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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신앙' 시대, 제도보다 가치를 따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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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4-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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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인들이 교회를 떠난다는 소식, 자주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코넬대 연구진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들이 세속적 합리성을 택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개인의 가치관에 더 잘 맞는 영성을 추구하며 제도권 종교를 떠나는 '놀라운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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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히 교회가 싫어서가 아니라, 개인의 성스러움, 타인에 대한 관심 같은 더 깊은 가치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종교 기관들이 점점 관료적이고 경직되며 정치색까지 띠면서, 개인이 추구하는 의미와 충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치 '나만의 종교(DIY religion)'를 직접 만드는 모습이다.

 

코넬대 사회학과 랜던 슈나벨 교수가 주도한 연구 "철창에서 벗어나기: 미국 종교의 개인화"는 이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미국 청소년들의 종교 성향 변화를 추적한 전국 청소년 및 종교 연구(NSYR) 데이터를 활용했다. 미국 내 '종교 없음(nones)' 인구 비율이 수십 년 만에 20명 중 1명에서 4명 중 1명 이상으로 급증한 배경을 파헤쳤다.

 

개인적 가치와 충돌하는 제도권 종교

 

연구 결과, 종교 예배 참석률 같은 제도적 측면은 급격히 감소했지만, 혼자 기도하는 빈도나 신에 대한 믿음 같은 개인적 신앙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즉, 제도적 참여와 개인적 실천 사이의 간극이 점점 벌어진 것이다. 종교 소속감도 크게 떨어졌지만, 명상 실천은 오히려 약 10%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은이들은 종교 기관이 자아실현을 억압하고, 성소수자를 소외시키며, 여성을 제약하거나 위선적인 모습을 보일 때 깊은 갈등을 겪었다. 특히 타인에 대한 배려나 개인의 존엄성 같은 자신의 핵심 가치와 종교적 헌신이 충돌한다고 느낀 것이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예견했던 관료주의의 '철창(iron cage)'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진행한 심층 인터뷰는 이런 통계적 패턴을 생생하게 뒷받침했다. 예를 들어 '크리스'라는 청년은 16세 때는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두었지만, 대학 진학 후 교회의 동성애 관련 가르침에 불편함을 느꼈다. 결국 그는 너무 정치적이고 배타적이라고 느낀 교회를 떠났지만, '그것을 신이라고 부르든 아니든' 더 위대한 존재에 대한 믿음은 계속 간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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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신앙'을 찾아가는 여정

 

이러한 제도 종교 이탈 현상은 동성애 결혼이나 낙태 권리를 지지하는 진보 성향 응답자들 사이에서 더 가파르게 나타났다. 하지만 중도나 보수 성향 응답자들 사이에서도 감소세는 분명히 확인됐다. 특정 정치 성향을 넘어선, 광범위한 세대적 변화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슈나벨 교수는 이 현상이 "세상이 탈주술화(disenchantment)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아닌 다른 것을 통해 재주술화(re-enchantment)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즉, 신앙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과 도덕적 신념에 따라 영성, 의미, 공동체를 찾는 대안적이고 역동적인 탐색 과정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미국 종교의 개인화(individualization)'라고 명명했다. 단순히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개인주의(individualism)'와는 다르다. 오히려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 역설적으로 타인과의 더 깊은 연결로 이어진다는 개념에 가깝다. 연구진은 이런 제도화된 종교에서 개인화된 신앙으로의 전환이 수 세기에 걸쳐 진자처럼 반복되어 온 역사적 흐름의 일부라고 보았다.

 

역사적 흐름 속의 신앙 개인화

 

돌이켜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 미국 종교는 제도화와 관료화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1960년대 반문화 운동과 함께 개인의 자아실현과 권리를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졌다. 이에 일부 보수 종교 세력(특히 기독교 우파)이 개인의 자율성, 특히 성(gender)과 섹슈얼리티 문제에 강하게 반발하며 정치적으로 대응한 것이 오히려 젊은 세대의 반감을 사며 제도 이탈을 가속화시킨 측면도 있다.

 

특히 오늘날 젊은 세대는 과거 세대처럼 정해진 길(결혼, 직업, 부모의 종교)을 따르기보다, 스스로 인생의 의미와 신념을 탐색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인터넷과 정보의 확산, 정체성의 세계화 속에서 이들은 더 자유롭지만 동시에 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성인기를 맞이하는 셈이다.

 

이러한 '신앙의 개인화' 흐름은 미국 사회뿐 아니라, 이곳 뉴욕의 한인 기독교 공동체에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신앙의 부재가 아니라, 때로는 더 깊은 영적·도덕적 고민 때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는 우리 한인교회가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일 것이다.

 

(AI 생성사진) ⓒ 아멘넷 뉴스(USAam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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