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 "만나교회 사역을 중심으로 본 all-line 시대 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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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ㆍ 2021-04-1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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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교회의 사역을 중심으로 본 all-line(online+offline)시대의 목회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담임), 한복협 4월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 발표문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4월 월례 조찬기도회 및 월례발표회가 9일 오전 7시 강변교회(담임목사 이수환)에서 열렸다. 다음은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담임)의 발제문이다.
1. 예상치 못한 변화 vs. 당겨진 변화
코로나19로 인해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상을 맞이한 지 1년을 훌쩍 넘겼다. 첫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2주 정도 지나면 교인들을 다시 예배당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기약 없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런 혼란스럽고 당황스런 상황 가운데 교인들에게 첫 목회서신을 보냈다. 준비되지 않은 채 겪은 ‘당황스러움’이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설 순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을 보내며 담담하게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 중 하나인, 새들백 교회(Saddleback Church)의 릭 워렌(Rick Warren)목사, 라이프 교회(Life Church)의 크레이크 그로쉘(Craig Groeschel)목사, 엘리베이션 교회(Elevation Church)의 스티븐 퍼티크(Steven Furtick)목사는 그들의 설교에서 모두 동일하게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코로나 사태 이후의 교회의 새로운 모습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미국의 공신력 있는 교회연구소인 Lifeway Research의 책임을 맡고 있는 톰 라이너(Thom S. Rainer)는 코로나 19 속 나타날 교회 사역의 변화에 대해 아홉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사역의 단순함, 둘째는 교회 밖에 대한 관심증가, 셋째는 예배 인원의 감소, 넷째는 지 교회 확대, 다섯째는 디지털 사용 능력에 대한 수요 증가, 여섯째는 가나안 교인(straggler)에게 더 많은 초점을 맞추게 될 것, 일곱째는 온라인 예배에 집중하게 될 것, 여덟째는 사역자들의 목회훈련에 새로운 콘텐츠를 만다는 훈련이 추가 될 것, 아홉째는 목회자들이 더 이상 뒤에서(second-chair)에서 뒷짐 지고 있지 못하고, 좀 더 평등한 상황에서 함께 사역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만나교회 역시 새로운 세상을 대하며 지난 1년 간 치열하게 변화하고, 사역했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함께 모여 예배하는 공동체가 곧 교회였던 전통적 사고를 뒤엎고, 더 이상 교회가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교회의 정체성을 흔들어 놓은 변화의 시작이다. 이런 불가피한 변화들에 대해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응답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목회 전반에 걸쳐서 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준비해야 하는 때가 되었다. 새로운 상황은 단지 예배의 변화 뿐 아니라, 전반적인 목회 영역에서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사회적 시스템이나 신앙적 환경이 절대로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로 인해 단지 앞당겨졌을 뿐이지, 결코 새롭거나 오지 않을 상황이 찾아온 것은 아니다.
첫 비대면 예배를 드리던 때, 한국 교계는 ‘온라인 예배’ 혹은 ‘오프라인 예배’를 주장하는 사람들 간의 논쟁과 갈등이 심각했다. 그러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목회적 환경 속에서 ‘온라인’이냐 아니면 ‘오프라인’이냐를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제 전혀 새로운 교회, 전혀 새로운 목회적 시도인 ‘올라인(all-line)’을 생각하며 다가오는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교회 전반에 걸쳐 ‘온라인’에 대한 요구는 코로나 이전 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온라인’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올라인’이라 함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사역을 가능하게 하는 사역을 의미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에게 교회생활과 가정생활 사이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과 교회라는 양 극단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중간에 균형추를 놓으면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무게추가 가정이나 교회로 쏠릴 경우에 중간에만 놓여있는 추로는 균형을 잡을 수 없다. 한쪽에 치우쳐 균형이 무너졌다면 추를 움직여 다시금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다시 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추를 옮겨 맞추면 된다. 끊임없이 내 삶의 무게를 이동하며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같은 이치를 온라인(비대면)과 오프라인(대면) 교회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했던 때는 이 고민이 필요 없겠지만,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이미 올라인의 상황을 겪고 있다. 오프라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온라인 쪽으로 추가 움직여야 한다. 어느 정도 오프라인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이전 상황보다는 추를 한쪽에 쏠리게 놓을 필요는 없다.
