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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인가? 교회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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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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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마틴 루터가 비텐바르크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이고 교회 개혁을 시작한지 금년 502주년이 되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종교개혁이라고 불렀고, 이 명칭은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교회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교회나 신학계에 통용되는 말이 되어 왔다. 그런데 필자는 금년이 종교개혁 502주년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교회개혁 502주년’으로 썼으면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16세기까지 유럽의 종교란 거대한 조직인 로마 가톨릭 밖에 없었기에 종교개혁이란 말이 곧 교회개혁이란 말과 동의어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사는 한국교회에서 종교개혁이란 용어는 그리 적절치 않다는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근자에 에큐메니칼 운동의 방향은 교회연합을 넘어 종교통합으로 가고 있다. 즉 모든 종교는 근본 목적이 같고 무슨 종교를 믿던지 결국 같은 신(神)을 믿는다는 식의 종교다원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사실 오늘날 서구학자들은 신학자체를 ‘종교학’으로 취급하고 있다. 에큐메니칼 신학 자체가 종교의 신학(Theologia Religionis)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금까지 즐겨 쓰던 종교개혁이란 말이 본래의 뜻과는 빛이 바래어 져서 기독교회도 모든 종교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위험성이 있다. 

 

둘째로, 영어로 Reformation은 본래의 형태로 다시 회복한다(Ad Fontes)는 뜻이다. 즉 말씀과 성령으로 교회의 본질을 다시 회복한다는 뜻이다. 즉 성경적, 사도적 교회로 다시 회복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저명한 칼빈신학자 존 헷셀링크(John. I. Hesselink)박사는 Reformation이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다시 본래의 형태로 되돌아가는 것(Reformed according to the Word of God)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종교개혁이란 말 보다 교회개혁이란 말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셋째로, 개혁자 칼빈에 대한 옛날 문헌을 찾아보니, “칼빈은 교회의 개혁자”(IEAN CALVIN, Reformateur de L`Eglise)라고 썼다. 칼빈을 가리켜 “제네바 교회의 목회자”, “목사”, “신학박사”, “제네바의 신학자”, “교회의 박사” 등 다양한 명칭이 있다. 그 중에서도 교회의 개혁자 칼빈이란 명칭이 돋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칼빈의 개혁은 종교를 새롭게 변화시킨 분이라기보다는 16세기까지 성경에서 멀어지고 비성경적 교리와 온갖 거짓된 미신들을 끌어 들여 교권을 지키려던 로마가톨릭교회가 거짓된 줄 알고 교회를 교회되게, 말씀을 말씀되게, 은혜를 은혜 되게 하기 위하여 교회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그러므로 루터와 칼빈의 개혁운동을 종교개혁이라고 하기보다 교회개혁이란 말이 더 옳다고 본다.

 

 

 

넷째, 한국교회의 신학용어들은 대개가 일본 신학자들이 사용한 것을 그대로 채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종교개혁(宗敎改革)이란 용어는 일본식이므로 이를 교회개혁(敎會改革)으로 바로 고쳤으면 한다. 과거 식민지 통치시절 일본에서 유학한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일본용어를 거의 그대로 가감 없이 사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칼빈 목사를 일본식 표현으로 칼빈 선생으로 굳어진 것도 그 때문이라고 본다.

 

금년은 교회의 정체성을 두고 혼란에 빠져 있다. 우리는 안팎으로 도전하는 세력들, 즉 인본주의와 세속주의, 종교 다원주의에 맞서면서, 말씀과 성령으로 끊임없이 교회를 개혁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소명과 사명이라면 종교개혁이란 용어보다 교회개혁 502주년을 기념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욱 타당한 줄 안다. 그러므로 교회개혁이란 말이 교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더욱 타당한 줄 알고 감히 제언하는 바이다.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 미주크리스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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