 않는 '가벼운 신앙'의 확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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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그룹의 최신 데이터는 미국 내 기독교 신앙의 중요도가 지난 25년간 20% 포인트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영적 호기심과 확신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AI사진)
당신의 삶에서 신앙은 얼마나 중요한가. 이 질문 하나가 지난 4반세기 동안 미국 기독교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교회에 나가는 사람은 여전히 존재한다. 성경을 읽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예수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무게 중심'이다. 신앙을 삶의 최우선 순위로 두는 이들의 숫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통계는 명확히 말한다. 우리는 지금 '확신'이 증발한 시대를 살고 있다.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바나그룹이 기독교 IT 플랫폼 글루와 함께 발표한 '교회의 현주소(State of the Church)'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기독교인의 헌신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가장 충격적인 수치는 '신앙의 중요성' 항목이다. 지난 25년 사이 무려 20% 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는 기독교 정체성(-12%), 월간 교회 출석률(-7%), 전도 우선순위(-4%) 등 다른 어떤 지표보다 가파른 하락세다. 대니얼 코플랜드 바나그룹 리서치 부사장은 이 현상을 두고 "지난 25년간 신앙생활에서 가장 간과되었지만 가장 중대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실천적 교인의 실종: 46%에서 24%로
2000년만 해도 기독교인의 74%는 신앙이 자신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확신했다. 지금 그 수치는 절반 수준에 머문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곧바로 삶의 태도로 연결된다.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말하지만, 그 신앙이 세계관을 형성하거나 일상의 결정을 내리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무늬만 교인'이 양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바나그룹은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정체화하고 ▲최소 월 1회 예배에 참석하며 ▲신앙이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답하는 이들을 '실천적 교인(Practicing Christians)'으로 정의한다. 이 세 가지 교집합에 속하는 미국 성인의 비율은 25년 전 46%에서 현재 24%로 급락했다.
코플랜드 부사장은 "참여하지 않는 명목상 교인의 증가는 신앙 중요도의 하락과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신앙이 중요하지 않으니 교회에 나가지 않고, 교회에 나가지 않으니 정체성은 더욱 희미해지는 악순환이다.
'영적 호기심'과 '헌신' 사이의 딜레마
흥미로운 지점은 최근 몇 달 사이 감지된 미묘한 변화다. 바나그룹의 데이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예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성경을 펼치는 빈도가 늘어나며, 교회 출석률이 소폭 반등하는 현상을 포착했다. 이른바 '영적 개방성'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바나그룹은 이를 "희망적인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동시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호기심이 곧 헌신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현재 자신의 신앙을 타인에게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는 기독교인은 3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전도에 대한 열정은 신앙의 중요도와 궤를 같이하며 바닥을 쳤다가 최근 들어서야 겨우 하락세를 멈췄다. 젊은 세대가 종교적 콘텐츠를 소비하고 영적인 대화에 열려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전통적인 의미의 제자도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회심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숫자가 던지는 질문: 군중인가, 제자인가
코플랜드 부사장은 미국 종교가 '재설정'되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계 지도자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예수를 따르기로 결단했는가. 얼마나 많은 이가 신앙을 삶의 핵심 가치로 여기는가. 그리고 그 믿음에 감화되어 타인에게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태인가.
단순히 교회 좌석을 채우는 숫자는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보고서는 지금의 영적 호기심을 '확고한 믿음'으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미국 교회는 거대한 '영적 소비 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교회의 과제는 분명해졌다.
호기심을 가지고 문턱을 넘은 이들을 어떻게 '실천적 교인'으로, 나아가 '삶을 드리는 제자'로 길러낼 것인가. 영적 르네상스의 불씨가 될지,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날지는 오직 이 질문에 대한 응답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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