코로나가 진정이 되어 이전처럼 오프라인이 모든 게 가능한 상황이라면 어떨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미 올라인의 상황을 경험한 교회는 오프라인 쪽에만 추를 놓아둔다면 점점 균형이 무너질 것이다. 사회적 상황이나 교회의 상황에 따라, 사역의 특성에 따라, 성도의 생활 패턴에 따라 균형을 잡는 추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올라인교회가 필요한 이유이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있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자료이다. 가장 생생하게 기억이 살아 있는 이 때, 코로나19가 발생했던 처음 상황으로 돌아가 당황스러웠던 순간들을 되짚어보자. 그리고 전혀 새롭게 펼쳐지는 맞이할 준비를 하자. 누구도 다가오는 세상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측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앞당겨진 변화에 대해 적응하고 응전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2. 모든 변화는 ‘교회론’에서 시작된다
앞서 말했듯이,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교회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뜨거워졌지만 온라인교회는 ‘코로나 때문에 출현한 것’이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그 논의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2019년 2월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세계 1위다.또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 언론수용자의식조사’를 보면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하루에 인터넷(PC와 모바일)과 메신저를 이용하는 시간은 161.8분이다.즉 한국인 100명 중 95명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2시간 42분 정도를 온라인상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섬기고 있고, 선교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사람들은 이미 그 어떤 곳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30년 전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아주 인상적인 신약학 과목을 수강하게 됐다. 로버트 쥬엣 교수는 “현대 영화 속에 나타난 바울사상”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다. 그리고 미국 사람들에게 아주 보편적으로 알려진 일반 영화를 가지고 바울 사상을 풀어나간 것이다. 당시 미국에는 1년에 2억 개 정도의 비디오테이프가 판매되고 있었는데, 사도바울이 이 시대에 살아있다면 ‘영화’라는 매체를 가지고 선교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강의를 풀어간 것이다. 한 생명이라도 더 얻기를 원했던 사도바울에게, 가장 용이하게 선교대상에 접근할 수 있는 매체는 가장 매력적인 선교의 도구가 아니었을까?
만나교회는 코로나19 상황 이전부터 미디어교회를 만들어 건물이 아닌 곳에서 미디어로 예배하고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섬기는 일에 힘써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만나교회 가지고 있는 교회론으로부터 기인한다.
교회중심적인 교회가 아니라 선교중심적인 교회를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물에 한정된 교회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교회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교회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 즉 목회적 영역과 신앙의 패턴이 변화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만나교회는 창립기념일 때마다 교회론에 집중해 설교하고 교인들을 가르쳐 왔다. 교회론은 우리들에게 분명하게 말한다. 우리 교회가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할지, 하나님이 우리 교회를 통해 무엇을 이루시기 원하는지, 이 시대에 우리 교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계속 묻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과 고민을 통해 이미 시작된 미디어 예배는 예배를 위해 모일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길을 찾아 주었다. 이전의 미디어 예배는 예배 실황을 중계해주는 정도의 역할을 했었지만 이제는 예배의 구성과 메시지가 모두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이루어져야 할 정도로 미디어 예배의 중요성이 커졌다. 코로나19는 모든 교회로 하여금 이러한 변화들을 피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을 흩어지게 했지만 하나님은 흩어진 곳에서 예배하게 하셨다.
우리가 논쟁의 주제로 삼았던 ‘온라인 예배’라는 것도 선교적 틀에서 보면 가장 효율적인 선교의 매체임에 분명하다. 그동안 교회가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미디어 영역’은 어쩌면 선교를 등한시한 교회의 직무유기였을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코로나19를 통해 변화의 시기를 앞당기고 가장 효율적인 온라인 도구들을 사용하도록 우리를 강권적으로 이끌어 가신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3. 선교적 교회론이 탄생시킨 미디어교회
1단계 사역
만나교회는 2018년 4월 ‘미디어교회’라는 이름으로 온라인교회를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 예배와 미디어 교회가 코로나 이전에 이미 ‘선교적 교회론’에 근거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한 미디어 예배는 유학, 이민, 질병, 출산 등으로 인해 현장예배에 참여할 수 없는 만나성도들을 위한 배려였다. 그 당시는 대성전에서 드려지는 예배를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도였다. 전통적인 교회에서는 찾아오는 성도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과 함께 예배하지만, 선교적 교회는 예배를 드릴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다가가 예배하도록 돕는다.
2단계 사역
‘온라인 교회’와 ‘미디어 교회’의 시작은 코로나가 오기 2년 전쯤 시작한 사역이다. 2018년 4월 만나교회는 “미디어교회”라는 이름의 독립적인 교회를 설립하게 된다. 이미 시작한 실시간 예배 서비스가 단순히 예배 공동체를 위한 것이었다면, 미디어 교회는 ‘예배와 돌봄’을 위한 사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질병과 출산, 유학과 주일 근무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넘어 교회에 대한 상처로 예배가 멈춰있는 이 땅의 ‘가나안 성도’들을 섬기기 위함이었다. 교회라는 건물에서는 떠나 있지만 하나님을 떠난 것이 아니기에, 지속적인 예배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역시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라는 교회론이 없었다면 쉽게 시도하지 못했을 사역이다.
또한 이 시기와 맞물려 만나교회는 ‘담장을 넘어라!’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복음을 교회 안 담장에 가두지 말고, 교회 밖으로 넘어가게 하자는 영적 운동의 시작이었다. 교회에 모일 수 없는 환경 때문이 아니라, 복음을 교회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만나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예배하도록 성도들을 격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나교회 건물이 아닌 교회의 성도들을 위한 목양적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성도들이 온라인을 통해 예배만 드렸다면, 2단계부터는 온라인을 통해 목양적인 돌봄까지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온라인을 통해 등록한 성도들을 소그룹으로 묶어 리더를 배정한 후 묵상을 함께 하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공동체를 제공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되는 귀한 경험이었다. 이들이 다시 오프라인 교회공동체로 소속되는 것이 미디어교회의 목표였다. 이제 이들은 ‘교회’를 이루었고 ‘공동체’를 이루었다. 함께 나누고 헌금하고 선교도 같이 한다.
