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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예배당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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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20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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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세계 도처에서 예배당이 테러의 타깃이 되고 있다. 서글프고 참담한 심정이지만 테러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제 예배당에 무장 사설 경비원을 고용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힘을 받고 있다고 한다. 백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한인목사님들에게서 들은 얘기다. 예배당에 무장 경비원을 세워둬야 한다니 . . .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우리 개신교의 예배당은 교회당, 캐톨릭교회 예배당은 성당, 유대교 예배당은 회당(Synagogue)이라고 말하고 이슬람교의 예배당은 모스크, 불교의 예배당은 법당이라 부른다.

법당은 깊은 산속에 숨어있어 그런지 절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말은 들어보질 못했다. 그러나 최근 6개월 안에 일어난 테러사건을 보면 모두 예배당이다. 지난해 10월 피츠버그 ‘생명의 나무’ 유대교 회당에서 발생한 총기테러로 11명이 숨졌다. 반유대주의자의 소행이었다.

지난 3월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지에 있는 이슬람 모스크에서 테러가 발생, 50명이 죽고 50명이 부상을 입는 참극이 벌어졌다. 무슬림을 증오하면서 파시즘을 동경하던 한 청년이 무자비하게 쏜 총에 그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이다.

지난 부활절 스리랑카에서는 더 끔찍한 테러가 발생했다. 부활절 예배를 드리던 사람들이 공격 대상이었다. 일명 부활절 테러. 사망한 사람은 모두 253명. 스리랑카 역사상 최악의 테러라고 한다. 범인은 시라아에서 이슬람국가(IS)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무슬림이었다.

그런데 지난주 토요일 샌디에고 파웨이에 있는 한 유대교 회당에서 또 총격테러가 발생했다. 한명이 죽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19세의 범인은 “유대인이 세계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유대주의 신봉자였다.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테러 6개월 만에 또 유대교 회당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이슬람 국가’가 좀 잠잠하다 싶었더니 다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떠들며 지구촌에 테러 소식을 뿌려대고 있으니 이러다가 정말 종교간 전쟁이라도 나지 않을까 겁이 난다. 한쪽에선 무슬림 예배당에 총질을 하고 한쪽에선 기독교 예배당에 총질을 한다.

옛날 십자군 전쟁이나 독일에서 일어난 30년 전쟁, 프랑스의 위그노 전쟁처럼 경계선이 있고 군대가 동원되는 전쟁이 아니다. 테러는 얼굴 없는 폭력이요 살인이다. 종교 간의 대립이 그 테러를 무기로 이용하여 전개될 경우 예배당은 끔찍한 전쟁터로 변할 것이다. 최근의 사건들이 이를 예고하는 것 같아 불길하기만 하다.

인종과 종교, 이념에 따라 요즘같이 분열된 시대가 있었는가? 이런 때 일수록 인류의 가슴에 평화와 관용의 마음을 심어줄 존경받는 지도자의 역할이 요구되는데도 지구촌엔 그런 ‘큰 어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별짓을 다해서라도 대통령은 되고 보자는 식의 고질적인 대통령 병자들이 떡하니 국제무대의 지도자라고 버티고 서 있지 않은가? 누구하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감동을 주는 지도자가 없다. 그래도 얼마 전까지 지구촌에는 넬슨 만델라 같은 위대한 정치인이 있었다. 흑백인종차별이 법제화된 나라에서 흑인으로 대통령이 되어 그가 보여준 희망의 리더십이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심어주었다. 로날드 레이건과 고르바초프, 마가렛 대처와 같은 걸출한 지도자들이 ‘데탕트(긴장완화)’란 정책을 통해 냉전을 끝내고 인류에게 평화공존의 새 지평을 열어주자는 정치적 비전을 실천에 옮겨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작금의 국제사회엔 모두 잔챙이들만 지도자라고 모여 있는 듯하다. 그럴듯한 리더가 없다.

지난주 ‘타임’지가 매년 이맘때면 발표하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100인’이 특집으로 소개되었다. 한국인으로는 우선 방탄소년단(BTS)이 아티스트 부문에, 한국계 샌드라 오 배우가 파이어니어 부문에 선정되었다. 그런데 지도자(Leaders)란 범주에 선정된 이들을 살펴보니 낸시 펠로시, 도날드 트럼프, 시진핑, 로버트 뮬러 . . . 그런 사람들이었다. 푸틴이나 김정은이 그 반열에서 제외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시진핑? 인구부자, 땅부자 나라의 주석이니 영향력있는 지도자라고? 트럼프 대통령. . 그가 트위터에 수없이 뿜어내는 말 가운데 취임이후 지금까지 거짓말이 1만 번이라고 한다. 거짓말쟁이란 말이다.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타임지가 뽑아 놓은 영향력 있는 세계리더인 그의 입에서 툭하면 분노, 조롱, 적대감, 편들기, 자화자찬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니 이 나라 국민들의 삶속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겠는가? 관용이나 이해는 없고 중간지대도 없다. 모두 극과 극이다. 유대교 회당에서의 계속되는 테러는 결국 미국 사회속의 뿌리 깊은 증오와 분노의 얼굴인 셈이다.

그나마 그 리더 그룹 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있어 다행이었다. 지난 4월 교황은 정치적으로 원수가 된 아프리카 남수단 대통령과 야당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들의 발에 입을 맞췄다. 평화를 위해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그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더러운 발에 입을 맞출지라도 평화를 위해서라면! 이 얼마나 감동적인 지도자의 모습인가?

예배당 테러로 종교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평화는 풍전등화가 된다. 세계종교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원탁회의 같은거라도 열어보면 좋으련만 팔을 걷어 부치고 이를 주도해갈 능력 있고 통 큰 리더가 없다. 민족주의, 국가주의에 올인하는 지도자들만 있다. 걱정이다.

조명환 목사(발행인)
ⓒ 크리스천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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