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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에 생각나는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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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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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금년 세상을 떠난 존경받는 믿음의 위인 가운데 부시 대통령 부부나 유진 피터슨 같은 분들이 있긴 하지만 누구보다도 빌리 그래함 목사님을 꼽을 수 있다. ''복음주의 대부''라고 불리던 그는 지난 2월 100세를 몇 달 앞둔 99세의 나이에 노스캐롤라이나 몬트리트 자택에서 별세했다.

그는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한 목사다. 그러니까 개신교 역사에서 보면 ‘전설’이라 불릴 만 하다. 전 세계 185개국을 돌아다니며 2억 명에게 직접 설교했고 위성과 라디오 방송 등으로 메시지를 들은 사람까지를 합하면 약 22억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수 우파와 너무 친밀해서 정교유착을 불러왔다는 비판도 있었고 교회들로 하여금 성장주의에 빠지게 했다는 비판을 받기는 했어도 그런 평가는 그가 이룩한 업적에 비하면 새 발의 피로 봐야 옳지 않을까?

그의 죽음은 결국 전 현직 대통령들도 그의 말 한마디라면 굽벅 죽는 영적 거장의 시대는 끝났다는 시그널이었다. 지금도 미 남부지역에서 교회를 키우고 TV방송 설교를 통해 전 세계에 얼굴을 팔고 있는 목사들이 많기는 해도 정말 존경 받는 설교자가 있는지는 의문이 간다.

오랫동안 목회일선에서 헌신해 오신 선배 목사님들이 후배 목회자들을 가르치는 세미나 등에서 늘 강조하는 목회자가 가까이해야 할 3개의 방이 있다. 바로 심방, 골방, 책방이다. 심방은 교인들을 영적으로 잘 보살펴야 할 의무이고 골방은 죽도록 기도해야 목회가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이었고 책방은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결코 훌륭한 목사가 될 수 없다는 가르침이었다.

그 심방, 골방, 책방 3형제는 정체불명의 목사 안수를 받고 여기저기 큰 소리치고 다니는 함량미달 땡땡이 목사들 빼고는 누구나 추구하는 영성훈련방법으로 애용(?)되어 왔다. 그런데 또 하나 중요한 가르침이 있었다. 이번에도 3가지다. 돈 조심, 명예 조심, 여자 조심이다. 앞서 3개는 열심을 품어야 할 것들이고 나중 3개는 극도로 조심해야 할 ‘예방주사’에 속하는 것들이다.

선배 목사님들이 그토록 구구절절 강조해 오셨던 그 가르침은 결국 허공을 치는 헛소리가 되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우리는 만나고 있다. 굳이 이름을 거명하지 않아도 미국 사는 우리까지도 다 알 것만 같은 그 유명한 한국교회 목사님들은 이 세 가지 예방주사를 모른척하고 방관하다 실족하여 교회가 무너지고 교회에서 쫓겨나고 그 바람에 한국교회까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여진의 진앙지가 되어 가고 있다. 모두 돈, 명예, 여자문제 때문이다.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존경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목회자를 넘어뜨리는 이 세 가지 유혹에서 매우 자유로운 고매한 인격과 영적 거장으로서의 품격 때문일 것이다. 그 분이 물질에 탐욕이 생겨 어디 돈을 꼬불쳐 놨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러나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사라졌다고 해서 금방 교회 부흥의 길이 막혀 버리고 하나님의 나라 울타리가 세속주의에 함몰되어 교회가 허둥대란 법은 없다.

우리 주변에도, 우리 믿음의 공동체에도 사실 빌리 그래함은 있다. 다만 명성이 부족할 뿐이다. 영웅은 아니어도 목사를 실족케 하는 세 가지 요주의사항을 철저하게 멀리하면서 보일 듯 말 듯 목양의 자리에서 충성스럽게 사역하는 목사님들이 사실은 대부분이 아닌가? 은퇴하신 선배 목사님들 중에도 빌리 그래함 목사 급으로 존경을 받아야 할 무명의 어른들도 허다하다.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세상을 떠난 금년, 이제 지구상의 개신교는 누구를 의지하고 바라보며 살아야 하나 한탄할 일이 아니다. 한국의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개인적인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 깽판을 치더라도 작은 교회에서 몸을 낮추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시는 무명의 목사님들이야 말로 진짜 영적 거장들이요, 영웅들이다. 그들이 있어 절망할 필요는 없다.

월급이 깎여도 기도밖에 모르는 목사님, 교회에서 주는 건강보험이 없어도 주님이 알아서 해 주시겠지 밀고 나가는 목사님, 가진 것 없어도 늘 나누지 못해 안달인 가난한 목사님, 별 것 아닌 교단 감투 하나를 쓰고도 이게 허튼 명예는 아닐까 고민하는 목사님 . . .

골방을 지키며 3개의 헛된 욕심을 외면한 채 목회현장에 엎드려 충성하고 계시는 내가 출석하고 있는 작은 교회 ‘우리 목사님’이 사실은 빌리 그래함의 뒤를 잇는 영적 거장인지도 모른다. 영웅은 사라졌지만 눈을 뜨고 보면 무명의 영웅은 우리 가까이에도 있다.

그래서 밝아오는 2019년도 우리는 희망적이라고 말하자.

조명환 목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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