3단계 사역
코로나19와 맞물려 필요가 제도를 만들게 된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미디어 교회’와 만나교회 내 ‘온라인 공동체’를 합쳐서 본격적으로 양육과 돌봄을 시작한 것이다.
이전까지 미디어교회는 교회 담장 너머에 있는, 그래서 예배와 목양에서 소외되어 있었던 성도들을 섬기고 있었다. 그러나 만나교회 안에도 예배와 목양에서 소외된 이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만나교회 안에 “미디어동산”이라는 새로운 교구를 만들게 된다. 이로써 미디어교회는 만나교회 담장 너머에 있는 성도들과 만나교회 등록 성도들 모두를 섬기는 교회가 되었다.
4단계 사역 ‘All-line Church’
지난 세 번째 단계가 형식적 제도적 변화였다면, 네 번째 단계는 전적으로 다른 교회와 다른 목회를 고민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오프라인 교회의 대안이나 선교적 교회로서의 필요가 변화를 만들어 냈다면, 이제 전체 교회가 온라인 역량을 갖추고 목회를 해야 한다고 선언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건물이 중심이 된 만나교회를 기반으로 선교했다면, 이제 그 구분이 사라졌다. 만나교회 자체가 선교의 대상이 되고, 선교의 대상인 만나교회가 또한 선교를 하는 교회가 된 것이다.
이 단계는 만나교회의 조직 전체가 온라인 역량을 갖추는 단계로서 현재 진행형이다. 코로나로 인해 장년/어린이 예배, 셀/목장/구역 모임은 물론이고, 중보기도, 양육과 훈련, 단기선교, 노방전도, 복지시설 섬김 등 교회에서 진행되던 모든 사역이 멈췄다. 그렇기 때문에 만나교회는 예배, 중보기도, 목양, 교육, 훈련, 선교, 나눔, 구제 등 교회가 하고 있었던 모든 사역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전까지는 미디어교회에서만 온라인 예배와 목양, 훈련을 담당했다면 이제 만나교회에 소속된 모든 부서가 온라인 목회를 하고 있다.
4. 온라인 예배와 목회에 대한 여러 질문들
온라인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인 변화임을 살펴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온라인 예배와 목회에 대한 질문들이 존재할 것이다. 만나교회 역시 온라인예배와 목회에 관련된 여러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을 지나왔다. 그 고민의 과정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질문1: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목회는 괜찮은가?
불가피하게 또는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상황에서 온라인 예배에 대한 신학적 논란이 일고 있다. 혼잡한 상황 속에서, 변화된 예배 환경을 직접 경험한 우리나라 개신교인들의 인식은 어땠을까. 지난 해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를 가지 못하는 아쉬움 54%에서 32%로 감소,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에 대한 소중함 82%에서 74%로 감소, 현장 예배에 비해 집중하기 어려움 79.1%에서 66.4%로 감소 등 부정적인 경험이 대체로 감소세를 보이며, 상당수의 교인들이 온라인 예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은 ‘변하는 세상 가운데서 변하지 않는 복음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우리의 당면한 문제는 지금까지 당연히 생각했던 ‘교회의 건물이나 제도’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적 기능인 ‘복음전도’를 어떻게 수행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이다. 예배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본질을 찾아가려는 변화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변화의 이유가 단지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교회를 변하지 않는 복음 위에 다시금 세우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세속화된 공동체가 아니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기대와 소명을 가지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룩한 교회공동체가 되는 꿈을 다시 꾸어야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우리나라 개신교인의 인식 변화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4월에는 주일 성수를 하기 위해서 주일 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41%, 온라인 예배 또는 가정 예배로도 주일 성수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이 55%였는데, 세 달 후인 7월에는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의견이 29%,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로도 주일 성수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이 61%로 나왔다.코로나19로 대면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성도들은 비대면 예배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음과 더불어, 온라인 예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한국교회에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영상으로 예배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예배를 드리는 하나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출애굽기 3장에서 하나님은 모세를 부르시며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3:5)”고 말씀하셨다. 이는 우리가 서 있는 곳에 하나님이 임하시면 그곳이 곧 거룩한 장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가올 시대의 교회는 사람들을 모이게 할 뿐 아니라 흩어져서도 예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하나님이 계신 곳이 곧 예배의 자리이며, 결국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제 어디서나 미디어로 예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 예배의 형태를 활용하여 교회의 건물을 넘어 삶의 자리에서 예배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많은 이들이 영상으로 예배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고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예배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방식은 서로 달라도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것이라면 용납할 수 있다. 요한복음 4장에서 예수님은 정확하게 예배에 대한 정의를 내려 주셨다. 영적으로 갈급해 있었던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를 통해 예배의 지경을 넓혀 주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내 말을 믿으라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너희가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이르리라
너희는 알지 못하는 것을 예배하고 우리는 아는 것을 예배하노니 이는 구원이 유대인에게서 남이라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요 4장 21-24)
어쩌면 우리가 2천 년 전, 사마리아 우물가에서 예수님께 물었던 여인처럼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동일하게 분명하게 대답하신다. “예배는 장소의 문제가 아니다! 단지 너희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라.” 예배의 본질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하나님은 예배하는 자를 찾으시며 다른 모양과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의 모든 것을 기꺼이 받으신다. 이런 면에서 보면 미디어 예배는 얼마든지 영적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또 다른 모양과 환경이 아닐까?
