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합법화 10년, 미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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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5-30 11:3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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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미국 동성결혼 합법화 10년, 전체 지지율은 68%로 안정적이지만 민주당(88% 지지)과 공화당(41% 지지) 간 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동성 관계의 도덕적 수용도 역시 유사하며, 특히 매주 예배 참석자는 낮은 지지(33%)와 수용(24%)을 보여 신앙적 고민을 시사한다.
맨해튼의 햇살 좋은 오후, 타임스퀘어 광장에는 여전히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사람들이 오가며 활기가 넘쳤다. 마치 여러 색깔이 어우러져 하나의 그림을 만들듯, 미국 사회도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용광로와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 용광로 안에서도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기류가 있음을 보여주어 관심을 끌었다.
미 연방대법원이 ‘오버거펠 대 호지스’ 판결을 통해 동성결혼을 전국적으로 합법화한 지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8%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하니, 표면적으로는 사회적 수용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듯 보였다. 2021년 이후 이 수치는 68%에서 71% 사이를 오가며 큰 변화가 없었다니, 정말 많은 미국인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바로 정치 성향에 따른 견해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성결혼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논쟁은 정치적 성향과 신앙에 따라 뚜렷한 시각차가 존재한다.(AI 생성사진)
깊어지는 정당 간 시각차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동성결혼 지지율이 역대 최고치인 88%까지 치솟았다. 이는 이전 최고 기록보다도 1%포인트 높은 수치라고 하니, 그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가 거의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듯했다. 무당파 역시 비교적 꾸준한 지지세를 보여 현재 76%로, 역대 최고치에서 불과 1%포인트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들만 보면 미국 사회가 동성결혼에 대해 거의 합의에 이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층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021년과 2022년, 55%까지 올라갔던 지지율이 점차 하락해 현재는 41%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로 인해 동성결혼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층 간의 격차는 무려 47%포인트에 달했는데, 갤럽이 이 조사를 시작한 29년 만에 가장 큰 차이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한 지붕 아래 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꾸는 듯한 모습이랄까.
도덕적 수용도, 신앙인의 고민
동성 간 관계에 대한 도덕적 수용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인 전체의 64%가 동성애 관계를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지만, 이 역시 2022년의 71%보다는 다소 낮아진 수치였다. 여기서도 정당 간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민주당 지지자의 86%가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하다고 답한 반면(이 또한 역대 최고치), 공화당 지지자는 38%만이 그렇다고 답해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화당 지지층 내에서는 2022년 56%를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우리 신앙인들에게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종교 활동 참여 빈도에 따른 차이였다.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비율이 33%, 동성 간 관계를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하다고 보는 비율은 24%에 그쳤다. 이는 미국 사회 전체의 흐름과는 분명한 거리가 있는 결과로,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말씀을 따르려는 이들의 고민과 세속적 가치관 사이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듯했다. 세상의 변화 속에서 믿음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동성결혼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지지율은 안정적으로 보일지라도,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치적 성향과 신앙에 따라 뚜렷한 시각차가 존재하며, 특히 그 간극은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앞으로 이 문제가 미국 사회와 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기도하며 지혜를 구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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