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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해 과거를 귀하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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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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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c82eafeab4548f8cf1452afaa8d8b2_1487395667_05.jpg미국 현충일(Memorial Day) 주말입니다. 제가 애틀란타에서 목회했던 동네는 현충일에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군인들에 대한 예의를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었습니다. 교회 가는 길에 보면 작은 하얀 십자가에 검은 글로 이름과 어느 전쟁에서 전사했는지 적혀있고 큰 성조기가 십자가마다 꽂혀있습니다. 2차대전, 베트남전쟁,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군인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곳을 지날 때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을 위해 기도를 했습니다. 베트남전쟁이 잘한 전쟁이냐? 아니냐? 한국전쟁이 과연 북한군이 밀고 내려온 남침이냐? 아니면 미국이 계획적으로 만들어낸 북침이냐? 이런 논쟁과 무관하게 이땅의 젊은이가 나라를 위해 생명을 바쳤다는 그 자체에 경의를 표하는 것입니다.

 

요즘 미국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백인민족주의(White nationalism)의 부상으로 인종차별과 이민자 차별 폭력행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악한 일들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다만 내 자신이 미국에서 반세기 가까운 세월 살아보면서 이민자들이 보다 지혜롭게 이 나라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다른 것 아닙니다. 미국을 내 나라로 여기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발을 딛고 사는 땅을 귀하게 여기고 사람들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보통 미국인들이 이민자들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 가운데 하나가 미국을 위해 헌신한 것은 없고 혜택만 누리는 얌체들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역사를 모르는 잘못된 판단입니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워온 나라입니다. 그러나 아주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옛날 제가 시카고에서 미국교회 건물을 무료로 빌려 교회개척할 때 얼마나 우리교회 아이들이 교회 건물을 난장판으로 만드는지 매주일 죄인된 심정으로 목회했었습니다. 미국 나이 많은 노인들 평생 교회를 지켜내려고 헌신했는데 한인 교인들은 함부로 교회건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일 많았습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같은 교단 교회이니 그래도 된다는 권리주장은 잘하면서 책임의식은 약한 내 교인들을 보면서 미국교인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 일 많았습니다.

 

나 역시 편견적 판단의 위험이 있는지 모르지만 공공 질서와 도덕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소수민족이나 유색인종이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 뉴욕 근교 Jones beach에 놀러갔는데 말투를 들어보니 아프리카에서 온 학생들인데 자기들이 먹고 마신 쓰레기를 해변에 그냥 버리고 떠나는 것을 사람들이 바라보면서 기가막혀했습니다. 남의 나라에 와서 함부로 하는 그들을 보며 나부터 괘씸했습니다. 지난 겨울에도 눈길을 어느 노인이 조심조심 걸어가는데 히스패닉계 청소년이 소리소리 지르면서 노인에게 빨리 움직이라고 난리를 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못난 인간들은 인종과 피부색과 무관하게 존재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기본 공중도덕과 시민정신이 부족한 사람들 많습니다. 우리교회가 위치한 동네만 보아도 여러 민족이 사는데 자기 동네를 지켜내려는 향토의식이 약합니다. 가장 많이 보는 문제가 개를 끌고 나와서 일을 보게 하고는 봉투에 담기까지는 하는데 길가에 휙 버리고 가는 못된 모습들입니다.

 

도산 안창호선생님이 옛날에 쌘프란시스코 지역에 살던 조선사람들 주거환경이 더럽고 동포끼리 상투붙잡고 싸우는데 미국인들이 조롱하며 웃는 것을 보면서 나라 독립도 중요하지만 해외에 나와있는 조선인들의 시민정신이 바로 서지 않으면 안되겠다 하여 교육사업에 치중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얼마전 조사된 연구에 의하면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민족그룹 가운데 한인들이 앞에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 자손들의 미래를 가로막는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우리교회 청년들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무료 아침을 교회주차장에서 제공한 것 미래를 열어가는 귀한 나라 사랑 동네 사랑입니다.

 

몇년전 애틀란타 제가 섬기던 교회에서 6.25참전용사 초청 만찬을 했습니다. 사실 나는 한반도 통일을 고민해야 하는 때에 6.25를 기념하는 행사를 하는 것이 마음내키지 않았지만 동네 분위기에 밀려서 할수없이 했습니다. 그런데 행사 마지막 나이가 많은 미군 참전용사들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경례를 하기에 손을 잡아드리며 내 조국을 위해 생명바쳐 헌신한 여러분에게 감사한다고 했더니 “O, I thank you for remembering us.”(우리를 기억해 준 당신 교회에 감사합니다.)하는데 그 노인들의 진심어린 말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전쟁의 정당성은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것이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생명바친 분들의 헌신은 후대들에 의해 존중받아야 마땅한 것입니다.

 

올해 첫 연휴이니 잘 쉬고 신나게 즐기시기 빕니다. 그러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생명바친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마음 한구석에는 간직하면 좋겠습니다.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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