우리의 문제는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선뜻 익숙해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형식에 대해 마음을 열기 어렵기 때문에 미디어로 예배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불편하고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예배가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열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임을 인정한다면, 미디어도 그러한 예배를 가능케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질문2: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목회가 주는 유익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제 ‘온라인 예배가 괜찮은가’를 넘어, 온라인 예배가 주는 새로운 기회들과 유익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1) 미디어 예배의 가능성은 선택의 확장성에 있다.
만나교회에는 예배의 순서마다 다양한 콘셉트가 있다. 어떤 예배는 기도하고 찬양하는 데 시간을 좀 더 할애하고, 어떤 예배는 클래식 연주와 함께 예배를 진행한다. 비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겠지만 많은 형식, 가능성을 준비하는 것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쁘게 하나님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예배로 나아오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만나교회의 예배는 교회중심적인 예배가 아니라 선교중심적인 예배라고 할 수 있다. 선교중심적인 예배는 아직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아직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예배 가운데 들어오도록 돕는 예배다. 하나님은 매일 듣던 사람의 사랑 고백도 기뻐하시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고백과 아직 듣지 못한 사람의 고백을 더욱 기쁘게 받으신다. 하나님은 이 땅의 모든 백성이 구원받기를 원하시며, 이 땅의 모든 백성이 예배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미디어 예배를 통해 더욱 많은 스타일의 예배가 드려질 수 있다면 아직 예배에 자신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마음이 닫혀 있는 사람들이 더욱 쉽게 예배의 자리로 나아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작년 고난주간에 만나교회는 미디어로 특별새벽기도회를 진행했다. 미디어로 새벽기도회를 드리면서 발견한 유익은 새벽 시간에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보통 현장에서 새벽기도회를 진행하면 4000여명 정도가 참여했다. 그러나 많은 성도들이 아이들 등교 준비나 출근 준비 등으로 인해 기도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하고 서둘러 교회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반면 처음 미디어로 새벽기도회를 진행할 때 평균 동시접속자수는 1700~1800여명 정도였다. 가정 단위로 시청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약 3000명 이상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추산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개월이 지나면서 현재는 미디어 새벽기도회 실시간 접속자수가 4000명에 육박하기도 한다. 또한 담임목사가 아닌 부교역자가 설교 시리즈를 진행하는 매월 첫 주 ‘Pray On 특별새벽기도회’에도 1000명에서 1300명까지 함께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성도들이 점점 미디어 기도회에 익숙해지고 있으며 온라인 예배의 가능성이 개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온라인 새벽기도회는 무엇보다도 교회로 오가는 이동시간이 없기 때문에 기도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오전 5시 30분에 시작한 기도회가 한 시간이 넘어 끝났음에도 예배 영상에 접속해 있는 사람들이 유지되었다는 것이 현장예배로 기도회를 진행할 때와 큰 차이였다.
새벽기도회를 미디어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특별한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새벽기도는 한국교회의 독특하면서도 훌륭한 유산이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그 의미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출발한 새벽기도가 현대인의 삶의 방식에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미디어 새벽기도를 통해서 삶의 방식은 달라졌어도 여전히 하루를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고 또 하루의 일과 중에도 짬을 내어 영상으로 기도회에 참여한다는 것이 성도들의 영적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발견하게 된다. 또한 정기적으로 매월 첫 한주간은 같은 시간에 깨어 기도하자고 독려함으로써 경건의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비록 현장에 와서 예배하는 횟수는 줄었더라도 미디어 새벽기도회는 교인들에게 영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하루를 말씀으로 시작하며 삶 속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2021년에는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가지고 365일 매일 묵상콘텐츠를 제작하여 성도들에게 영적 유익을 주고 있다. 이미 4달을 지나며, 온 교회와 교인이 매일 같은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은혜인지를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1년 365일을 전교인이 같은 말씀을 묵상한 후 영적으로 견고하게 바뀌었을 공동체를 기대하게 된다.
