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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목사 신학논평 “영혼 취침설, 그리고 궁극적 구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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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ㆍ2017-03-1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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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환송예배보다는 장례예식  

 

29e0b870de1de55181141bc9cc55b535_1489891146_49.jpg최근 미주한인교계에서는 두 가지 신학적 논쟁이 있어왔다. 하나는 ‘천국환송예배’라는 용어가 정당한 것이냐 아니냐와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 번 받은 구원이 취소될 수 있느냐 아니냐’이다.

 

모두 기독교의 핵심교리인 구원론이 이슈가 되고 있다. 기독교 역사에서는 교리논쟁 때문에 수많은 인명이 처형되는 비극도 여러 번 있었다. 특히 금년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인데 종교개혁 역시 중심 이슈가 바로 구원론이고 구원교리 논쟁이었다. 

 

‘천국환송예배’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주장은 그 죽은 사람의 영혼이 천국에 입성했는지 못했는지를 알지 못하니까 그런 용어를 쓰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필자와도 친분이 있는 장로 한 분이 일간신문 광고를 통하여 그런 주장을 강력하게 제시했다. 

 

이 문제는 결론부터 말한다면 ‘장례예식, 입관예식, 하관예식’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세례예식, 성찬예식, 목사 안수예식, 임직예식, 결혼예식 등 교회의 예전용어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천국환송예배라고 해서 죄를 짓는 일은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보내는 유가족들에게는 위로가 되고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전도의 효과가 있지 않은가. 언어는 논리성을 뛰어 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천국환송예배 용어를 반대하는 이론적 근거로, ‘죽으면 영혼이 바로 천국에 가는 것이 결코 아니라 마지막 부활 때까지 잠을 잔다’는 ‘영혼 취침설’(soul sleeping theory)을 제시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이다. 그것은 전혀 건전한 기독교교리가 아니다. 주요 개신교단들은 신자가 죽으면 바로 낙원(paradise)에 가게 된다는 말씀을 그대로 믿는다. 

 

예수님도 십자가 동창생 강도에게,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23:43)고 명확하게 선언하셨다. 나사로가 죽었을 때에 예수님께서, “우리 친구 나사로가 잠들었도다”(요11:11)고 하신 말씀 등에 근거하여 영혼 취침설을 주장하지만 그것은 사실적 표현이 아니고 은유적 표현일 뿐이다. 그 바로 다음에 나오는 성경말씀이 이를 명확하게 풀어주고 있다. 

 

□ 구원론의 다양한 주장들 

 

두 번째 논쟁은, ‘한 번 받은 구원이 취소될 수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이다. 한국의 총신대학교가 목회자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로 받은 구원이 중도에 취소될 수 있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더니 47.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것과 관련된 논쟁이다. 설문에 참여한 목사들의 81%가 장로교회 소속이었다. 성결교회, 감리교회, 순복음 교회 목회자들은 당연히 ‘취소될 수 있다’는 답변을 했을 것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장로교회 목사들 가운데 33.5%가 ‘한 번 받은 구원도 취소될 수있다’는 주장에 찬성한 것은 확실히 상당히 큰 교리적 지진에 해당된다.

 

장로교회는 ‘성도의 견인’(perseverance of the saints) 곧 한 번 받은 구원은 궁극구원이요 결코 빼앗기지 않게 된다는 것을 확고한 교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칼뱅의 <기독교 강요>와 이를 근거로 교리체계를 만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 강조된 오대교리 곧 ‘TULIP’의 마지막 조항에 해당된다. 근년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도 그 선주가 바로 이 궁극구원론 곧 구원취소불가론을 지나치게 강조했던 ‘구원파’ 교회 교주였다.

 

그런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정통장로교회는 여전히 한 번 받은 구원은 궁극구원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성경말씀들이 적지 않게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혼구원론에 대하여는 타종교와 무신론을 포함하여 다양한 견해들이 있어 왔다. 인간은 누구이건 어떤 종교를 믿건 죽으면 그 영혼이 궁극적으로는 구원받게 된다는 보편적 구원론, 기독교가 구원의 확실한 길이지만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는 로마 가톨릭교회, 양심과 율법에 따른 선행으로 구원받게 된다는 주장,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받는다는 견해, 하나님께서 미리 예정하시고 선택하여 부르신 사람들만 구원받는다는 교리, 자기네 교회나 교파에만 구원이 있다는 14만 4천론자들....아니, 아예 인간은 죽으면 영혼도 없고 부활도 없고 따라서 하나님 나라가 전혀 없다는 무신론 공산주의자들의 선언도 있어왔다. 이 가운데 어떤 ‘구원론’을 믿느냐는 물론 각 종교, 각 교단, 각 이데올로기, 그리고 개인들에 따라 다르다.

 

□ 구원계획 변경은 절대주권자의 권한 

 

한 가지 더 말해야 한다. 구원은 누가복음 15장의 ‘잃은 돈’ 비유처럼 하나님의 일방적 예정과 은혜로 받기도 하고, 탕자의 비유처럼 타락한 자의 결단으로 받기도 한다. 그리고 잃은 양의 비유처럼 하나님의 부르심과 잃은 양의 응답으로 받게도 된다. 구원과정을 획일적 원리로만 설명하던 것을 넘어 인간 하나 하나가 절대적 생명이라는 점에서 전개한 ‘개별성중심의 구원 패러다임’이다. 영원한 구원에 이르는 길은 목적지는 같으나 그 도달과정은 개인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뜻이다. 

 

그런 시각에서 볼 때, ‘한번 받은 구원은 궁극적 구원’이라는 논리에 대하여 그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 구원사건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역할 축소, 인간의 자유 의지적 참여가 전적으로 부인된 것, 도덕폐기론(antinomianism)의 폐해 등을 극복해야 한다. 그런 신학자들이 바로 아르미니우스이고 요한 웨슬리이고 칼 바르트이다. 

 

특히 이민교회는 목회자들이 어떤 한 가지 구원론만 주장하여 설교하기가 어렵다. 어느 교회에나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오순절교 등의 출신들이 모두 모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 목회현장적 고민을 거쳐 생성된 것이 바로 ‘개인마다 구원과정 곧 은혜의 작용 방식이 다르다’는 원리이다. 

 

지금까지의 구원론은 획일적 원리만으로 설명하려는 데서 무리가 있어 왔다. 구원은 절대주권자 하나님의 전적인 권한이시라는 단일원리가 대전제이지만 구원받는 도정(ordo salutis)도 기계적으로 결정하신 것은 아니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실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 하나 하나의 구원체험과정은 천차만별적이라는 설명이다. 거듭 말한다. 성경이 가르치는 영원한 구원은 절대 주권자이신 성삼위 하나님께서 결정하신다. 그런데 그분은 큰 틀에서는 하나의 원리 혹은 경륜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도록 하셨다. 그러나 그 구원과정은 개인 개인에 따라 다르다. 특히 은혜와 믿음의 작용방식이 천차만별로 다르도록 경륜하셨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양처럼, 어떤 사람은 돈처럼, 어떤 사람은 아들처럼....다양한 방식으로 구원받게 된다. 

 

따라서 절대 주권자이신 성삼위 하나님께서는 궁극구원의 계약을 파기하실 수 있는 권한도 있으신 분이시다. 궁극구원을 취소하시는 것 역시 성삼위 하나님의 절대주권행사의 한 부분으로 이해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정근(성결교회 목사)

대표저서 <목회자의 최고 표준 예수 그리스도>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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