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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쇼가 아닌 깊이 있는 신앙이 청년들을 교회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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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6-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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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풀러 신학교 제프 케어스 교수는 청년들이 위선을 거부하고 진정한 공동체를 찾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화려한 쇼가 아닌 깊이 있는 신앙, 즉 '살아있는 전통'을 원하며, 개인의 짐을 넘어 공동체에 소속되길 갈망한다. 교회가 경제적 고통과 같은 삶의 실제적 문제에 응답하고 리더십을 공유할 때, 다음 세대는 희망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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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깊이 있는 관계와 소속감을 갈망한다 (AI 생성사진)

"청년들은 교회를 싫어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종교 단체에 대해 상당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죠."

풀러 신학교의 제프 케어스(Jeff Keuss) 교수는 릴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약 10년간 진행된 대규모 연구를 통해 다음 세대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 내용이 카톨릭 온라인에 실렸지만 개신교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그의 책 제목인 『저항하는 희망, 살아내는 사랑(Defiant Hope, Active Love)』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사람들이 단순한 위로의 말을 넘어 '살아내는 사랑'을 갈망한다는 점을 담고 있다. 케어스 교수는 이것이 오늘날 청년들이 고립의 시대 속에서 관계를 갈망하는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았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청년들은 교회가 쌓아온 긍정적인 역할과 유산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들의 부모 세대가 신앙 안에서 성장하고, 자신들이 받았던 신앙 교육에 대해서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교회의 잠재력이나 과거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교회가 그들에게 유용한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청년들은 위선이나 비밀주의, 그리고 삶의 중요한 질문에 대한 대화를 꺼리는 태도를 용납하지 못했다.

오래된 공식과 새로운 현실

과거에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더라도,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면 다시 돌아온다는 인식이 있었다. 자녀들의 신앙 교육을 위해 교회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현상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것이 더 이상 보편적인 공식이 될 수는 없다. 전통적인 결혼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고 있는 지금, 교회가 '정상 가족'의 형태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구성한다면 많은 청년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청년들을 다시 교회로 이끌까? 케어스 교수는 '사명(Mission)'과 '멘토(Mentor)'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청년들은 단순히 교인들을 교육하는 것을 넘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즉 외부를 향해 열려있는 목적이 분명한 교회에 매력을 느낀다. 또한 윗세대의 지혜를 구하며, 교회 안에서 '살아있는 도서관'과 같은 인생의 선배들을 만나길 고대한다.

'전통주의'가 아닌 '살아있는 전통'으로

청년들이 얕은 신앙을 거부하고 깊이를 추구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케어스 교수는 '전통주의(Traditionalism)'와 '살아있는 전통(Traditionality)'을 구분했다. 전통주의가 마치 호박 속에 갇힌 것처럼 과거의 특정 시점에 신앙을 고정시키는 것이라면, 살아있는 전통은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새로운 것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엠마오로 가는 길 위의 제자들처럼 계속해서 여정을 이어가는 것이다.

청년들은 신앙의 뿌리가 깊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열매 맺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따라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드레일' 역할만 하는 전통주의보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안내하는 '가이드'가 되어주는 살아있는 전통을 갈망한다.

이런 맥락에서 가톨릭이나 동방정교회와 같은 예전적 전통이 주는 깊이와 역사성은 개신교 청년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고 교수는 지적한다. 신앙의 모든 무게를 개인이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나보다 더 큰 어떤 것'의 일부가 되는 경험은 큰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삶의 무게를 나누는 공동체를 향하여

케어스 교수는 청년들이 교회에서 찾는 네 가지 요소로 진정성, 공동체의 분명한 목적, 친밀감, 그리고 '분노'를 꼽았다.

청년들은 관계, 경제적 압박, 온라인 문화의 긴장감 속에서 느끼는 실망과 상처, 좌절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 그는 "오늘날 청년들의 경제적 염려는 그들의 영적 깊이나 경건함과 분리된 주변적인 문제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들의 신앙은 삶의 경제적 현실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리건 주의 한 교회가 "일자리를 찾도록 돕겠습니다"라는 간판을 내걸고 지역 사회의 선배들과 청년들을 연결해 준 사례는 교회가 어떻게 청년들의 실제적인 필요에 응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교회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청년들의 사회생활을 돕는 것은 초대교회부터 이어져 온 매우 오래된 교회의 역할이기도 했다.

결국 교회가 다음 세대와 함께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성경에서 희년이 언제나 격동의 시기에 선포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불안이 극에 달한 지금과 같은 때에, 오히려 교회가 가진 통제권을 내려놓고 자유를 주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양한 환대의 자리를 마련하며, 청년들에게 사역의 주도권을 과감히 넘겨줄 때, 교회는 비로소 다음 세대와 함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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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깊이 있는 관계와 소속감을 갈망한다 (AI 생성사진)

미주 한인교회에 던지는 메시지

케어스 교수의 연구 결과는 미주 한인 이민교회의 현실에 더욱 깊은 도전을 준다. 1세대의 헌신과 희생으로 세워진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1.5세와 2세들은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해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며 성장해왔다. 이들은 케어스 교수가 말한 바로 그 '청년들'이다.

부모 세대의 신앙을 존중하지만, 성공과 성취를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압박감 속에서 자신의 연약함과 분노, 경제적 불안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안전한 항구를 절실히 찾고 있다.

이제 미주 한인교회는 1세대의 신앙 유산을 '살아있는 전통'으로 다음 세대에게 건네줄 지혜를 구해야 할 때다. KM과 EM 사이의 조용한 복도를 허물고, 1세대의 삶의 지혜가 2세대의 고민과 만나는 '세대 간 멘토십'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 교회가 성공을 과시하는 전시장이 아니라 실패와 아픔을 끌어안는 병원이 될 때, 청년들은 비로소 그 안에서 참된 안식과 소속감을 느낄 것이다.

희생으로 세운 교회가 다음 세대에게 진정한 리더십을 이양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겸손함을 보일 때, 미주 한인교회는 이민 사회의 등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 속에서 세상을 밝히는 빛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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