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해봉 김종환 목사의 1주기 추모식 및 출판기념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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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3ㆍ2025-06-24 07:4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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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고 해봉 김종환 목사의 1주기 추모식 및 『처음의 노래』 출판기념예배가 6월 22일 뉴욕 메트로폴리탄연합감리교회에서 열렸다. 예배에는 설교, 추모 영상, 감사의 말씀, 책 해설 등이 이어졌고, 고인의 신앙과 예술, 청빈한 삶이 회중의 마음을 울렸다.

고(故) 해봉 김종환 목사의 1주기 추모식 및 출판기념예배가 6월 22일 주일 오후 4시, 고인이 협동목사로 섬겼던 메트로폴리탄연합감리교회(김진우 목사)에서 열렸다. 이길주 교수의 인도로 진행된 예배는 유홍장 목사의 개회 기도로 시작했다.
고인이 속했던 해외한인장로회 뉴욕노회 목사들이 참가하여 노회장 김천수 목사가 말씀을 전했으며, 박맹준 목사가 축도, 조경윤 목사가 식사기도 등의 순서를 맡았다. 이날 예배에는 고인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이 참석해 그의 삶과 신앙을 기렸다.
예배는 고인의 유고 시집 『처음의 노래』 출판을 기념하는 의미를 더했다. 현수정 교수는 ‘『처음의 노래』에 관한 소고’라는 제목으로 책의 의미를 설명했고, 고인의 사모인 한영숙 목사는 『처음의 노래』 책을 출판하며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추모 영상을 통해 고 김종환 목사의 생전 모습을 돌아보았으며, 그가 남긴 신앙의 유산을 마음에 새겼다. 헌금은 김종환 목사가 세운 바울세계선교회를 위해 쓰여진다고 알렸다.
고려교회 개척자의 길… 유홍장 목사 추모 기도
개회 기도를 맡은 유홍장 목사는 고 김종환 목사의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회중을 위해 기도했다. 유 목사는 기도에서 "고인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쟁, 4·19, 5·16 등 한국의 격동기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 와 맨해튼에 고려한인교회를 개척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아내인 한영숙 목사와 일심동체가 되어 마음과 뜻을 다해 목회하다 1년 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며 고인의 삶의 여정을 되짚었다.
유 목사는 또한 "깊은 슬픔 속에서도 고인이 남긴 유고를 정리해 『처음의 노래』라는 책으로 펴낸 한영숙 목사님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추모 예배를 통해 우리 역시 이 세상을 떠날 날이 멀지 않음을 깨닫고,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등불의 기름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성도가 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좌우로 치우치지 않던 삶”… 고 김종환 목사 추모 설교
말씀: 해외한인장로회 뉴욕노회 노회장 김천수 목사
김천수 목사(해외한인장로회 뉴욕노회)는 열왕기하 22장 1-2절을 본문으로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며’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고 김종환 목사를 "뉴욕노회에서 은퇴하신 선배 목사님으로, 뵐 때마다 조용하고 선비 같은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고인이 시와 그림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분인 줄은 몰랐으나, 이번에 출판된 시화집을 통해 그분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고인의 아내인 한영숙 목사가 남긴 "고 김종환 목사님은 세상의 명예나 부에 뜻을 두지 않고 사랑과 진실로 평생을 살아오셨다"는 말을 인용하며, 이것이 김종환 목사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말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삶이야말로 창조주이시며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모습"이라며, 김 목사가 신실하게 믿음의 길을 걸어온 분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교는 본문의 요시야 왕을 신앙인의 모델로 제시했다. 김 목사는 "요시야 왕의 삶에는 두 가지 중요한 신앙의 자세가 있다"며 첫 번째로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한 것’을 꼽았다. 이어 "정직의 반대는 거짓이며, 거짓은 마귀의 본성"이라고 지적하며 요한복음 8장 44절을 인용했다. 또한 잠언 30장에 나오는 아굴의 기도처럼 평생 ‘헛된 것과 거짓말을 멀리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거짓과 치열하게 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천수 목사는 "고 김종환 목사님 역시 요시야나 다윗처럼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사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추모 예배와 고인의 책을 통해, 한 믿음의 선조가 평생 하나님을 향해 몸부림쳤던 흔적을 경험하길 바란다"며, "우리 모두 주님만 섬기며 진실하게 살아가기로 결단하는 시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고 말씀을 맺었다.