코로나19 이전 교회 기도실은 대부분 ‘중보기도팀’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기도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열어놓았다. 이전처럼 많은 인원이 기도할 수 없고 또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오로지 ‘4명’만 들어가는 기도실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 기도실에서 ‘Pray On 365’ 운동이 시작됐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시간 4명씩 전교인이 릴레이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전교인이 같은 자리에서 기도할 수 있는 기회는, 모두가 한 공동체의 일원임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묵상과 기도의 자리가 전교인들을 대상으로 확장될 수 있었을까?
2) 세대 간 개별화 되어있던 예배를 다시 ‘온 세대 예배’로 전환할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그동안의 예배는 세대별로 철저하게 분리되었다. 미취학, 아동, 청소년, 청년, 장년, 요즘에는 시니어까지 다양하게 나뉘어졌다. 이러한 선택은 연령에 맞는, 그 세대의 문화에 적합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교회가 아이들을 신앙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세대 간의 단절이 일어났고 신앙이 함께 공유되지 못하며 아이들을 신앙으로 교육하는 부모의 책임을 면제해버리는 부작용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유익 중의 하나는 가족이 함께 예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현장예배가 완전하게 통제되어 모두가 미디어로 예배할 수밖에 없던 때, 오히려 오랜만에 혹은 처음으로 온 가족이 모여 예배하는 은혜를 누릴 수 있었다는 고백들이 들려왔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특정세대만을 위한 예배만이 아니라, 예배를 위해 온 가족이 모이고 함께 말씀을 듣고 기도하며 은혜를 나눌 수 있는 예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예배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신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를 신앙 안에서 교육하는 법을 배워가고, 자녀는 부모의 신앙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함께 예배하는 것은 현장에서 예배할 때만이 아니라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에 나오지 못해 집에서 예배드릴 때 더 큰 장점이 있다. 혼자 미디어로 예배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 가정에서 예배의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면 모든 구성원이 함께 예배로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예배 중 기도 시간에 부모가 자녀를 위해 기도해주는 순서를 편성할 수도 있고, 부모와 자녀 간, 가족구성원 간의 신앙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질문3: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지는 신앙이 괜찮은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많은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특성상 자신이 한가한 시간에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현장예배를 드릴 때보다 예배에 대한 성도들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절실함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예배가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것이 단순한 ‘편의주의’에 물드는 것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 예배는 어디까지나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있는 인격적 약속에 근거한다. 당연히 지켜야할 예의와 상대를 향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존중의 표시에는 일정한 규율과 예식을 포함해야 한다. 아브라함 조슈아 헤셸의 『안식』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이다.
부단한 금욕 생활도 안식일의 정신을 심하게 꺾을 수 있지만, 경거망동은 안식일의 정신을 아예 말살하고 만다. 창으로 보석을 세공할 수 없고, 보습으로 뇌를 수술할 수 없다. 안식일은 기분 전환이나 쓸데없는 짓, 불꽃놀이나 재주넘기를 하는 날이 아니다. 안식일은 갈가리 찢어진 살을 수선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는 날이다.
존엄성을 상실한 노동은 불행의 원인이고, 정신이 없는 휴식은 타락의 원천이다.
실로, 금지 조항들이 있었기에 안식일의 위엄은 천박해지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Irvine, California)에 위치한 매리너스 교회(Mariners Church)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대면예배를 드리기 어려워지자 각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걸 권장했다. 이건 우리나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그런데 차이점이 있었다.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라는 표현 대신에 가정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했다. 말장난 같지만, 그 표현을 들었을 때 받아들이는 느낌은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가정에서 드리는 예배일 경우, 예배드리는 시간이나 자세에 좋게 표현하면 자연스러움, 나쁘게 표현하면 풀어진 느낌이 있지만, 가정 교회의 예배라고 하면 좀 더 경건하고 준비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매리너스 교회의 경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가정 교회를 모집하기까지 했다. 소그룹 리더의 경우 같은 소그룹원들을, 교회학교 교사의 경우에는 맡고 있는 반의 어린이들을 가정으로 불러 모아 예배드리는 작은 교회(미국의 경우 5인 이상 집합금지 규정이 없기에 가능한)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예배 후 소그룹 활동이나 분반 활동에 그쳤던 모임들이 예배부터 소그룹까지 하나의 작은 교회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디에서 장소의 문제보다 정해진 시간에, 바른 자세와 마음으로 드리는 것을 기뻐 받으신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리는 것의 참된 의미일 것이다. 이때 누리는 예배의 감격이 우리가 삶에서도 예배할 수 있도록 우리를 지탱해줄 것이다.
