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 아메리카, 복음주의의 부상과 가톨릭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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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2ㆍ2025-05-03 05:58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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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가톨릭의 본거지였던 라틴아메리카에서 복음주의 교회가 급성장하고 있다. 생동감 있는 예배, 직접적인 메시지, 공동체 중심의 사역은 전통적 가톨릭에 실망한 이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가톨릭의 본거지였던 라틴아메리카에서 복음주의 교회가 급성장하고 있다.(AI 생성사진)
불이 꺼진 듯한 대형 체육관 무대 위, 다섯 명의 찬양 인도자들이 뜨거운 찬양으로 무대를 밝힌다. 페루 리마 중심에 위치한 아마우타 콜리세움. 한때 미스 유니버스 대회와 팝 콘서트가 열리던 이곳은 이제 복음주의 예배의 중심지로 바뀌고 있다. 좌석의 절반도 채 되지 않지만, 2만 석 규모의 체육관에 모인 인원은 대부분의 가톨릭 미사보다 수십 배 많은 숫자다.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는 QR 코드와 함께 헌금 계좌가 띄워지고, 설교자는 리더십 과정 등록을 권면하며 복음의 실천을 강조한다.
라틴아메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가톨릭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1950년대 94%에 달하던 가톨릭 인구 비율은 2013년 기준 69%로 하락했다. 인구수는 늘었지만, 비율은 급감한 것이다. 그 사이 복음주의 교회들은 작고 큰 예배당에서 역동적으로 성장해왔다. 찬양, 설교, 공동체의 문화는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와 도시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 신앙의 형식이 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인구 통계의 문제가 아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미 최초의 교황이었고, 따뜻한 인간미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교황의 인기와는 별개로 가톨릭 교회는 변화하는 사회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도시화, 개인주의 확산, 다양한 가족 형태의 등장 등은 신앙의 표현과 공동체의 형태에 새로운 방식을 요구했다. 복음주의 교회는 그 지점에서, 신속하고도 친밀하게 반응해 왔다.
가톨릭 교회는 이슈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점차 대중과 거리감을 가지게 되었다. 동시에 아동 성범죄 사건과 같은 충격적인 뉴스들은 교회의 도덕적 권위를 심각하게 흔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미 생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가난한 자와 정의를 위한 투쟁은 가톨릭이 자랑해온 유산이지만, 엘리트 계층과의 충돌은 교회 내부에서도 긴장감을 높여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복음주의 교회는 보다 단순한 메시지, 즉 회개와 변화, 그리고 하나님과의 개인적 관계를 중심으로 세워져 왔다. 가톨릭 사제가 되기 위한 엄격한 요건과는 달리, 복음주의 공동체에서는 은사와 카리스마가 사역자의 자격을 대신하기도 한다. 거리의 한복판에서도, 작은 가정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은, 복음을 보다 빠르게 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라틴아메리카 복음주의는 특히 중하층 서민과 청년들에게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 하나님을 통해 회복을 체험하는 이들은 단순히 교회를 바꾼 것이 아니라, 삶의 중심을 바꾼 것이다. 어떤 이들은 복음주의 교회의 음악과 찬양에, 또 어떤 이들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메시지에 깊이 공감한다. 이는 단지 예배의 형식이 아니라, 복음의 접근 방식에 있어 유연하고도 깊이 있는 변화가 일어난 증거다.
이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죽음 이후, 라틴아메리카 가톨릭의 미래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다음 교황이 누구냐는 논쟁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교회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공동체로 남을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이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 복음주의는 이 질문에 오랫동안 한 가지 확신을 가지고 응답해 왔다.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계시며, 복음은 언제나 모든 사람을 향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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