삶과 신앙을 화폭에… 김종환 목사의 예술 여정
『처음의 노래』에 관한 소고: 현수정 교수
현수정 교수(미술사)는 ‘김종환 목사님의 책에 대한 소고’라는 제목으로 고인의 예술 세계를 조명했다. 현 교수는 "김종환 목사님은 명예나 성공보다 사랑과 진실을 택한 분이었고, 그 선택은 시와 그림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의 노래』가 단순한 회고집이 아니라, 고인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내적 실존의 기록이자 신앙의 실천, 기도의 형식’이라며, "이 책은 한인 디아스포라 문화사에 중요한 예술적, 신앙적 족적을 남길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현 교수는 고인의 예술 여정이 1970년대 한국에서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예술은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도구였다"며, "당시 담담하고 절제된 필치로 그린 풍경화들은 어려운 심정을 객관화하는 과정이었다"고 분석했다. 이후 1980년대 뉴욕의 미술학교에서 정식으로 공부하며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독자적인 예술 형식을 발전시켰고, 색채 구성과 공간 감각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고인의 작품 세계는 초기 풍경화에서 점차 기하학적 패턴과 추상 이미지로 수렴되었다. 현 교수는 대표작 ‘생명 도안’을 예로 들며 "동심원이 반복되는 이 작품은 우주적 기원과 신앙의 본질, 생명의 순환과 같은 이미지를 시각화한 수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태초’, ‘생명’ 연작에 대해서는 "기독교 신앙에 깊이 뿌리내리면서 인간 존재의 시작에 대한 메시지를 풀어냈다"고 설명하며, 바다처럼 깊고 산처럼 고고한 내면을 가졌던 ‘해봉(海峰)’이라는 그의 호와 작품 세계가 맞닿아 있음을 전했다.
특히 현 교수는 김 목사가 1982년부터 2001년까지 20년간 고려교회 주보 표지화를 직접 제작한 사실에 주목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신앙과 예술을 일상에서 실천한 ‘시각적 예배학’이었다"며,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아날로그적 감성의 작품들은 디지털 시대에 큰 편안함을 준다"고 말했다. 이 주보 표지화들은 『처음의 노래』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내년에 별도로 출판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현 교수는 "학도병, 유학생, 이민자, 목사, 그리고 화가였던 고인의 겹겹의 정체성이 입체적인 인간적 진실을 빚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의 노래』는 한국 디아스포라 교회사에 중요한 예술적 기록이자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며, "이제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진실한 노래를 부르는 것이 그분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일 것"이라고 말을 맺으며 고인의 삶을 되새기게 했다.
작은 생명에 담긴 복음… 김종환 목사의 마지막 고백
추모 영상 “영상으로 보는 김종환 목사님”
추모식에서는 고 김종환 목사의 생전 육성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었다. 영상 속에서 김 목사의 아내 한영숙 목사는 남편의 시 ‘어린 거미’, ‘참새’ 등을 낭독했으며, 김종환 목사는 "글의 자료를 하루살이, 참새, 어린 거미 같은 미물에게서 얻는다"고 밝혔다. 이어 "공원에 가면 유난히 참새와 하루살이가 나를 좋아한다"며, 이 작은 생명체들을 ‘한 세대의 동반자’로 여기고 그들의 짧은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축복을 발견하는 깊은 교감을 보여주었다. 자동차에 집을 지은 거미를 떼어내며 그 생존을 염려했던 일화를 통해 고인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김 목사는 육성으로 자신을 신라의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의 31대손으로 소개하며, "그래서인지 삶 전체가 고독하고 우울한 점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6·25 전쟁 당시 겪었던 아픔과 자신의 연약함을 솔직하게 나누었다. 그러나 "마음이 약한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으로 은혜를 입으면 강한 힘이 된다는 것을 체험했다"고 간증했다. 또한 "목사가 아니었다면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깨달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며 "자기가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야 진짜 목사가 된다"고 말해 깊은 자기 성찰에 기반한 목회 철학을 드러냈다.