5. 코로나 시대가 열어주는 ‘설교의 변화’
현대 사회에서는 ‘정보의 전달’을 위한 매개체가 빠르게 변화했다. 과거에는 문자로 정보를 전달했지만 기술의 발전함에 따라 현재는 영상이 가장 강력한 정보전달의 수단이다. 미디어를 다루는 데 익숙한 미디어 세대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영상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낸다. 이미 우리는 영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시대의 한 가운데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교회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설교의 영역이다. 설교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미디어의 파도를 타고 한 번의 설교가 불특정 다수에게 들려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설교의 홍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코로나19가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설교를 준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가장 큰 변화는 준비 방식이 아니라 ‘전달 방식’이었다. 설교의 준비나 방식은 설교자가 가지고 있는 ‘목회철학’에 따라 달라진다. 필자에게 있어서 설교는 ‘설득’이라는 정의를 가지고 있다. 즉, 변하지 않는 말씀의 진리를 변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내도록 ‘설득’하는 것이 설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교 전달 환경이 변화한 상황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
처음 비대면 예배를 드리던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텅 빈 예배당에서 카메라만을 응시하며 설교해야 했던 때의 황당함. 무엇보다 말씀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을 볼 수 없고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설교자로서 설득은 ‘소통’을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었고 소통은 쌍방의 감정 이입을 통해 일어나는 일인데, 소통이 없이 일방적인 전달이 되었으니 난감한 일이었다. 설교시간의 호응은 영적 깊이로 들어가는 윤활유와 같은 것인데 그 흐름이 막혀 버린 것이다. 이제는 홀로 말씀의 깊이 속으로 들어가 그 감성을 성도들과 나눠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가장 효과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방법은 오롯이 설교자의 몫이 되어 버렸다. 홀로 그리고 먼저 설교의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 더 기도하고, 원고에 더 충실하고, 더 시간을 들여 준비하는 것 이상의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설교자의 노력 외에도 소통의 대상이 사라져버린 오늘의 상황에서는 온라인 설교를 향한 성도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소통과 설득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설교 중에 교인들의 의견을 묻고 대답하거나, 설교 후에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들고 말씀에 반응하게 했다. 이런 일들을 온라인 환경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온라인 환경에서는 소통할 수 있는 실시간 채팅창을 열어놓고 누구든지 자신의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혹여 채팅이 예배 집중에 방해가 되는 성도들에게는 창을 닫아둘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한다. 온라인 시대의 장점은 온라인을 통해 모든 성도들에게 개별적으로 보다 선명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혼자 예배를 드리는 청중들은 설교자를 1대 1로 만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설교를 듣는 사람들이 준비될 수 있도록 홍보와 안내 영상을 제작하여 미리 말씀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유용하다.
새로운 시대에 모든 설교자들이 공감하는 것이 있다. 이제는 설교를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시간대에 동일한 사람들이 듣는 다는 일반적인 공식이 깨어졌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소통과 공감의 공간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언제든지 어디서나 누구와 함께라도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장이 열렸다. 설교자로서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기회의 장이 넓어진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무엇보다 온라인 설교 환경에서는 자신의 설교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되고 계속 남아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자신이 한 설교에 대한 책임성이 더욱 커졌다는 말이고, 그만큼 성실하고 진실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공간이 다른 설교들과의 비교로 인식된다면 스트레스가 심하겠지만, 하나님 앞에서 더욱 성실하게 만들어주는 계기라고 본다면 긍정적 요소로서 설교자를 더욱 성숙시킬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의 설교는 교회에 찾아오는 교인들만을 위해서 하는 설교가 아니라, 타교인과 비 기독교인들까지도 접근할 수 있기에 더욱 ‘배려’하는 의식이 필요하다.
6. 코로나 시대가 열어주는 ‘설교의 다양한 시도들’
설교가 미디어라는 형태로 기록되는 현상은 목회자들로 하여금 건강한 경각심을 갖게 했다. 그동안 담임목사가 아닌 교회학교나 다른 부서를 담당하는 목회자들의 설교는 해당 부서의 예배에 참여하는 공동체만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예배가 영상으로 남게 되고 부서의 예배가 모든 이들에게 공개되는 상황이 되면서, 이제 모든 목회자들은 목회자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예배와 설교를 질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게 되었다. 설교의 다양성과 창의적 전달을 고민하면서도 설교자로서의 역량을 갖춰야하는 지금의 상황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목회자들이 성장하고 배우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미디어를 통한 설교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관점에서 성경적으로 준비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효과적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는 창의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말씀의 진리를 소통하고 전달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변할 수 없는 원칙의 기반 즉 ‘철저하게 하나님의 관점에서’ 그리고 ‘청중의 입장’에서 준비하고 기획하고 설교한다.
1) 대화하는 설교:
창의적인 설교를 위해 먼저 전달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다. 만나교회에는 ‘토크설교’가 있다. 목회자 한 사람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초대된 신앙인과의 ‘대화’를 통해 그 삶에서 일하신 하나님을 선포한다. 하나님께서 한 신앙인의 삶을 통해 말씀하시고 일하시는 과정을 나누며 청중은 우리의 생각보다 크신 하나님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설교원고를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세심하게 대화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하고 연습해야 한다. 설교는 언제나 ‘생방송’이다. 도중에 ‘다시!’로 외치며 되돌아 갈 수는 없다.
토크를 통해 교인들은 자신들과 같은 성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고 격려를 받을 수 있다. 토크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유명인을 초청하는 것도 좋겠지만, 아주 평범하지만 진솔한 신앙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힘이 있다.
