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침례회, AI 시대에 길 잃은 교회를 위한 안내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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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2025-09-26 15:2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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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남침례회 ERLC가 AI 시대 교회의 지침서 ‘우리 손의 사역’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AI가 인간의 가치를 위협하고 공동체를 해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인간 존엄성’에 기반한 신학적 원칙을 제시한다. 설교, 상담 등 목회 핵심 사역의 대체 불가함과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행정과 선교 등에서 AI를 지혜롭게 활용할 윤리적 방안을 모색한다.
▲ AI 시대, 길 잃은 교회를 위한 안내서를 남침례회에서 발표했다 (AI사진)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의 문법을 바꾸고 있다. 이 거대한 기술적 파도 앞에서 교회는 무엇을 붙잡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ERLC(미국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가이드북 ‘우리 손의 사역(The Work of Our Hands)’은 이 질문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깊이 있는 신학적, 목회적 응답을 담고 있다.
ERLC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단순히 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가치관과 신앙을 형성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결코 중립적이지 않은 실체다. 따라서 교회는 막연한 두려움이나 맹목적 수용을 넘어, 성경적 원칙에 기반한 뚜렷한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말한다. 보고서가 제안하는 신학적 원칙부터 목회 현장의 유혹, 다음 세대의 위기, 그리고 지혜로운 활용법까지 그 핵심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AI 시대, 교회가 붙잡아야 할 신학적 닻
보고서가 제시하는 기독교 윤리의 첫 번째 닻은 ‘인간의 존엄성’이다. AI 시대는 인간의 가치를 유용성과 능력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성경은 우리의 가치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다고 선언한다. 따라서 모든 기술은 인간의 헤아릴 수 없는 존엄성을 드높이는 방향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두 번째 닻은 ‘체화된 공동체(embodied community)’의 가치다. 하나님은 우리를 고립된 개인이 아닌, 관계적 존재로 만드셨다. AI 챗봇이 아무리 인간을 모방해도, 비효율적이고 때로는 갈등을 겪는 실제 인간 공동체가 주는 유대감과 성숙을 대신할 수는 없다. 기술은 인간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는 보조 수단에 머물러야 한다. 결국 신앙의 성숙은 정보 전달이 아닌 전인격적 변화이며, AI는 이 과정을 결코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전제다.
목회자의 책상 위, 편리함이라는 유혹
이러한 신학적 원칙은 목회 현장의 구체적인 유혹 앞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보고서는 목회자들이 가장 쉽게 빠질 수 있는 두 가지 유혹으로 ‘AI 설교 작성’과 ‘AI 상담’을 꼽는다 . 시간에 쫓기는 목회자에게 AI가 써준 설교 초안은 매력적일 수 있지만, 보고서는 이를 "지혜롭지 못하고 비윤리적"이라고 단언한다.
설교 준비는 정보 수집을 넘어, 설교자 자신이 먼저 말씀과 씨름하며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영적 순례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고뇌와 묵상, 회중을 향한 사랑이 담기지 않은 설교는 영혼을 살리는 양식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전문 상담사를 오래 기다려야 하는 성도에게 AI 챗봇을 권하는 것 역시 강력히 반대한다.
성도에게 필요한 것은 기계가 제공하는 정보가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가 함께 아파하며 동행하는 인격적 돌봄이다. 목회 사역은 본질적으로 효율과 거리가 멀며, 한 영혼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자원을 쏟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한다.
다음 세대의 영적 전쟁터가 된 AI
AI의 영향력은 다음 세대에게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보고서는 두 가지 위기를 집중 조명한다. 하나는 ChatGPT 없이는 과제물을 쓰지 못하는 학생들의 ‘윤리적 해이’다. 이는 단순한 표절을 넘어, 배움의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전인격적 교육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다. 교회와 부모는 AI의 결과물을 자신의 것인 양 속이는 것이 죄임을 분명히 가르치고, 성적보다 중요한 내면의 가치를 일깨워주어야 한다.
또 다른 위기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AI 챗봇에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현상이다. 보고서는 이를 우리 사회의 ‘깊은 외로움의 전염병’을 보여주는 징후로 해석하며, 더 많은 기술이 기술이 야기한 고립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교회의 유일한 해답은 의도적인 관계 투자다. 다음 세대가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AI가 아닌 신앙 공동체 안에서 나눌 수 있도록 실질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AI, ‘스마트 파트너’로 삼는 지혜
보고서는 AI에 대한 경고로만 그치지 않고, 지혜로운 활용의 가능성 또한 제시한다. AI는 교회의 ‘스마트 파트너’가 될 수 있지만, 엄격한 윤리적 원칙이 전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행정 업무는 AI를 활용하기 좋은 영역이다. 단, 자동화 시스템을 사람이 하는 것처럼 속여서는 안 되며(정직성), 성도가 섬길 수 있는 사역의 기회를 빼앗지 않는(대체 불가) 선을 지켜야 한다.
이민자 선교를 위한 실시간 번역 역시 기술을 하나님 나라 확장에 사용하는 훌륭한 예가 될 수 있다. AI 번역은 언어 장벽을 허무는 유용한 다리가 될 수 있지만, 깊이 있는 제자 양육은 결국 사람을 통해 이루어져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AI를 활용할 때는 교회 안의 창작자들을 먼저 존중하고, AI가 만들었음을 투명하게 밝히는 정직함이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ERLC의 가이드북은 AI라는 거울을 통해 교회가 자신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 보고서는 기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무비판적 낙관론을 모두 경계하며, 시대를 분별하고 사람을 더욱 깊이 사랑하라는 성경의 원칙으로 돌아갈 것을 요청한다. AI 시대, 교회의 과제는 기술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변치 않는 진리 위에 서서 사람을 섬기는 지혜를 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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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침례회, AI 시대 안내서
AI 시대의 그리스도인 (1) AI, 교회에 던져진 ‘거룩한 질문’
AI 시대의 그리스도인 (2) 목회자의 책상 위에 놓인 AI 유혹
AI 시대의 그리스도인 (3) AI와 씨름하는 다음 세대, 어떻게 도울까?
AI 시대의 그리스도인 (4) 교회 사역의 ‘스마트 파트너’ AI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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