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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총기난사 … 이젠 할 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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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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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텍사스 엘파소의 월마트에서 무려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21세 범인은 범행직전 “텍사스를 멕시컨들이 점령하고 있다”며 한명 한명을 정조준해서 살해했다고 한다. 참혹한 범행직후 13시간 만에 오하이오 데이튼에서도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9명이나 죽었다. 입만 열었다하면 분열과 증오의 막말정치로 지지자들인 ‘집토끼들’의 박수갈채에만 흥분하고 있는 트럼프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런데 텍사스가 누구 땅이었는데 멕시컨들이 점령하고 있다며 범인은 그 못된 짓을 저질렀을까? 그 놈(그런 살인범에겐 어쩔 수 없이 놈이다)은 중고등학교에서 역사공부도 빵점이었나 보다. 텍사스의 주인은 본래 멕시코였다. 옛날 자기네 땅에서 살고 있는 멕시컨들을 침략자라며 총질을 해댄 그 젊은이는 분명 백인우월주의 행동파이거나 앞잡이였을 것이다.

지금의 텍사스는 17세기엔 에스파냐가 점령했던 땅이고 19세기 초에는 에스파냐에서 독립한 멕시코가 통치하는 하나의 주였다. 에스파냐에서 독립은 했으나 멕시코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40년 동안 쿠테타가 30여 번이나 일어났으니 그 나라의 정치적 현실이 어땠는지는 안봐도 비디오다.

텍사스 주는 현재의 텍사스 외에 더 북쪽인 와이오밍 일부까지를 테리토리로 하고 있는 넓은 멕시코 영토였으나 워낙 넓다보니 중앙정부의 통치력이 미치지 못했다. 이 땅에 야곰야곰 기어들어와 살고 있던 미국인 불법체류자들이 문제였다. 지금 멕시코 불법체류자들을 막겠다고 ‘장벽’ 어쩌고 떠들지만 불법체류자의 원조는 사실 백인들이었다. 청교도들도 불법체류자로 시작했으니까.

멕시코는 ‘건국의 아버지’ 이달고의 노예해방 정신을 이어받겠다며 노예제도를 없애려 했으나

노예들을 뺑뺑이 돌려 농사를 짓고 살던 텍사스 주의 미국인들은 결사반대였다. 이들의 농간으로 텍사스 주와 멕시코는 대립각을 세우게 되었고 이는 결국 카톨릭과 개신교, 히스패닉과 북유럽출신 백인들과의 갈등 양상이기도 했다.

결국은 주민들이 혁명을 일으켜 텍사스 공화국을 탄생시키는데 성공했고 이 공화국에서 몇 명의 대통령이 나온 적도 있을 만큼 공화국의 역사를 이어 간적도 있었다. 이 텍사스 공화국에 들어와 살고 있던 미국인들은 미연방에 합류되는 것을 희망하여 미국에 손짓을 했고 “이게 웬 떡이냐!”라며 미국은 제28번째 주로 텍사스를 합병시켰다. 화가 난 멕시코가 “너희가 감히 텍사스를 빼앗아가다니!” 멕시코가 뿔이 나서 미국과 전쟁을 벌이게 되었으니 그게 바로 ‘멕시코-미국 전쟁’이었다. 1846년과 1848년 사이에 일어났다. 당시 미국 대통령인 제임스 포크에서 이름을 따다 ‘포크 전쟁’으로 불리기도 한다.

전쟁의 결과는 어찌되었을까? 멕시코의 참패였다. ‘과달루페 이달고 조약’이란 이름으로 종전에 합의하긴 했으나 미국은 겨우 1,825만 달러를 멕시코에 지급하는 대신 멕시코로부터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애리조나, 네바다, 유타 주 등을 받기로 한 것이다. 미국은 전쟁한번으로 초대박 횡재, 수퍼로토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한반도 넓이의 15배에 달하는 영토를 넓히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렇게 무력하게 미국에게 당하고만 살아온 불쌍한 멕시코. . . 그 멕시코가 정신 차리고 텍사스 공화국의 미국 합병을 완전 막아내고 포크 전쟁에서 미국을 이기기만 했더라도 엊그제 엘파소에서 백인청년의 얼빠진 총질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

아니 트럼프 대통령이 입에 담지 못할 별의별 나쁜 소리, 예컨대 멕시컨은 깡패, 범죄자, 성추행자라며 사실 멕시코 국민들을 ‘악마화’하는 발언에도 꿈쩍 못하고 참아내야 하는 국가적 굴욕은 아마도 그 전쟁의 패배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엘파소 총격이 멕시컨을 타겟으로 했다고 하지만 유색인종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로서는 불쌍한 멕시코 사람들의 자화상속에 우리들의 모습이 거기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북가주 길로이, 텍사스 엘파소, 오하이오 데이튼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지만 이제는 크게 놀라지도 않는다. 또? 그러고 지나간다. 흉악한 집단살인에 분노하고 궐기해야 할 국민감정조차 지치고 메말라 가고 있다.

자유가 넘쳐 만행이 판치는 이런 나라가 중국을 향해 인권과 자유 어쩌고 시비를 건다면 그게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세계종교자유활동가들과 만나 중국의 종교관련 인권탄압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그럴 것이다. “너나 잘 하세요. 파리 목숨처럼 사람을 죽이는 흉악무도한 나라가 어디 다른 나라를 참견하고 그러세요?” 그렇게 빈정댈 것이다.

북한을 종교박해 국가 세계 제1위라는 미 국무부 보고서가 일 년에 골백번 발표되어도 어디 말빨이 먹이겠는가? 북한에서도 그럴 것이다. 우리 참견 말고 당신들부터 선량한 국민들 생명이나 지켜주세요. 집단살인국가에서 남의 나라 인권 시비 거는 건방 … 정말 자격이 있습니까?“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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