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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가 아닌 사람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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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필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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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던,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해하지 못했던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가 바로 ‘선거인단 투표’ 즉 Electoral College이다. 조지 부시와 앨 고어가 각 당의 대통령 후보였을 때, 투표수로는 앨 고어가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인단 숫자로 조지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었다. 그때도 간접선거가 아닌 직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었다. 그런 후 이 이야기는 없어지는가 싶더니 이번 2016년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또다시 나왔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싶다. 그 이유는 힐러리 클린턴이 투표수로는 이겼는데 선거인단 숫자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뒤져서 당선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투표로 각 주는 선거인단 수를 확보하게 되었고, 이 선거인단들이 각 주를 대표하여 지난 19일(월)에 대통령선거를 하였다. 트럼프든 힐러리든 적어도 270명의 표를 얻어야 대통령 선거에 공식 당선되는 것이다. 만일 힐러리가 270 이상의 표를 얻으면 국민 투표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다. 만약에 아무도 270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하면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어 있다. 참으로 복잡하지만, 공화국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선거제도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제도가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국민의 직접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면 되는데 선거인단에서 또다시 투표를 한다는 자체도 불편하지만, 국민의 의견이 선거인단에 의해 바뀔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종의 반란표라고 불리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는 306명의 선거인단 중에 304명의 표를 얻어 2표를 잃었으며, 클린턴은 232명의 선거인단을 얻었으나 227명의 표를 얻어 실제로 5표를 잃었다.

그렇다면 정치계의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점을 볼 수 있다. 미국의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을 기대하며 선거유세를 한 클린턴의 경우 여성의 후원이 있었고, 민주당의 전통으로 흑인을 비롯한 소수인종의 후원을 받았기에 대통령이 되는데 별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여기에 충격이 더하게 된 것은 할리우드의 배우들을 중심으로 공화당의 선거인단들에게 트럼프를 찍지 말고 클린턴을 찍으라며 반란을 요구한 상황에서 오히려 클린턴은 선거인단 투표에서 5표를 더 잃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생긴 것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오는 이유는 클린턴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메일 사건도 그렇지만 실제로 여성 표를 잃었고, 흑인 표도 잃었다고 분석했다. 바로 신뢰의 문제인 것이다.

한국의 탄핵 절차는 어떤가? 국회에서 탄핵을 가결하였고, 국회의 탄핵 결정이 정당한지를 헌법재판소에서 판결하는 절차다. 그런데 어느 정치인(자타가 공인하는 차기 대선주자)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부결시키면 혁명을 일으키자고 한다. 이것은 정치 노선에 대한 신념과는 상관없이 국가의 법질서를 무너뜨리는 무식한 발언이다. 자기를 낳아 준 부모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해 준다면 부모를 뒤엎자고 말하는 것과 같은 법도 없고 도덕도 없는 막가파 인간이다.

최순실 게이트라고 불리는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기까지 국민은 헌재를 향하여 탄핵을 가결하라고 민심 촛불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헌재로 옮겨졌다면 조용히 기다리는 것도 좋겠지만, 민심이라고 하니 어쩌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법을 상정하고, 법을 만든다는 국회의원들이 민심에 기대서 함께 집회하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 이번 사태를 더욱 어렵게 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회의 제도가 아니며, 헌법재판소의 판결절차가 아니다. 문제는 사람이다. 기독교 상담 치유를 오랫동안 하신 어느 원로교수께서 "간장 종지인 사람이 국가를 품으려 하기 때문에 국가가 어수선해지고 국민이 힘들어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교회는 어떠한가? (미국 교회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이나 미주에 있는 한인교회들 가운데 많은 교회가 분쟁에 휘말려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소속된 교단을 떠나거나 다른 교단으로 가입하는 경우를 본다. 교단에 문제가 있어서 교회에 분쟁이 생긴 것은 아닐 것이다. 교회마다 가지고 있는 교회 내규(또는 규칙)에 문제가 있어서 분쟁이 생긴 것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며, 분명한 목적의식이 없는 사람이며, 상대방을 무시하는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개인주의가 강하게 주장되면서 포퓰리즘까지 득세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면 불법을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실태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러면서 정작 사람의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문제를 솔직하게 말하면 인기가 떨어지면서 자신의 위치가 흔들거리기 때문이다. 군종의 문제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군중의 문제를 지적하면 민심을 잃어버려 결국 자신의 욕심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를 감출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절차 또는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완벽한 절차나 제도는 없다. 그러나 끝까지 지켜져야 하는 기본이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일종의 절차요 제도다. 국가에는 헌법을 비롯한 법이 바로 절차와 제도를 세우고 질서 있게 법 집행을 하도록 한다. 문제는 사람이 얼마만큼 잘 지키는가에 있다. 특히 일선 지도자들이 얼마나 잘 지키는가는 사회 행복과 연관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정공필 목사(라스베가스장로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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