영상의 끝부분에 김 목사는 이민 생활에 바빠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성도들을 위해, 농축된 신앙의 양식을 주고자 20년간 교회 주보를 직접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성도들을 향한 그의 세심한 사랑과 배려였다. 영상은 "이 사람은 잎만 무성한 나무, 맺은 열매라곤 허공에 그려 본 조각뿐"이라며 자신을 낮추고, "세상의 여정은 마옵시고 다스리시는 그 나라에서만 환하게 기억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고인의 겸허한 고백으로 마무리되었다.
아내가 전한 고 김종환 목사의 청빈하고 강직했던 삶
감사의 말씀 『처음의 노래』를 출판하며 – 한영숙 목사
고 김종환 목사의 아내인 한영숙 목사는 감사의 말씀을 통해 고인의 삶과 신앙, 그리고 책을 출판하게 된 의미를 회중과 함께 나누었다. 한 목사는 "김 목사는 1935년 일제 말기에 태어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14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이듬해 6·25 전쟁으로 집이 폭격당하며 15세에 고아처럼 살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먹고사는 문제와 학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과 진리 추구를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았다"며, 평생을 학문에 정진했던 고인의 모습을 전했다.
한영숙 목사는 고인이 돈이나 명예를 위해 자신의 진실을 속이지 않았던 강직한 성품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1980년대 미국에 와서 40대 중반의 나이에 생계를 꾸려야 했을 때, 그림 재능을 이용해 쉽게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그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 밤에 12시간씩 야채 가게에서 노동하며, 낮에는 미술학교를 다니는 고된 길을 선택했다. 이는 자기 재능조차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길 원치 않았던 김 목사의 청빈한 정신을 보여주는 일화였다.
고인의 삶은 헌신 그 자체였다. 15세에 미군 학도병으로 3년간 복무하며 폐결핵을 얻었고, 무인도에서 8개월간 생식을 하며 병을 이겨냈다. 이후 대한민국 육군에서 다시 3년간 복무하며 조국에 총 6년을 헌신했다. 남들보다 늦게 숭실대학교에 입학해서는 철학과 기독교교육을 공부했으며, 방학마다 농촌 교회를 찾아가 건물을 짓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를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김종환 목사의 신앙은 목회 현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아무것도 없이 맨해튼에서 교회를 개척했을 당시, 저축한 돈이 바닥나자 "선지자의 집에 양식이 떨어진 것은 영광"이라고 말하며 아내를 위로했다. 한 목사는 "그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평신도처럼 교회를 섬겼다"며, "그런 진실한 마음으로 살았기에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허락하셨다고 믿는다"고 고백했다.
한영숙 목사는 "'왜 죽은 사람의 책을 내며 고생하느냐'는 주변의 질문"에 대해, 신학자 황현수 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나누었다. 한 목사는 "'존재의 변이'라는 말을 듣고, 김 목사가 육신의 생명은 끝났지만 하나님 안에서 부활의 생명으로, 다른 형태의 존재로 내 곁에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함께 존재하는 새로운 생명으로의 전환임을 의미했다.
이 깨달음은 한 목사 자신에게도 새로운 사명을 일깨우며, "김 목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하나님이 태초부터 나를 목사로 부르셨고, 이 길의 동반자로 그를 보내주셨으며, 앞으로도 세상 끝나는 날까지 목사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가르쳐 주었다"고 말했다. 남편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남겨진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끝으로 한영숙 목사는 고인이 시작했던 '바울세계선교회'와 도서출판 '신앙과교회'를 통해 그의 사역을 이어가고 있음을 밝혔다. 한 목사는 "세상에 남은 시간 동안,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한에서 김 목사와 제가 함께해야 할 일을 해 나갈 것"이라며, "하나님 앞에 가는 날,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목사가 되어 있기를 기대한다"는 겸허한 소망을 전했다.
이어 "이 길에 성도들이 함께 기도하며 도와주리라 믿는다"며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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