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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한국 개신교에는 날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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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ㆍ2017-12-3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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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1차 발표회' 논평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이성구 목사)는 12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 5가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한목협 주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1차 발표회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권혁률 CBS 선임기자가 발표한 논평 전문을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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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률 국장(CBS TV)     ©뉴스파워 자료사진

추락하는 개신교에는 날개가 있다?

먼저 지난 20년간 이런 조사를 꾸준히 실시해온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논찬을 시작하고자 한다. 한국교회와 교인들의 현실, 그리고 세상이 교회를 바라보는 이미지와 실체적 위상이 어떠한지를,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어온 이 조사만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는 없기 때문이다. 마치 한국교회에게 주어진 가장 선명한 거울이자 나침반과 같은 존재와 같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1. ‘트리플 악재’에 빠진 한국개신교

이번 조사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내용은 선행조사에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개신교인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이다(2012년 22.5%에서 20.3%로 감소). 비록 인구센서스에서는 개신교인이 증가한 것으로 나왔지만(2005년 18.2%에서 2015년 19.7%로)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결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이번 조사결과에 신뢰도를 보다 더 부여하는 것이 기독교현장을 아는 많은 이들의 반응일 것이다.

결국 예상했던 현실이 통계로 확인된 것인데, 왜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일까? 평생 한국교회 생생한 현장을 취재해온 필자의 소감은 “결국 올 것이 왔다”는 것이다. 아마도 필자뿐 아니라 대다수 언론인들이, 이미 한국교회는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에 동의할 것이다.

필자는 그 추락의 증거를 세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우선 개신교인의 교회출석여부 비율이었다. 개신교인의 교회 출석 여부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98년부터 12년까지 88~89%대의 비슷한 출석율을 보여왔다. 그러나 금년도 조사에서는 12년도보다 12.8%p 감소한 76.7%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교회 비출석 개신교인(가나안교인)은 그동안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으나 17년에 23.3%로 급상승한 것이다.

필자가 주목한 두 번째 항목은 개신교인의 이탈 경향이다. 이를 위해 과거 종교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에게 이전에 어떤 종교를 믿었는지 질문한 결과를 살펴봤다. 지금 신앙이 없는 무종교인의 경우 과거 개신교를 믿었다는 비율이 66.0%로 과반수를 차지해 개신교인의 이탈율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을뿐 아니라 98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개신교 신자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주목한 지점은 기독교인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였다. 비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지난 2~3년 전과 비교해 볼 때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물은 결과, ‘비슷하다’는 응답이 49.6%, ‘더 적게 신뢰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47.9%였으며, ‘더 많이 신뢰하게 되었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를 2012년 조사와 비교하면, ‘더 많이 신뢰..’는 4.8%에서 2.6%로 거의 반으로 줄어든 반면 ‘더 적게 신뢰’는 19.7%에서 47.9%로 두배가 넘게 급증하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응답자의 이념적 성향으로 볼 때도 ‘보수적’인 응답자의 37.2%가 더 적게 신뢰하게 되었다고 대답하고 ‘더 많이 신뢰’는 단 3.0%에 그치는 반응을 보인 것은 한국교회의 신뢰도 저하가 단순히 진보적인 집단이나 젊은층 즉 이른바 ‘개독혐오층’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평가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할 것이며 한국개신교회가 심각히 받아들여야 할 점이라고 본다.

결국 요약하자면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개신교 신앙을 버리는 이들이 계속 늘어나고, 그나마 개신교인으로 남아있어도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신자가 급증하고 있는 ‘삼중고’에 처해 있음을 이번 조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경제안정을 위협하는 세가지 위험요소가 겹치는 상황을 ‘트리플 악재’라고 표현하는데 지금 한국교회가 바로 그러한 상황인 것이다.

2. 신자들의 ‘반란’

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현 개신교회 상황에 대한 개신교 신자들의 불만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확인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몇가지 대표적인 지표만 살펴보도록 하자.

(1) 출석경험 교회 수

98년 조사에서 2.8개이던 것이 2004년 3.0개, 12년 2.7개로 대체로 비슷하다가 이번 17년 조사에서 3.5개로 크게 증가했다. 즉 교회를 옮기는 경우 즉 수평이동이 크게 늘었음을 통계로 확인하게된 것이다.

(2) 월 평균 현금

이번 조사에서 교인들의 월 평균 헌금은 12년 22만2천원에서 17만5700원으로 4만6300원이나 감소하였다. 이를 국내외 어려운 경제상황과 맛물린 결과로 조사자는 평가하고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그런 요인외에도 청년실업의 증가와 경제력이 없는 노령신자의 비율증가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기성교회에 대한 실망감도 일정하게 작용하고 있으리라는 것이 필자의 경험적 판단이다. 즉 헌금사용에 대한 불신이 민간구호단체 혹은 다른 선교단체나 교회에 헌금의 일부를 돌려 후원하는 양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는 십일조 드리는 곳에 대한 의견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다른 교회나 단체에 십일조를 드릴 수 있디’는 응답이 16.3%에서 40.6%로 두 배 이상 급상승한 것이다. 그리고 헌금 우선 사용처에 대한 질문에서 교회운영 및 유지는 46.1->40.2->38.0%로 줄어드는 반면 사회봉사/구제는 28.4->30.6->38.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도 개신교인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3) 온라인 신앙생활의 증대

