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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국201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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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국백 십여 년의 역사가 있는 미주한인 이민교회는 한 때 계속하여 수적으로 커져나갔었다. 이 성장을 일군 요인은 여러 가지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려운 환경들이 교회 성장의 동력이 되었다. 

 

첫 한인 이민자는 1903년 하와이에 정착했다. 그리고 미국 본토에도 이민자들의 발길이 계속 닿기 시작했다. 그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디에서도 그 아픔을 나눌 수 없었다. 그러나 교회가 있었다. 교회에 모여 서로 문제와 힘든 점들을 나누었다. 교회는 서로 보듬는 장소요 정보의 교환이 가능한 곳이라 인식하면서 그 수는 점점 많아졌다. 

 

문화충격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다른 문화와 언어 때문에 이민자들에게는 문화충격이 컸었다. 그들의 문화를 누리고 언어를 편안하게 쓸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고국의 문화와 언어를 잘 간직하고 있는 교회가 그 피난처였다. 그 피난처로 삼사오오 모여들었다. 자녀교육의 문제도 난관이었다. 사실 한인 이민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이었다. 부모와 아이들 사이의 언어 장벽 때문에 힘들어하던 부모들은 좋은 교육과 훈계가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가능한 교회에 자녀들을 데리고 갔다. 

 

한편으로 이민자들의 가치관의 혼돈은 삶 속에서 가장 올바르고 가치 있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려는 욕망을 갖게 하였고, 이민자의 삶은 나그네 삶이라는 자각과 함께 영원한 영적 필요성을 붙잡고 싶은 열정이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였다. 예배는 이민 땅에서 흘린 땀의 대가로 손에 쥐게 된 달러만으로 공허해 하던 이민자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답을 주곤 했다. 한인 사회에 적절한 리더의 부재 또한 교회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교회의 지도자들에게서 격려와 위로를 받으면서 이민 땅을 살아갈 힘을 얻었기에 교회로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잠시 살펴본 이민교회의 성장에는 역설의 현장이 있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이민교회의 성장이 멈추었다는 진단이 잇따르는데 지금 또한 역설적 성장을 도모할 때가 아닌가. 5년 6개월 전, 한국에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8년 만에 돌아온 이민교회의 상황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 이민자와 유학생은 더 이상 오지 않았고 교회 주변에 살던 한인들은 학군이나 환경을 고려하면서 멀리 이사 가는 분위기였다. 교회가 한인이 많이 가는 곳으로 무턱대고 따라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대로 있을 수는 더더욱 없었다. 씨름에서 보았던 뒤집기가 필요했다. 

 

한인만이 이민자가 아니라 이 땅의 모두가 이민자 아니던가. 이민교회의 대상을 한인만이 아닌 모든 이민자로 생각하니 새로운 길이 열렸다.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 뒤집기 관점과 시도(試圖)는 단지 교회의 수적 성장을 떠나 진정한 의미의 교회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문제 뒤집기의 여파(餘波)는 협력적 리더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으로 나타났다. 

 

한인 이민교회에선 한국어 회중과 영어 회중 리더들 간의 역기능적 관계가 많았다. 이 역기능적 관계 속에서 한국어권 교역자들은 그들의 힘과 전통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반면 영어권 교역자들은 그들의 문화와 변화를 강조하고 싶어 한다. 다민족을 향한 발걸음을 함께 하다 보니 자체 갈등은 사치품같이 여겨졌다. 대립이 아니라 상호간에 존중하는 파트너 리더십이 문제 뒤집기의 선물로 주어진 것이다. 

 

모든 문제를 다 뒤집는다고 되겠는가. 또 뒤집은 것이 다 잘되겠는가. 하지만 시시각각 어려운 문제들을 맞이해야 하는 이민교회 현장에서 문제 뒤집기는 두고두고 요긴한 방법이다.

 

김성국 목사 (발행인, 퀸즈장로교회 담임)

ⓒ 미주크리스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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