2) 함께 하는 설교:
코로나시대에 미디어 예배가 보여준 가능성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설교자들의 설교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미 온라인상에는 수많은 설교자들의 설교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 교회, 우리 공동체의 목회자가 나에게 전하는 설교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TV 프로그램을 보자면 메인 진행자도 있고 보조 출연자와 게스트도 있다. 아마도 혼자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더 나은 방송을 만들려는 노력일 것이다. 설교역시 이제는 일방적 전달 방식이나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영상을 통해 접하는 상황이 그러한 진부함과 지루함을 더하게 할지도 모른다. 조금 이를지도 모르지만 사역자들과 평신도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설교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만나교회에는 ‘묵상팀’이 있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평신도들의 모임이 아니다. 이들은 매주일 모여 담임자의 설교 원고를 미리 읽고 자신들의 생각을 나눈다. 그리고 설교자에게 의견을 전달해 준다. 이제 설교자는 그 피드백을 가지고 설교에 다시 적용하고 예배시간에 다른 성도들과 함께 설교를 통해 나눈다. 그 순간 설교는 일방적인 설교자의 소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한 청중의 소리도 함께 담아내고 공감하고 결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난 9월 ‘Believe’라는 주제로 변화산 특별새벽기도회 설교시리즈에서 부교역자들과 함께 사도신경을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한 공동체를 섬기는 담임목사와 목회자들이 그 공동체의 성도들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을 나눔으로써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설교자의 입술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더욱 풍성해지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설교시간에 사도행전을 기초로 ‘결단의 순간들’이라는 시리즈를 4명의 목회자들과 함께 준비하고 설교한다. 매 설교마다 5분 정도를 다른 설교자가 먼저 문제 제기를 하면, 담임목사가 그 문제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여러 명의 설교자가 한 예배에서 함께 말씀을 전할 수도 있다. 이는 금세 지루함을 느끼고 익숙해지기 쉬운 미디어 예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며 설교가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동체의 고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3) 청중과 소통하는 설교:
설교의 다른 가능성은 미디어를 통한 상호작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설교라는 의사 전달 방식은 일방적이다. 설교자가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고 회중은 이를 듣는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서 미디어로 예배하면서 생긴 변화는 설교 중에 실시간으로 청중이 반응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는 것이다. 만나교회는 예배를 온라인으로 중계할 때 실시간 채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함께 모이지 못하는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기도제목을 놓고 서로 기도해주고, 예배에서 받은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물론 채팅창의 실시간 운영은 부작용과 위험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갑자기 벌어질 상황이나 부적절한 댓글에 대비하고, 성도들의 질문과 신앙 상담에 응하기 위해 훈련되고 준비된 사역자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한 예배인도자가 예배 전체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주제를 회중에게 제시하고 회중들은 자신들의 언어와 표현으로 채팅창에 고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필요한 때는 예배중이나 설교 중에 청중들의 반응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반응하도록 한다.
지난 여호수아 말씀 시리즈를 마치는 날, 성도들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여호수아가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 고백했던 것처럼, 여러분들의 이름을 넣어 고백하는 글을 채팅창에 띄어 주세요!” 그러자 순식간에 글들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성도들은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나와 함께 하는 많은 공동체가 나와 동일하게 이런 고백을 하고 있구나! 어쩌면 현장에서의 반응에 소극적이었던 성도들이 보이지 않는 온라인상에서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소통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4) 강단 밖에서 하는 설교:
미디어로 예배하면서 시도했던 새로운 설교방식 중 하나는 바로 설교영상을 사전 제작하는 방법이다. 만나교회는 한동안 성도들이 모일 수 없었던 시기에 주중예배를 위한 설교영상을 제작한 바 있다. 설교를 담당하는 목회자들이 예배 현장의 강단이 아닌 서재나 카페 같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말씀을 전하는 영상을 제작하여 예배를 드렸다. 또한 설교의 배경이 되는 장소에 설교자가 직접 찾아가는 특별한 설교영상을 제작할 수도 있다. 교회학교는 고난주간 한 수도원을 찾아 가상칠언의 말씀을 묵상하는 콘셉트로 예배를 준비하여 드리기도 했다. 이러한 시도는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죄책감을 덜어주면서도 설교자가 청중에게 다가간다는 느낌을 더 갖게 함으로써 미디어로 예배하는 성도들이 미디어예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강단을 벗어난 또 다른 형태의 창의적인 설교방식으로 ‘설교를 품은 영상 콘텐츠’가 있다. 지금은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통한 새로운 설교 메시지의 전달이 가능한 시대이다. 전통적인 설교의 형식을 벗어나서 설교의 메시지, 복음의 메시지를 품은 다양한 형태의 영상 콘텐츠로 말씀을 전할 수 있다. 만나교회 청년부는 ‘문화살롱’이라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청년들이 접하는 영화, 드라마, 책 그리고 그 밖의 여러 문화적 요소들을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그 속에 숨어있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발견하여 함께 나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성도들이 말씀에 반응하며 살아내는 이야기들을 인터뷰 형태의 콘텐츠로 전달할 수 있다. 보통 이런 이야기나 메시지는 간증의 형태로 예배시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인터뷰라는 방송 콘텐츠의 형태로도 성도들의 간증과 그들의 삶을 향해 전하는 목회자의 생각과 마음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를 통해 ‘설교’는 형태를 달리하여 강단이라는 공간과 고정된 예배시간을 넘어 청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이런 설교를 품은 미디어 콘텐츠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시도할 필요가 있다.