개신교인들의 출석교회 중심주의가 흔들리고 가나안교인이 급증하는 가운데 주목되는 현상은 매체 영향력의 증대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기독교매체 접촉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 기독교 TV방송을 접한 비율은 12년 22.4%에서 17년 28.2%로, 라디오방송은 17.5%에서 27.3%로 증가했고 특히 인터넷사이트는 3.4%에서 17.1%로 급증하였다. 지난 일주일간 기독교매체 접촉 경험이 없는 응답자는 45.5%에서 32.5%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여기서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인터넷, 케이블, 스마트폰으로 예배나 설교를 들은 경험이 28.4%에서 43.8%로 급증하고, 올해 들어 주일에 교회에 나가지 않고 이들 매체로 예배를 드린 경험이 12년 16.0%에서 17년 51.2%로 3배이상 증가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처럼 방송매체를 통해 주일예배를 드려도 괜찮다는 응답자 역시 04년 10.8%. 12년 14.4%, 그리고 17년 26.7%로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출석교회에 불만족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라 할 것이다.

3. 목회자와 장로, 지도자가 문제?

이번 조사에서 ‘한국 목회자에 대한 평가’항목을 보면 전체적인 목회자 신뢰도는 28.0%에 불과하다. 이 수치 자체도 충격적이라 할 것이지만, 연령이 낮을수록 신뢰도가 하락하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60세 이상은 37.5%지만 연령이 낮아질수록 신뢰도도 낮아져 19-29세는 18.8%에 불과하다. 이는 너무나 기대 이하의 수치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 출석교회 담임목사에 대한 만족도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98년 4.22점에서 04년 4.11점, 12년 3.92점으로 계속 하락하다가 3.96점으로 올해 약간 상승하였다. 그러나 이 점 역시 ‘출석교회 즉 가나안성도는 빠진 분석이라는 한계를 전제하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장로직분을 갖고잇는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현 교회 목회자 만족도에 비해 장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현 교회 장로 만족도는 목사 만족도 3.96점보다 떨어지는 3.65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앙생활에 솔선수범’이나 ‘권위주의’ 측면에서 목회자보다 장로가 박한 평가를 받은 사실은 장로직분자들이 깊이 유념해야할 사항이 아닐 수 없다.

4. 그래도 희망은 있다

한국교회가 해결해야할 과제에 대한 응답을 분석하면서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이 각기 생각한 우선순위가 신기할 정도로 동일하다는 사실이다. 즉 목회자의 사리사욕(24.05)>자기교회 중심적(16.1%)>양적 팽창/외형 치중(16.0%)>교파 많음/단합 안됨(15.0%)>세속화(12.4%)로 개신교인이 생각하는 해결과제 순위가 나왔는데, 비기독교인들의 응답 역시 수치는 다소 다르지만 동일한 순위의 응답결과가 나온 것이다. 주목할 것은 비기독교인들의 경우 목회자 사리사욕(28.6%)과 자기교회 중심적(18.7%) 항목을 꼽은 비율이 개신교인보다 훨씬 높아 교회밖에서 교회의 문제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필자는 지난 2012년 조사결과에 대한 발표회에서도 논찬을 담당했었다 당시 필자의 평가 가운데 일부를 소개하면 “98년 조사 이래로 자신의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정체되고 있다는 응답은 늘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나 담임자에 대한 만족도 역시 하락하고 있는 현실이다.”라고 비관적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었다. 

그런데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교회상황에서 ‘정체’ 내지 ‘감소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높아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은 계속되고 있지만 반면 출석교회 만족도와 목회자에 대한 만족도는 미세하게나마 상승하는 반전 현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이런 희망의 가능성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그동안 한국교회가 얼마나 개혁을 이루어왔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3.7%가 ‘매우 많은 개혁을 이뤄왔다’, 39.4%가 ‘어느정도 개혁을 이뤄왔다’고 응답해 긍정적인 답변이 과반을 상회하는 53.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여전히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있지만, 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올해 명성교회 세습논란등 안타까운 사건들로 얼룩지기는 했지만, 묵묵히 개현장에서 조금씩이라도 개혁을 이루기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이들의 노력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풀이하고 싶다.

또하나 희망의 끈을 잡게 되는 현상은 기독교 미디어의 역할이다. 비기독교인들이 기독교계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예배나 선교를 접촉한 경험이 과거보다 두배 이상 크게 증가한 30.0%로 나타나고 접촉후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은 비율 역시 43.3%로 직접적인 전도에 대한 거부감 71.4%보다 상당히 낮아 매체를 통한 선교의 가능성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한국교회는 지금 심각하게 안타까울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날개가 있다는 사실이다. 교회에 불만을 갖고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소극적 반기를 들면서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수많은 성도들이 있고, 비록 가나안교인이 되기는 했지만 믿음을 지키려 노력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하고, 각자의 사역현장에서 개혁과 부흥을 위해 힘쓰는 수많은 사역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날개에 힘을 보태 한국개신교회가 다시 비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개혁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 그 길이 한국교회의 희망이고, 또 그 일이 가능함을 이번 조사결과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권혁률  ⓒ 뉴스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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