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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섭 목사 “성장보다 본질이 중요. 작은 교회의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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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3-12-0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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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미국 주류 교계 및 한인 교계에서도 유행처럼 번지는 말이 있다. 바로 ‘작은 교회’다. 하지만 어떤 것이 과연 작은 교회의 본질인지, 단지 크기만 가지고 그렇게 부르는 것인지에 관해 대부분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이런 가운데 작은 교회의 정체성과 중요성 그리고 이를 확장하는 일에 헌신을 다하는 목회자가 있다. 최호섭 목사(뉴욕영락교회)는 작은 교회 연구소 등을 통해 기성 교회에게 작은 교회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최호섭 목사가 말하는 작은 교회, 그리고 왜 우리는 이런 교회 형태를 주목해야 하는지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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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 연결과 도움 사역을 펼치는 최호섭 목사  © 크리스찬투데이 

 

▶작은 교회 연구소에 관한 소개를 부탁한다

 

▷한 마디로 교회 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기도하다가 받게 된 응답이다. 섬기고 있는 뉴욕영락교회가 올해 40주년을 맞이한다. 동부의 이민역사는 서부보다 비교적 짧기도 하지만 나름 오랜 역사가 있다. 하지만 90년대를 지나면서 교회의 저성장이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2대 담임으로 부임했는데 계속해서 저성장의 기조는 바뀌지 않더라. 그래서 부임 후 10년이 가까워졌을 때 하나님께서 이 교회와 내게 주신 사명에 대해 기도했고, ‘섬김’이란 응답을 받았다.

 

당시 교회가 작은데 어떻게 ‘섬김’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그것은 곧 핑계라는 마음을 주셨다. 크기, 소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의 정체성에 ‘섬김’이라는 DNA가 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품고 이민 교회를 섬기기로 했고, 그때부터 작은 교회와 목회자 그리고 성도를 섬기기로 결심했다.

 

사정이 나은 교회가 어려운 교회를 섬기면 받는 쪽에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형편이 비슷한 교회끼리 서로 섬길 때 그것이 도전이 되고 부담이 덜하다는 것을 봤다. 그래서 지난 5년간 매주 화요일 목회자(사모님 포함) 기도 모임을 시작했고,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세미나와 모임을 열면서 지금까지 계속 ‘섬김’을 사명으로 작은 교회와 함께하는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작은 교회란 단지 크기에 따른 구분인가? 아니며 그 안에 담긴 참 뜻이 있다고 보는가?

 

▷표면적으로 규모로 그렇게 부를 수 있다. 우리 연구소가 우선적으로 사역 대상으로 삼는 것은 크기면에서 작은 교회다. 아무래도 도전이 많고, 목회자들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 물질적으로 형편이 넉넉치 못하고 내적으로도 많은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작다고 해서 그것이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작은 교회지만 강한 교회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크기를 보시는 것은 오직 주님이다. 따라서 작은 교회를 말하는 것은 단지 규모에 따른 표현이지 규모가 우리의 방향성과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역이 혹시 반 대형교회주의로 볼 수 있는 가능성도 크지 않나?

 

▷작은 교회 연구소가 지향하는 것은 절대로 반 대형교회주의가 아니다. 주님의 집에는 큰 그릇, 작은 그릇도 다 그 용도에 맞게 쓰인다. 일차적으로 작은 교회 연구소는 규모면에서 작고 어려움 가운데 있는 교회와 목회자를 섬기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외형적으로 큰 교회를 지향하는 연구소는 아니다.

 

미국 교회 중 세이비어 처치라고 있습니다. 교회의 규모는 다른 대형 교회와 비교할 때 외형적으로 굉장히 작다. 하지만 이 교회가 행하는 사역은 다른 대형 교회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연구소는 메가 처치보다는 마이크로 처치의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 

 

▶특별히 팬데믹 이후 작은 교회가 강조되는 것은 어떤 이유인가?

 

▷팬데믹을 지나면서 교회 환경이 바뀌었다. 하드웨어 중심 교회를 세워 가다가 팬데믹 이후 건물이나 성도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 분명히 생겼다.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교회로 변하고 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은 교회의 규모를 떠나 동등한 복음을 전파 선상에 있게 만든다. 

