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내 세속정치 혼란 - 극우 14%가 한국교회 대표? 미주한인교회는?
페이지 정보
탑3ㆍ2025-06-24 11:33관련링크
본문
[기사요약]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 결과, 한국교회 내 극우는 14%의 소수지만 대외적으로 과잉 대표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목회자는 책, 극우 성향의 성도는 유튜브에서 정치적 영향을 크게 받았다. 목회자의 정치 개입에 성도는 부정적이며, 교회 내 정치 대화가 관계를 악화시킨다고 느꼈다.

한국 사회의 주요 갈등 요소로 ‘이념 갈등’이 부상하며, 이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목회데이터연구소, 문화선교연구원, 한반도평화연구원이 기독교인의 정치 의식 지형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 [넘버즈] 292호 “기독교인의 정치 의식 지형 조사”는 “14% 극우 그룹이 전체 한국교회 이미지 과잉 대표한다!”라는 타이틀로 한국교회 내 정치 이념의 분포와 인식, 그리고 그 영향력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를 ‘매우 강한 보수’, 즉 극우로 인식하는 비율은 성도 14%, 목회자 13%로 나타났다. 이는 약 7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수치로, 실제로는 소수이지만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를 이들이 과잉하여 대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 형성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성도와 목회자 모두 ‘언론’을 첫손에 꼽았지만, 그 외의 요인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목회자는 ‘책’(49%)의 영향이 두드러진 반면, 성도는 ‘유튜브’(28%)와 ‘친구/지인’(26%) 등의 순으로 답했다. 특히 극우 성향의 성도 그룹에서는 ‘유튜브’의 영향력(44%)이 다른 어떤 그룹보다도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목회자는 적극 개입, 성도는 거리두기
교회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의견은 성도와 목회자 간에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성도의 과반(52%)은 ‘교회가 정치와 분리되어야 하며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지만, 목회자의 60%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교회의 정치 참여를 두고 목회자와 성도 간에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차는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태도에서도 드러났다. 성도들은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설교 중 정치 발언’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13%에 그쳤고, ‘시무교회 밖 개인적인 모임에서의 발언’은 42%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목회자 자신도 정치적 설교나 기도가 교회에 긍정보다는 부정적 영향(56%)을 더 크게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목회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목회자의 72%가 자신의 정치적 발언이 성도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성도는 34%에 불과했다. 약 3명 중 1명만 영향을 받는 셈으로, 목회자의 기대와 성도의 실제 반응 간에 간극이 존재했다.
정치 이야기는 교회 내 갈등의 씨앗
교회 내에서 성도 간 정치적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어떨까. 성도(71%)와 목회자(73%) 모두 10명 중 7명 이상이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해, 교회 내 정치적 논의에 대한 강한 거리두기 정서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태도는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 성향이 다른 교인과 토론을 해 본 성도 중 절반에 가까운 47%가 토론 이후 ‘관계가 멀어졌다’고 답했다. 정치적 대화가 공동체 내 관계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교회가 갈등을 넘어 연합과 돌봄의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정치라는 주제를 더욱 성숙하게 다루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목회자는 자신의 영향력을 과신하기보다 성도들의 정치적 감수성을 이해하고, 교회 내에서 정치적 주장보다는 성경적 가치를 중심으로 균형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미주의 한인교회들에 주는 교훈
이러한 한국교회의 상황은 미주 한인교회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미국 역시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이며 한국 정치가 한인 사회에 크게 영향을 주는 현상이 두드러지기에, 목회자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신하거나 성도들의 정치적 중립 요구를 간과할 때 교회 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특히 이민 사회는 세대별, 계층별로 사용하는 미디어나 정보 채널이 달라 이념적 차이가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목회자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강단에서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보다, 성도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실제적인 필요와 상처를 먼저 돌보려는 겸손한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
결국 이번 통계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은 교회의 본질을 지키는 것이다. 성도 절반 가까이가 정치 토론 후 관계 단절을 경험했다는 사실은, 이념이 신앙 공동체의 연합을 얼마나 쉽게 깨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경고등이다.
이민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한인교회가 정치적 이슈로 분열된다면 그 존재 이유를 잃게 될 수 있다. 교회는 특정 정당이나 이념을 지지하는 단체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영적 가족이다.
세상의 분열을 교회 안으로 가져오기보다, 복음의 능력으로 세상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평을 이루는 공동체로 굳건히 서는 것이 이 시대 미주 한인교회에 주어진 사명일 것이다.
ⓒ 아멘넷 뉴스(USAamen.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