5) 하나의 메시지를 품는 공동체:
예배를 영상으로 드리게 되면서 예배를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런 변화는 예배 기획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바로 교회의 예배를 모든 부서가 함께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든 부서의 예배가 동일한 메시지로 예배를 준비하며, 말씀을 위한 자료를 공유하고 이를 교육으로 확장시킨다. 이렇게 되면 온 세대예배를 드릴 때뿐 아니라, 각각의 예배를 드린 가족들이 모였을 때 하나의 메시지를 가지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결국 교회에서의 예배 경험이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만나교회는 가정에서 함께할 수 있는 신앙교육 콘텐츠를 준비 중에 있다. 미디어 시대에 교회는 가정에서 신앙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예배를 통하여 부모가 신앙교육의 주체자가 되게 하고, 부모는 교회에서 제공하는 예배와 훈련의 실제적인 교사가 됨으로써 다음 세대가 이 세상에서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7. 변화된 환경이 우리에게 준 선물 ‘새로운 세상’
지금 이 시대는 설교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설교가 영상으로 제작되어야 하는 시대이다. 이것은 단순히 주일 설교 영상만을 홈페이지나 유튜브에 올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을 넘어서서 성도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교육, 훈련, 광고 모든 것이 영상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나교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를 살아가는 성도들을 위해 다양한 양육/훈련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마음껏 여행을 갈 수 없는 성도들을 위해서 “랜선 제주성지순례” 영상을 제작하여 성도들로 하여금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한편, 성지순례 영상을 통해서 믿음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함께 고민하도록 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성도들의 성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성서학당, 미디어로 진행하는 가정 사역, 상담사역, 리더십 스쿨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이 말은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말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인간은 사회의 그물망 안에서 대상과 관계를 맺으며, 자기를 실현하는 사회적 존재이다.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해서 사회적 관계를 주춤거릴 여유가 없다. 성도들과의 만남은 온라인으로, 비대면적 관계 안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만나교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주일 설교로만 만나던 교인들을 이제는 언제든, 어디서나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소통하고자 마음을 먹고, 말씀을 전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이제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엄청난 기회의 땅에 들어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교인들과 소통하기 위해 교인들이 교회에 모여야만 했지만, 이제는 정해진 시간을 공지하면, 각자가 있는 곳에서 담임목사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일명 “삼. 담. 소” (김병삼 담임목사와 소통하는 시간)라는 이름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일 2부 예배와 3부 예배 사이에 라이브로 만난다. 더 큰 축복은 그 시간을 놓친 성도들도 언제든지 업로드 된 영상에 접근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회적 관계지수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멀어진 사회적 거리는 우울지수 상승, 심리적 안전망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비대면 예배가 장기화 되던 때, 성도들을 만나 격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Zoom(이하 줌)’ 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매일 밤 약속된 시간에 성도들을 심방하는 것이다. 1월 초부터 시작한 줌 심방이 3월로 대 단원의 막을 내렸다. 본래 의도는 성도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서로가 격려를 받았다.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용기를 주었다.
가장 중요한 성과는 연세가 많은 분들이 처음으로 줌을 사용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온라인 사각지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성도들을 목양하는 목회자들은 이번 기회로 리더들과 함께 성도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사용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로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께는 교회가 비용을 지불하여 온라인 환경으로 들어오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하면 세상에서도 가장 스마트한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 교회가 다시 한 번 주도권을 가지고 변화의 세계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성도들이 이전과 같은 신앙의 패턴으로 돌아오지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교회에 찾아왔다. 그렇지만 두려움을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교회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역을 동시에 해야 한다면, 교회 건물의 사용 방법을 변화시켜야 했다. 2021년, 만나교회는 건물의 한 층을 모든 목회자와 교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Studio M’)로 만들고 있다. 그동안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미디어 사역이 이루어졌다면, 이제 모든 교회와 목회자 그리고 교인들이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교회가 성장하면서 많은 인원의 수용을 위해 교육관을 건축하고 리모델링해 왔다면, 이제는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Studio M’은 미디어로 사역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개인 혹은 2인, 3인이 방송을 한다. 목회자는 이 방에서 혼자 성경공부를 인도할 수도 있고, 교인들을 온라인으로 심방 할 수 도 있다. 부서의 평신도 리더들은 온라인을 활용해 회의와 교제 등 모든 영역에서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제는 성경공부도 온라인 오프라인 그리고 녹화와 라이브로 진행하고 참여한다.
김병삼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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