 

큰 방송국을 통해 복음을 방송하는 시대에서 이제는 누구나 개인 휴대전화만 있다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제 어느 시점이 오면 기존의 큰 하드웨어가 너무 커서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온다. 역사적으로 대형 교회는 타락하고, 교회가 다시 작아질 때 그 본질의 목적을 찾기 시작했다. 외형적인 교회의 대형화 시대는 점점 막을 내리고 있다. 특히 미주한인교회는 이민자의 감소, 인구수의 감소, 세속화로 인한 복음 전파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교회가 작아지고 있다.

 

이미 교회가 작아지는 현상은 시작됐다고 본다. 예전에 ‘교회 성장’이 강조되며 이를 이름으로 하는 연구소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교회가 작아지는 시대 속 어떻게 그 정체성을 지키고, 살아나가며 계속해서 본질의 사명을 감당할지를 연구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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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가 모일 때 복음 전파의 힘은 커진다.  사진=최호섭 목사 제공  © 크리스찬투데이

 

▶교회 정체성에 관한 강조를 했다. 구체적으로 작은 교회가 이런 정체성 확립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과거엔 대형 교회 목회자를 보고 신학교를 가곤 했다. 그래서 외형적인 성장을 목회의 성공으로도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이제는 신학생 숫자도 줄고, 교회도 줄었다. 하지만 그동안 교인 수, 교회 크기, 재정 여유 등 비 본질적인 것에 눈을 빼앗겼던 교회가 서서히 시선을 회복할 좋은 시기가 왔다.

 

교회의 본질이 크기나 수의 힘이 아니라, 그 본래의 사명을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되어야 한다고 볼 때, 외형 확장이나 세 불리기에 목적을 두지 않는 작은 교회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바울이 로마를 복음화 할 때 도운 수많은 소 아시아의 작은 교회들. 로마시대 지하의 카타콤 교회가 로마에 침투해 로마를 끝내 복음으로 변화시킨 것에서 작은 교회의 중요성을 본다.

 

▶작은 교회를 연결하고 위로하는 사역이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작다는 것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하드웨어 유지 부담이 적다. 사역에 관한 재정을 너무 많은 하드웨어에 쏟지 않기 때문에 복음 사역에 더 효과적으로 재정을 배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팬데믹 당시 대면 예배 인원 수의 제한이 있었을 때, 작은 교회는 인원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들을 연결하면 특정 교회 중심이 아닌 여러 작은 교회가 함께하는 공동체 형성도 가능하다.

 

지난 10년간 매년 한 차례 ‘맨해튼 여름연합선교’를 맨해튼 지역에서 3일간 실시하고 있다. 해외선교에 부담이 있는 교회들이 맨해튼에서 전 세계인을 상대로 선교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런 연합사역을 통해 작은 교회들 간 친목과 복음을 향한 귀한 동역이 이뤄지고 있다.

 

나 혼자일 수밖에 없는 외로운 목회 환경이 서로를 돌아보고 격려하고 위로하는 중보기도를 하는 공동체로 발전했다. 이렇게 모인 목회자들의 시선에는 경쟁이 아닌 협력과 동역, 위로와 격려가 담긴다. 이것이 바로 작은 교회의 연결, 위로 사역의 힘이다.

 

▶끝으로 작은 교회를 비전으로 삼고 개척하려는 목회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신학교를 가지 않는 시대가 왔다. 교회도 개척하려 하지 않는다. 목회자는 여전히 작은 교회를 꺼린다. 그러나 이런 시대에는 오히려 신학교를 가려는 사람들이 주목받는다. 얼마나 많은 목회자를 배출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본질에 충실한 목회자를 세울 것인가에 교회의 미래가 담겨 있다.

 

작은 교회를 개척하고 섬기는 것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려움이 있고 도전이 있겠지만 기독교 역사는 항상 위기와 도전 속에서 본질을 찾아왔다. 작지만 강한 교회, 작지만 주님이 주신 대사명을 지켜 행하는 교회를 세우려는 이들 모두에게 주님의 진정한 축복과 은혜가 가득하길 기도한다. 

 

최호섭 목사는 고등학교 때 도미 후 Nyack 컬리지, Drew 대학, 토론토 대학 등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훈련도 모두 미국에서 받았다. 해외 한인장로회(KPCA)에서 안수를 받고 개척 교회를 섬겼다. 2008년 뉴욕영락교회 2대 담임 목사로 부임, 지금까지 15년 넘게 교회를 섬기고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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